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ful House
결혼 3년차, 6개월 전에 성동구 응봉동에 있는 79.2㎡(24평형)의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방이 하나 늘었다는 기쁨과 새집을 꾸민다는 사실에 마냥 즐거웠다. 일이 바빠 아직도 정리 중이지만 서서히 분명한 색깔을 찾아가는 중. 완벽하게 꾸며진 집이 싫어 조금은 부족하고 낡은 이 집을 골랐는데 아직도 손볼 곳이 많다며 눈빛을 반짝인다. 강은수(31세)씨 집의 가장 큰 특징은 과감한 컬러 사용. 화이트와 베이지톤 일색인 여느 아파트 공간과 다르게 공간마다 다른 컬러로 생동감을 살렸다.
네가지 컬러를 입힌 심플한 공간
패션지 에디터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전업하고, 온라인 패션 쇼핑몰(베리앤 www.veryann.com)도 오픈해 바쁜 나날을 보내는 강은수씨.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와는 달리 집은 마치 대학생이 생활하는 원룸처럼 아기자기한 소품과 다양한 컬러로 꾸몄다. ‘북유럽 스타일’의 작은 아파트 느낌이랄까.
“컬러가 예쁘다고요? 사실 이 집 공사를 시작하고 마음에 든 것은 ‘색깔’뿐이었어요.” 방이 하나 더 있는 집으로 이사 가는 기쁨에 주방 가구와 욕실, 거실 등 모든 시공 디자인을 직접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그녀. 도장, 목공, 타일 등 시공 업체를 연결해주는 인테리어 업체와 일을 했는데 의외로 작업이 어려웠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되지 않은 것. 욕실과 다용도실, 주방은 입주 전 다시 공사해야 했을 정도. 다행히 부실별 컬러는 원하는 대로 나왔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거실장과 파티션 대용으로 사용하는 키 낮은 2단 책장이 보인다. 거실 외에 방이 3개인데 침실과 서재, 그리고 특이하게도 다이닝 룸으로 사용한다. “자기 방이 생기겠다며 좋아하던 남편한텐 미안하지만 이렇게 식탁을 놓는 방을 갖는 게 소원이었어요.” 다이닝 룸에 페인팅한 브라운 컬러는 독특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더해주어 편안한 느낌. 외국에서는 많이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브라운, 올리브 그린, 보라색이 이 집의 주요 색이다.
작은 집 넓게 쓰는 아이디어
“일본 리빙 단행본을 즐겨 봐요. 비주얼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편이라 그림이 예쁘면 꼭 기억하고 있다가 응용해보죠.” 가구는 내추럴한 나무 소재를 찾을 수 없어 모두 맞춤 제작했다. 작은 집은 낮은 가구를 들여놓는 게 좋다고 해서 거실도 소파 위쪽은 그대로 비워두고 TV장도 낮은 걸로 설치했다. 주방 역시 상부장 없이 선반장을 달아 공간이 넓어 보이게 했다. 대신 싱크대 맞은편과 다용도실에 수납장을 짜 넣어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주방의 메인 컬러는 올리브 그린으로 해 생동감을 주었다. 싱크대 선반은 맞춤 제작하고 벽면 아래쪽은 기름과 물이 튀는 것을 고려해 타일로 마감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칠판을 붙인 ㄱ자형 아일랜드 조리대. 요리 레시피는 물론 해야 할 일을 적어놓는 메모판으로 사용한다. 식탁이 따로 마련한 다이닝 룸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아일랜드 조리대를 설치해도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아일랜드 조리대 위에는 전자레인지, 커피메이커, 코렐 그릇, 멜라닌 접시, 요구르트 제조기 등 실용적인 살림 아이템들이 자리 잡고 있다. “패션과 인테리어는 일맥상통해요. 쇼를 통해 보일 때는 감각적이고 입는 사람은 적절히, 실용적으로 취해야 하죠.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보기에 멋지고 사용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편리해야 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