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수능 성적표에 적어도 1년, 길게 보면 초중고 12년을 결산하는 학업 성적이 기재돼 있다. 그동안 흘렸던 땀의 결실로 보고 변할 수 없는 성적 결과에 대한 미련은 버려야 한다. 이제는 수시 합격 여부, 불합격시 정시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
13일까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포함된 수시 전형합격자를 발표한다. 원하는 학교에 합격하면 두 손 높이 들어 만세를 부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가, 나, 다군에 걸쳐 정시 지원 대학을 차분히 선정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정시 원서 접수시에는 모집인원의 변동을 잘 살펴봐야 한다. 수시 조건부 합격자의 경우에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이나 수시에 복수 합격한 수험생들로 인하여 최종 등록시에는 정시로 이월하는 인원이 발생한다. [표1 참조]
다음으로 지원 대학별로 자신의 수능 점수를 환산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언수외탐 4개 영역을 반영할 때는 표준점수 800점 기준, 백분위 400점 만점으로 몇 점 하는 식으로 계산하겠지만, 영역별 반영 비율까지 고려해야 해당 대학에 대한 정확한 점수를 산출할 수가 있다.
[표2]에서 보듯이 이번 수능 성적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영역을 합산한 표준점수가 동일하게 505점을 받은 두 수험생 A, B에 대하여 영역별 반영 비율이 각 25%로 동일하다고 할 때는 동점이 되지만 영역별 가중치에 따라 두 수험생의 환산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언어, 수리, 외국어는 같은 비율인데 탐구 반영이 낮은 경우에, 예를 들어 연대, 고대 인문계열 등의 반영 방식일 때는 언어, 외국어를 잘 받은 수험생 A가(505.7점), 수험생 B(502.9점)에 비해 약 3점 앞서는 데 반해, 서울대와 같이 수리에 가중치가 있는 경우에는 수리 점수가 높은 수험생 B(508.2점)가 수험생 A(507.1점)를 오히려 1.1점 앞선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수리와 탐구 비중이 높게 반영될 때, 예를 들어 연대, 성대 자연계열 등은 수리와 탐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을 받은 수험생 B(512점)가 수험생 A(508점)을 4점을 앞섰다. 반면에 언어, 외국어 반영 비중이 높은 경우에는 수험생 A(502점)가 수험생 B(498점)을 2점 앞서게 된다.
즉,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라 자신이 잘 받은 영역의 성적이 높게 반영될 때는 대학별 점수로 환산할 때 유리하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2 참조]
또한 지원 대학에 따라 표준점수 또는 백분위 등으로 성적 활용 방법이 다른 경우에는 어떤 점수 척도가 유리한지를 파악해 본다. 그리고, 중상위권 또는 중위권 이하 대학들 가운데는 인문계가 언어, 외국어, 탐구, 자연계는 수리, 외국어, 탐구 3개 영역을 반영하기도 하므로 3개 영역 기준으로 자신의 점수가 얼마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이화여대 자연계, 홍익대 자연계 등과 같이 수리, 탐구 지정에 언어 또는 탐구 영역 가운데 택1하여 반영할 때는 언어, 탐구 점수가 고른 학생보다는 기복이 심한 학생이 유리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더불어 사회탐구, 수리 나형 응시생들이 자연계 모집단위로 교차 지원을 하고자 할 때는 교차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상대적으로 수리가형, 과탐 가산점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점검한다. 반대로 자연계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교차가 가능한 모집단위의 경우에는 합격 점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한다.
다음으로는 최종 수능 성적 결과를 기준으로 입시 기관별로 장판지 배치표가 나오는 데, 주요 배치표 척도 기준이 되는 점수 환산 방법에 대하여 소개한다.
각 영역별로 표준점수는 200점 기준, 백분위는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언어, 수리, 외국어는 성적표에 기재된 표준점수, 백분위 점수를 합산한다.
단, 탐구 영역은 지원 대학, 모집학과에 따라 탐구영역의 반영 과목수가 다르기 때문에 표준점수는 200점, 백분위는 100점 만점으로 다음 표와 같은 방법으로 환산한다. 이 때 4개 영역을 반영하는 경우에는 표준점수 800점 기준, 백분위 400점 만점, 3개 영역을 반영할 때는 표준점수 600점 기준, 백분위 3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점수를 보고 배치표에 기재된 모집단위를 확인해 보면 된다. [표3·4·5 참조]
끝으로, 탐구 영역의 반영 방법, 점수 환산 방법 등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한다. 대학에 따라 언어, 수리, 외국어는 표준점수를 반영하지만 탐구 영역은 백분위를 활용해 대학 자체 변환 점수를 반영하는 것이 많으므로 성적 발표 이후에 대학교 홈페이지에 공지되는 환산 방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표6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