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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07
#1. 안방 (밤)
정심 벌떡 일어나 앉아 괴로운 듯 가슴을 손으로 탁탁 친다.
정심 : ....아후...아후....
노소장 : (그모습 보다 일어나 앉는다)....그러지말구 마음을 가라앉혀봐. 그러다 날 꼬박 새겠어?
정심 : (다시 가슴을 손바닥으로 탁탁 친다)....그게 아니라...아후...숨두 잘 안셔져요...죽을꺼 같애.
노소장 : 성질하군....
정심 : (탁탁 가슴을 치다).....아후...여보 나 죽을꺼 같애 여기가 꽉 막힌게....
(괴로운 표정 짓다 못참겠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문으로)....
노소장 : 왜 그래?.. 넘어올꺼 같애? (얼른 일어나 뒤따른다)
#2. 화장실 (밤)
정심 들어서 변기 뚜껑 올리고 구토를 한다. 하지만 마른 구토. 넘어오는 것도 없다.
노소장 얼른 입구에 달려 들어온다.
노소장 : 괜찮아?...두들겨줘? (다가와 등 두들기려면)....
정심 : (기운없어 손만 흔들며 말린다).....안넘길래요. 안넘어와...기운없어 넘기지두 못하겠어.
노소장 : 당연하지 먹은 것두 없잖아....그럼 일어나. 들어가 누워.
정심 : .....(일어나려는데)
태완 : (컵라면 젓가락 손에 들고 쓱 입구에 들어서) 엄마 왜 그래? 체했어?
하는데 정심 태완의 컵라면 보자 다시 윽 치민다. 얼른 다시 변기에 쳐박고 오바이트 한다.
태완 : 엄마 많이 체했구나.
정심 : (기운없이 손 들어 휘저으며)....그거...치워...
노소장 : (그제야 컵라면 본다, 확 올라 버럭) 이자식이 컵라면을 들구 화장실을 들어오구. 얼른 못치워!
태완 : (나만 갖구 그래...나가면)....
노소장 : 야 이자식아 너는 지금 이상황에서 그게 혼자 목구멍으로 쳐넘어가?
태완 : (마루에서 억울한 표정으로 보다) 아 왜 먹는거까지 갖구 그래 증마알...(휙 주방으로)....
노소장 : (저자식이 보다 다시 정심 돌아본다)...괜찮아 일어나봐.
#3. 안방 (밤)
정심 노소장 부축 받으며 이불에 눕는다. 노소장 정심 눕히고 이불 올려 덮어준다.
노소장 : 자...아무 생각 말구...(하고 보면)
정심 : ....(눈물 주르르 흘리고 있다)....
노소장 : .....
정심 : .....정완이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여보...당신 말대로 태완이까지만 낳구 정완이 낳지말걸 그랬어...
(주르르 자꾸 흐르는).....
노소장 : (그모습 보다).....(참았던 화가 오른다. 일어난다).....
#4. 시완방 (밤)
시완 침대에서 자다 일어난 듯 보고 있고, 정완 역시 자다 일어난 듯 바닥 이불에서.
정완 : 엄마가?
태완 : (서서 막내 사탕 빨아먹으며) 그래 마. 너 때문이니까 얼른 니가 가서 약 사와(하는데)
문 확 열린다. 노소장 손에 야구방망이 들고 들어선다.
침대에 앉아있던 시완, 바닥의 정완 바짝 놀라 둘다 자리에서 일어선다.
태완도 겁나는...슬그머니 뒤로 한발 물러선다.
노소장 : (정완 노려보다)....나와!
#5. 마당 (밤)
노소장 나와 서있다. 정완 두려운 표정으로 주춤주춤 다가와선다.
태완 시완 뒤따라 나온다.
노소장 : 왜 그러구 가만 서있어? 너 여기 왜 불려 나왔는지 몰라?
정완 : (아후..다가가 바닥에 손바닥 대고 엎드려 뻗쳐한다).....
노소장 : 내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 볼까 했는데 엄마가 지금 너 때문에 크게 앓아 누우셨어...
큰소리로 세. 엄마 귀에까지 다 들리게.
정완 : 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노소장 : 큰소리로 세란말 못 들었어?
정완 : 예. (크게)
노소장 양손에 야구방망이 움켜쥐고 있는 힘껏 엉덩이를 때리기 시작한다.
퍼억 하나.. 퍼억 두울.. 정완 한 대씩 맞을 때마다 온몸이 크게 휘청휘청 흔들린다.
