고요한 피요르드의 물빛, 갈매기, 고요함이 좋은 이는 어쩌면 밋밋할 수도 있는 이 풍경이 좋을 것이다.
오늘…따사로운 햇빛 덕을 봤다.
바위 위에서 일광욕 중인 물개 가족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행운.
산을 굽이 굽이 돌아 올라가는 구드반겐- 보스 간 경치가 박진감 있다.
아름다운 것을 눈에 담자니 떠오르는 얼굴이 많다. 사랑하는 사람들.
나 혼자인 것보다 그들과 함께라면 더 좋을 것을… 함께 다시 올 수 있을까?
여행을 하는 모든 이들이 다 나 같을 것 같다. 아쉬운 마음을 엽서에 부지런히 옮겨 적는다.
남편 생각이 많이 난 하루였다.
결혼 초보다 무덤덤해진 요즈음의 일상을 나보다 더 힘들어 하는 세심한 남편.
평생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고 싶다는 그이다.
이 여행으로 충전된 에너지를 오래도록 그와 함께 누릴 수 있기를…
아침 8시 40분부터 서둘러서였을까? 7시 30분에 넉넉한 일정을 마치고 베르겐에 도착했다.
기념품 가게에 들러 기억날 만한 엽서를 사고 어둑 어둑해 지는 시내를 둘러 본다.
난생 처음 투숙하는 유스 호스텔… 게다가 도미토리.
이번 여행은 생애 처음 해보는 걸로 가득 찬, 신선함이 넘치는 여행이다.
근데…왜 나 이리도 즐거워? 이렇게 즐거워 해도 되나? ^^*
12인용 도미토리에 첫 발을 내 딛는 순간…어? 왜 이리 조용해?
9시가 넘은 시간… 3분의 2쯤 찬 침대…그런데도 조용하다.
남을 존중하는 교육을 많이 받는다는 얘기…이게 그것인가 보다.
하지만 한가지…
그만큼 나도 남들에게서 방해 받고 싶어 하지 않아하는 벽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10시가 넘었는데 고수 배낭객이 불쑥 들이닥쳤다. 맥주 한잔…
벌써 잘 태세였던 나… 어쩔까… 그래 기다려 갈께…
호스텔 밑 카페에서의 밤 늦은 수다. 17살 미구엘, 18살 로드리고, 24살 우성. 그리고 나… 39세.
여행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나이의 벽을 뛰어 넘는 듯도 싶고.
같은 시간,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
그들이 누리는 싱그러운 젊음이, 보고만 있어도 나를 미소짓게 한다.
아름다운 경치,즐거운 수다, 좋은 사람들…
기억에 남는 밤이다.
첫댓글 피요르드.... 많은 사진을 그동안 봐왔지만....그 사진들마다 다 느낌이 틀리네요^^; 역시 가봐야 될듯합니다.
^^
송내 피요르드 못가봐서 너무 속상한데....사진으로라도 봐서 위로가 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