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23일 (수) 밤 10:00~10:45 방송 [환경스페셜 347회]
초고층 아파트
대안인가 재앙인가
연출 ·글: 구중회
■ 기획의도 ■
인천 송도 신도시 610m(151층), 용산역 부지 620m 초고층, 부산에 495m의 초고층 빌딩이 완공되면 대한민국은 100층이 넘는 건물이 5채나 된다. 80년대 초고층 빌딩의 대명사였던 249m 높이의 63빌딩도 이젠 초고층이란 말이 무색해질 정도다. 좁은 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단 명목으로 점점 하늘 높이 솟아가는 초고층 아파트. 과연 초고층 아파트는 이 시대의 진정한 대안인가, 아니면 미래의 위기를 담보로 한 재앙인가? 그 논란의 중심에 선 초고층 아파트를 집중 분석해본다.
■■■ 위층일수록 유해물질이 쌓인다 ■■■
“초고층 건물은 자고 있는 중에도 흔들리게 됩니다. 이런 미세한 흔들림은 몸이 잘 느끼지 못해도 뇌에는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심리적인 불안감과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유산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일본 동해대학교 의학부 오사카 후미오 교수
얼마 전, 일본에선 초고층 아파트에 사는 임산부의 경우 유산, 사산 등의 이상분만 비율이 고층일수록 높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초고층 아파트의 임산부들은 외출기피로 인한 운동부족 현상을 보였고, 폐쇄적인 공간으로 스트레스가 증가해 그 결과가 모체에 나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 초고층 아파트의 거주자들에겐 당뇨병, 뇌졸중 등의 성인병과 폐쇄적인 생활로 인한 우울증, 자폐증 등의 유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건물의 위층으로 갈수록 벤젠,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물질이 많이 쌓이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초고층 아파트를 짓고 생활해왔던 유럽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 프랑스,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고층주택을 헐어내고 저층주택을 짓고 있으며, 주민들의 대화가 오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특히 1960년대 지어졌던 파리의 초고층 지역인 13구역은 초기 거주하던 주민들은 전부 떠난 상태다.
■■■ 무방비 상태의 초고층 아파트 ■■■
“지금 건축법이나 소방법의 안전에 대한 규정은 최저한도의 규정이고 일반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규정이기 때문에 초고층에 대한 규정은 없는 거죠. 지금 지어지는 건축물들은 초보적인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그 법에서 규정하는 이상으로 위험을 안고 짓고 있는 겁니다.”
-경남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이강훈 교수
20, 3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가 우후죽순 지어지고 있는 요즘. 과연 초고층 아파트는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초고층 아파트의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화재진압의 어려움을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건축법은 11층 이상의 바닥 면적 1만㎡가 넘는 건물 옥상엔 가로 세로 22m 이상의 헬기장을 건설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옥상 크기가 작을 경우 15m까지 줄일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어 서울의 경우 14인승 헬기가 착륙해 원활한 구조를 할 수 있는 곳이 20%에 불과하다. 초고층 건물의 안전대책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 에너지 소비적인 초고층 아파트 ■■■
“초고층 주상 복합 아파트의 경우 일반 가구에 비해서 5배 이상 전기를 쓰고 있어요. 즉 일반 가구가 일 년 쓸 전기를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 사시는 가구의 경우 석 달 안에 다 써버린다는 얘기입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
최근 지어지고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는 외관과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 탑모양(탑상형)의 통유리로 지어지고 있다. 그러나 조망권을 위해 만든 초고층의 통유리 구조는 추락사고의 위험과 바람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게 지어지고 있다. 또한 건물은 자연 통풍이 어려운 구조로 설계돼 환기를 시키기 위해 공기청전기를 가동해야한다. 특히 통유리 구조는 온실효과로 냉방시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초고층 아파트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은 결국 많은 에너지의 소모로 일반 아파트에 비해 5배 이상의 전기를 사용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 마천루 경쟁,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
도시는 초고층 빌딩들로 숲을 이루고, 건물들은 안개 속에 가려져 그 끝을 알 수 없다. 더 이상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초고층 건물의 증가는 주변의 열섬현상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의 공기 소통 장애를 일으킨다. 이렇게 공기나 바람이 통하지 않게 된 도시는 스모그 현상으로 인해 뿌연 안개로 뒤덮이고, 사람들은 먼지나 매연에 오염된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초고층 아파트의 수명도 큰 문제다. 초고층 빌딩의 주로 사용하고 있는 철골콘크리트 구조의 수명은 보통 50년, 길어야 100년이다. 재건축조차 불가능한 초고층 빌딩, 과연 100년 후엔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현재는 좁은 땅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최선의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미래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초고층 아파트, 과연 미래를 위한 진정한 대안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출처: http://www.kbs.co.kr/1tv/sisa/environ/vod/1519831_1151.html
첫댓글 초고층 아파트는 성경속 바벨탑의 변신체이군요.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상업적 결과물은 인간스스로 한계를 만들어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