시완 자기가 맞기라도 하는 표정으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고, 태완은 사탕 들고 그저 아프겠다는 표정.
#6. 안방 (밤)
세엣 소리까지 들으며, 정심 누워있다. 다시 퍼억 맞는 소리와 아..정완의 비명소리!
정심 일어나 앉는다.
아버지E : 똑바로 못 대 이자식아...
정완E : ...네에엣..(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정심 : (문쪽 노려본다....속상한)....
#7. 마당 (밤)
시완 어쩌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피 못잡고 보고 있다.
이제 태완도 무척 괴로운 표정으로 보는 중.
정완 끄응 간신히 자세를 수습한다.
노소장 다시 방망이에 힘을 줘서 정완을 힘껏 내리친다. 정완 아...소리지르며 그대로 완전 무너진다.
시완 : (어떡하나)...아버지.
노소장 : 가만히 있어.. 노정완 얼른 못 일어나!
정완 : (죽을 힘을 다해 일어나 울먹이며)....여덜업.
노소장 보다가 다시 방망이에 힘을 줘 번쩍 치켜드는데, 마루문 열리고 정심 내다본다.
정심 : ....그만하세요.
노소장 : 왜 그만해. 아직 당신 분이 풀릴려면 간에 기별두 안갔는데.
정심 : 그만해요 시간이 몇신데. 이웃들 다 깨겠어요...(다시 문 닫는다)
시완 : (보다 문 닫히면 얼른 다가와 노소장 옆에 선다)....아버지..
노소장 : (보다 방망이 바닥에 틱 던지고).....일어나....
시완 : (얼른 옆에 가서 일으켜 세운다. 정완 울면서 부축받아 비질비질 간신히 일어난다)....
노소장 : (고개 푹 숙이고 훌쩍대는 정완 모습에 마음 안좋다)....어떻게 크면서두 한번 안당한 매질을 다 커서 당해 이자식아....
데리구 들어가서 봐 줘..(휙 현관으로)
시완 : (아버지 보다) 괜찮아?
태완 : (다가와)...괜찮겠냐 형 같으면?...당분간 걷지두 못해 얘. 아부지 야구빠다 데미지가 얼마나 상당한데....
여덟대라 나는 한 이틀이면 되는데 너는 한 사오일가겠다..(사탕 입에 넣으며)
시완 : (부축해 데리고 문으로 가며) 야 빨리 문이나 열어.
태완 : (문 열어놓고 사탕 빨다 우는 정완 보고) 아 자식 드럽게 콧물까지...야야 나는 월례행사로 겪던 일이야...
(하다 마루쪽 보며 사탕 빨며) 힘두 좋아 늙지두 않나...당분간 조심하긴 해야겠어. (다시 쪽 빠는)..
S#8-0. 안방 (밤)
노소장 문 열고 들어온다. 정심 앉아 있다.
노소장 보다 다가와 앉는다.
노소장 : .....왜 앉어 있어?....누워....속은 좀 어때?
정심 : .....그만 해요...(눕는다).....왜 애는 패요?...(모로 돌아눕는다) 누가 패랬다구?....
노소장 : .....왜 미워 죽드니 그새 또 가슴이 아퍼?
정심 : .....
노소장 : ....이제야 내가 크면서 부모님 속을 얼마나 썩혀 드렸는지를 알겠어 이제야...이 나이 돼서야 알았으니.
돌아가신 울 어머니 그 속이 얼마나 썪어 문드러지셨을꼬....
정심 : .....
노소장 : ......
정심은 누워서, 노소장은 앉아서, 부부가 속상해서 잠못 이룬다.
#8. 금순방 (밤)
불꺼진 방. 금순 할머니 누워있다.
할머니 잠들어 있고, 금순 모로 누워 잠못 이루고 말똥말똥....
손에 꼭 핸드폰을 쥐고 있던 금순, 슬그머니 폴더 열어 핸드폰 확인 한다. 문자메세지 도착한 것 없다고 뜬다.
금순 폴더 다시 닫는다. 금순 다시 핸드폰 꼭 쥐고 잠 못 이룬다.
#9. 금순네 마루
할머니 금순 작은 상 놓고 마주앉아 식사 중이다.
반찬 두세개의 단촐한 상에, 두사람 먹는 둥 마는 둥 숟가락질에 의욕 없다.
할머니 먼저 힐끔 금순 눈치를 본다.
할머니 : ....안왔지?
