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 가족24-24, 아버지 생신 축하
“아빠, 지금 출발했어.”
아버지 생신날, 김미옥 씨와 부모님을 모시러 간다.
단정하게 차려입으신 두 분 모습이 보인다.
“아빠! 생일 축하해, 얼른 타. 고기 먹으러 가자.”
김미옥 씨가 예약한 식당에 도착했다.
김미옥 씨가 갈비를 주문하고 테이블에 수저를 놓는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아버지께 준비한 선물을 드린다.
“아빠, 이거 먹어. 이거 몸에 좋은 거라.”
“미옥아, 이거 뭐고? 홍삼이네? 아이고야, 고맙다.”
식사를 하며 봄에 면민체육대회에 어머니께서 19KG 세탁건조기에 당첨되었는데,
그 건조기를 부산 고모님께 드린 이야기, 벌써 여러 번 빨간 고추를 따서 친척들에게 나눈 이야기, 비가 오기 전에 배추 모종을 옮긴 이야기, 9월에 할아버지 제사가 있다는 이야기….
김미옥 씨와 부모님이 주고받는 대화에 직원은 구태여 보태고 싶지 않았다.
“미옥아, 잘 먹었다. 맛있다.”
“아빠, 많이 먹지. 많이 먹었나? 또 사줄게.”
“그래, 인자 어디 간다 했노? 미옥이 일하는 데 가면 되나?”
“어, 가야지. 가자.”
김미옥 씨 직장에 도착했다.
“와! 좋다. 미옥이가 여기 다니나?”
“어, 아빠. 내가 여기서 일한다. 좋나?”
“좋네, 미옥이 좋은 데서 일하네.”
아버지는 건물 외관 사진을 찍는다.
“아빠, 내가 구경해 줄게.”
1층과 2층 구석구석 김미옥 씨가 부모님께 소개한다.
“뭐 마실래, 아빠?”
식당에서 커피를 드셨던지라 시원한 음료를 드신다고 했다.
김미옥 씨와 시원한 음료를 준비하고 부모님께 내어 드렸다.
“이야~ 맛있네, 미옥아.”
“맛있나? 더 마셔도 돼. 여기 많아. 사장님이 다 먹어도 된다고 했어.”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웃음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더니
아버지가 김미옥 씨 사진을 찍고, 가게를 찍고 계셨다.
“미옥아, 아빠가 미옥이 일하는 데 보고 싶으면 이거 볼게. 미옥아 웃어 봐.”
김미옥 씨 장난에 부모님이 크게 웃으신다.
“아빠, 이렇게? 웃기나? 더 찍어.”
직원도 세 분의 모습을 몰래 담는다.
“아빠, 우리 집에 갔다 가자. 아침에 청소했어.”
“그래 가보자. 안 간 지 오래 됐네.”
부모님을 모시고 김미옥 씨 집으로 왔다.
세 분, 이야기를 나누시라 직원은 잠시 자리를 비웠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김미옥 씨 이부자리에서 잠시 눈을 부치고
김미옥 씨는 문을 살짝 닫고 나온다.
“선생님, 조금 있다가 가조 가자. 아빠하고 엄마 자네.”
1시간 남짓 쉬다 가셨다.
“아빠, 엄마랑 또 놀러 와.”
2024년 8월 23일 금요일, 박현진
부모와 딸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여느 집이나 같습니다. 김미옥 씨의 직장 이곳저곳 부모님께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부모님의 미소가 상상갑니다. 신아름
아버지 생신이라고 들르는 딸 맞이하려고 차려입으신 두 분 모습을 상상합니다. 시골집 툇마루에 앉아서 기다리셨을까, 마을 어귀 동구나무 아래서 기다리셨을까. 식당에서 딸이 대접하는 생신상을 받고, 딸이 다니는 직장 커피숍에 들르고, 딸 집에서 잠시 눈 부치고 돌아가셨을 하루가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사시니 감사합니다. 월평
첫댓글 "모든 계획을 김미옥 씨께서 세우셨고, 직접 의논하셨다"고 하셔서 그 실제가 궁금했습니다. 김미옥 씨처럼 의논하고 싶고, 그렇게 거드는 박현진 선생님의 기록을 읽으며 당장은 어렵더라도 꼭 이렇게 돕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부모님 댁에서, 여느 식당에서, 직장에서, 김미옥 씨 댁에서 생신을 보내셨다니, '장소가 주는 힘'도 다시금 실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