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천'의 가족은
여름날의 고단함 살포시 내려놓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청마 문학관
청마 유치환 시인(1908~1967)의 문학정신을 보존,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10년전에 문학관과 생가를 복원하여 망일봉 기슭에 개관했다고 합니다.
담쟁이덩쿨이 우거진 입구를 지나
가지런한 돌계단을 지나니 아담하고 정갈한 청마문학관이 있었습니다.
청마 유치환 시인의 흉상과 젊은날의 사진은
책에서 익숙해서인지 낯설지는 않네요~
생전의 발간 시집.
불의의 교통사고로 59세의 생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후대에 아주 오랫동안 추억될, 기나긴 이야기를 남기고 갔습니다.
울릉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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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시조시인 이영도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 중 200통을 추려 모은 서간집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가 있습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쟈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식민지 조선은 푯대에 매달린 '깃발'처럼
시인의 이상을 펼치기 힘든 속박의 땅이었다.
민족의 얼인 말을 앗아간 일제가 혼마저 뺏으려 했던 ...
거기에 혼신의 힘으로 항거하는 시인의 깃발이 펄럭이는 듯....
소담한 초가집
본채와 아래채로 이뤄진 청마의 생가.
원래 유치환의 생가는 통영시 태평동 522번지인데..
생가 부지에 복원의 어려움이 있어
지금의 망일봉 기슭에 생가 및 문학관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갈한 장독대..
청마 유치환의 삶과 문학을 살펴볼 수 있었던 곳.
청마 문학관.
통영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이곳에는
詩상이 넘실 대는 듯~~
그리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라는 수식어가 있는 아름다운 바다도시인 줄 만 알았습니다.
싱싱한 활어와 충무김밥이 입맛을 돋우는 맛난 도시인 줄 만 알았습니다.
통영은
문화예술의 도시였습니다.
청마 유치환, 박경리 소설가와 김춘수 시인, 김상옥 시조시인을 비롯하여 윤이상, 전혁림 등
거장의 숨결이 남아있는 아름다운곳이었습니다.
첫댓글 문학의 거장님이 많네요 아름다운 그곳 언제나 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