금순 : (목소리에 짜증 잔뜩이다).....내가 연락 오믄 말씀 드린다구 했잖아 자꾸 물어보지 좀 마시라니까.
할머니 : ....혹시나혀서...밤콩만헌 것이 짜증은.
금순 : 자꾸 또 물어보구 또 물어보구 하니까 그렇지.
할머니 : 알었어 먹어....(먹으려다 도저히 못참고 확 숟가락 놓고)....이 망헐노무자식 오늘이 발써 며칠짼디...
참말로 기왕에 손뼉 치구 날 샌거 아녀.
금순 : (보다......부정하기라도 하려는 듯 밥 푸욱 떠서 국에 말아 퍽퍽 꾸역꾸역 먹는다)......
할머니 : (그런 금순 보다).....얹쳐 천천히 먹어.
금순 : (꾸역 꾸역 퍼 넣는다)....
할머니 : (속상해서 보는).....
S#10-0. 시완방
시완 문 열고 들어온다. 정완 일어나 이불을 접어 한쪽에 놓고 있다.
시완 : 일어났어?....엉덩이는 좀 어때?
정완 : .....아퍼.
시완 : 그래 밤새 끙끙 뒤척이드라...약 한번 더 바르자.
정완 : (고개 가로 젖는다)...괜찮아 큰형....아버지 엄마 실망시켜 드린 죄로 그냥 있을래.
차라리 두들겨 맞구 몸이 아프니까 마음이 좀 편해졌어.
시완 : (보다가)...그 아가씨...(하는데)
태완 : (문 열고 들어오면서) 너 변태냐? 아픈데 좋게?....운동 가자?
시완 : 오늘 같은 날 무슨 운동이야?...너 분위기 봐가면서 행동해. 그러다 공연히 아버지한테 엉뚱한 불똥 맞지 말구.
태완 : 그런가....접수....(다가가 침대에 앉는다)....
시완 : 그 아가씨는 어떤 아가씨야?
정완 : .....착해....이쁘구.
태완 : 이뻐? 얘 진짜 여자 보는 눈이 없네. 야 이쁘긴 뭐가 이뻐? 스타일 완전 왕 촌티드만.
시완 : 너는 좀 조용히 좀 해봐. 너 때문에 진도가 안나가잖아.
태완 : 알았어 진도 나가.
시완 : 그리구?....뭐하는 아가씨야? 학생이야? (그러는데 밖에서 음 하는 노소장의 기침소리 들린다)....
태완 : 아버지 나왔다.
정완 : (주춤 긴장한다).....
시완 : 정완이 일단 가서 세수부터 해.
정완 : .......(문 열고 나간다)....(문 닫히면)
노소장E : 시완이 일어났냐?
시완 : 예 아버지...(일어나 문으로)...
#10. 마당
노소장 대문 앞에서 신문 집어들고 돌아서 다가온다.
현관문 열리고 시완 나온다.
시완 : 일찍 일어나셨네요?
노소장 : .....정완이 뭐해?
시완 : 세수해요...계속 제대루 못 자는데 그래두 일찍은 일어나드라구요.
노소장 : 그럼 집안을 이렇게 쑥대밭으루 들쑤셔놓구 잠이 잘 오면 그게 사람이야?.....세수하구 건너오라구 해...(현관으로)
#11. 주방
정심 쌀통에서 쌀을 내리고 있다. 정심 쌀 받아서 일어선다.
노소장 들어선다.
노소장 : 아침 좀 있다 해. 정완이 건너오라구 했어.
정심 : (본다)....무슨 말씀 하시게요?
노소장 : ....들어와봐...(나간다)....
#12. 안방
노소장 정심 앉아있다. 문 열리고 세 아들 들어온다.
정완 엉덩이 아픈 듯 어색한 자세로 다가와 앉는다. 고개 숙이고 들지 못한다.
정완 옆으로 시완 태완 적당히 앉는다.
노소장 : (보다) 고개 들어....고개 들어.
정완 : (그제야 간신히 고개 들고 본다).....
노소장 : 낯빛을 보니까 지은 죄를 알기는 아나부네...내 태완이 저놈이 그랬다면 이렇게 놀래지두 않어.
아무리 발등은 믿는 도끼에 찍힌다구 하지만 어떻게 니가 이런 일을 저질러?
태완 : (불만 가득해 보는).....
정완 : ....죄송해요 아버지...
노소장 : 당연히 죄송해야지...특히 니 어머니한테 큰 죄를 진거야 너.
