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도였더라~~
암튼 소위임관 한 그해인지, 그 다음해 겨울인지 크리스마스날로 기억되는데
교관실(교무실)에 근무할때였지요
전부 크리스마스라고 어수선할때지만 병영생활에서는 그런것과는 무관한것 처럼 살아갈때였습니다
같이 근무하는 다른 여군들은 출퇴근하니까 식구들과의 술렁거림을 같이 즐길수 있었겠지만
나는 삼각지 근처 부대 가까운데 방을 얻어 출퇴근할때였고, 그때만해도 군기가 바짝 들었을때였는지라
주번이 걸려서 부대에서 자면서 근무를 할라치면 여러가지 일이 발생하곤 했지묘
어느때는 부대바로 뒤에 미군병사가족아파트가 있는데 그곳에서 우리부대로 아이들이 마구 계란을
집어던져서 한밤중에 미군헌병한데 되는영어, 안되는 영어 해가면서 그 아이들을 제지 시켜달라고 전화를 하는
사고가 생기기도하고, 그래서 부대에서의 근무는 늘 긴장속에 지냈었는데
그날 따라 부대에 위문품이 전달되었어요
하얀 헝겊자루에 뭔, 과자,그리고 화랑담배가 잔뜩 들어있었지요
주번이 안걸렸다면 친구들과 명동 꽃다방이라도 가든지
마로니에다방이나 음악감상실에라도 갔을텐데 하면서 나가지는 못해도 기분이라도내자라는 생각에
화랑담배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지요
책상위에 불 붙인 담배를 12개 정도를 나란히 늘어놓고 이쪽 꺼지면 저쪽담배 힘껏 빨아 타게 해놓고
암튼 그럴듯 하게 담배냄새가 꽉찬 다방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었답니다
마지막으로 부대 한바퀴 돌고 목욕까지 마치고 홍차라도 한잔 마실까 생각하면서
(부대내 목욕탕은 무지 크고 불도 흐릿해서 거기에서 혼자 목욕한다는건 다른병사들은 생각도 못함)
그때도 잠자리에 들 생각은 커녕 읽을책을 찾아놓고, 옆자리에 선배중위가 읽던 대망이란 책을 뒤적거리고
있었지요 낮에 그 책을 읽으며 낄낄거리고 웃던 모습이 생각났기에 뭐가 그리 재미있나?? 하면서
그런데 뉴스에서 대연각호텔에 화재가 나고 사람들이 뛰어내리고 아주 생중계를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오늘 대연각 화제는 객실이 아니고 옥상냉각탑에서난 화재라서 다행이었습니다
오늘 비가 부슬부슬 추적거리는날 난 또 옛추억에 가슴한켠이 썰렁했지요
그때의그 친구들은 죄다 어디서 나처럼 이렇게 나이들어가는지 많이 보고 싶네요
오늘하루 일은 별로 하지 않았지만 종일 마음이 무거운 하루였었답니다
내일은 좀 가벼워 지기를 기대하면서~
첫댓글 전 그때 작은엄마댁에 놀러갔다가 그 뉴스를 티비로 봤답니다....1971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날... 16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날이지요..그때 화재난 현장을 생중계해서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름니다..
보셨군요, 그 연기가 마구 나던 그 화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제가 그 퇴계로 통에 있는 남산국민학교 길건너에 있는 세종대 부속중고등학교를 다녔었거든요 그러니 늘 명동, 소공동, 신세계백화점 바로 길건너 회현동 다 눈앞에 서언한 동네라서 ~~ 참 세월 많이 갔네요 그런데 그자리에 그 호텔은 그대로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