정완 : (엄마 슬며시 본다).....엄마.
정심 : .....
노소장 : 어쨌거나 이미 지은 죄는 지은 죄고...저질러진 일 수습은 해얄꺼 아냐. 그래서 니 생각은 뭐야? 어쩔 셈이야?
정심 : ......
노소장 : 대답해봐 어서, 무슨 생각이 있을꺼 아냐?
정완 : .....낳기루....금순이랑 같이 낳자구 얘기했어요.
노소장 : (보는)......
정심 : 뭐?
정완 : 결혼....하자구 했어요.
정심 : 누구 맘대루?..누구 맘대루 결혼이야? 결혼이 뭐 니들끼리 하자구 하면 해지는게 결혼인지 알어?
시완 태완 : .....
정완 : .....
정심 : 쓸데없는 소리 하지두 마. 수술하면 돼. 수술시킬꺼야 내가.
정완 : (고개들고 보는).....
노소장 : (힐끔 정심 봤다)....몇살이야 걔?
정완 : ....스물 하나요.
노소장 : 엄마 말이 미용학원 다닌다든데? 그래? 대학은 안갔어?
정완 : .....예.
노소장 : 왜 안갔어? 머리가 밥통이야?
정심 : 여보? 뭐하는거에요 지금?
노소장 : 일단 어떤 앤가는 알아야 할꺼 아냐?
정심 : 그거 알어 뭐하게요? 수술 시킬꺼라니까.
정완 : 엄마 그건 안되요. 금순이두 저두 그건 안하기루 했어요.
정심 : 안하면 어쩔껀데.
태완 : 낳겠다는 얘기죠.
정심 : 너 입 못다물어. 여러소리 할꺼 없어. 수술할꺼야. 내가 데려가 시킬꺼야.
정완 : 엄마.
정심 : 시끄러 입 다물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넌 빠져. 수술시킬꺼야.
시완 : 엄마...그건 좀 그래요.
태완 : 좀이 아니라 많이 그렇지.
정심 : (뭐?).....
태완 : 엄마 나한테 여동생 있는데 남자놈이 임신 시켜놓구 수술하라 그런다 그럼 나는 그놈 반 죽여놔.
일단 서서 오줌 싸는 일은 평생 못하게 만들꺼고.
정심 : (이것들이 보다) 시끄러 니가 뭘 안다 그래.
태완 : 그래도 분이 안풀리면 왼손으로 밥 먹게 할지두 모르고.
정심 : 조용히 못해 너 증말.
노소장 : 안돼 나두 그건.
정심 : (보는).....
노소장 : 나두 싫어 그건. 아무리 내 딸년 아니라지만 싫다는 애한테 억지로 그런 일은 못시켜.
정심 : 그럼 어쩌자구요?
노소장 : 그러니까 결론 났네. 다른 방법 없잖아? 안그래?.....(정완 본다) 결혼해.
정심 : 여보.
정완 : ......
노소장 : 잘 생각했어. 사내가 지가 저지른 일 지가 책임질 줄 알아야지.
시완 태완 : .....
정심 : 안되요. 안되요 그건.
노소장 : (힐끔 보다 계속)...일찍 결혼해 애 낳구 사는거 괜찮아, 나쁠꺼 없어. (하는데)....
정심 : (와락) 안된다구 했잖아요 내가...(무섭게 노려보다) 안된다구 했죠? 당신 나 죽는 꼴 보구 싶어 이래요?
정심 노소장 무섭게 노려보다 벌떡 일어나 문으로...문 무서져라 닫으며 나간다.
다들 문소리에 움찔한다.
정완 태완 시완 : .....
노소장 : .......
#13. 주방
노소장 들어서면, 정심 서있다.
노소장 : 그럼 어뜩하자고? 다른 방법 없잖아?
정심 : (와락) 왜 다른 방법이 없어요?
노소장 : (보다).....그렇게 싫어?
정심 : 싫어요.
노소장 : 죽어두? 차라리 죽는게 나아?
정심 : 죽는게 나.
노소장 : 좋아 그럼. 진짜 다른 방법을 한번 찾아봐. 단...나두 수술은 안돼.
정심 : (다시 힉 본다) 그걸 지금 말이라구 해요?
노소장 : 그러니까 결혼시키자구 다른 방법은 없잖아.
정심 : (노려보다 말도 하기 싫다...씽크로 다가가 그릇 집어든다)
노소장 : 여보....여보.....손여사.......정심아.
정심 : (대꾸 않고 물 튼다)....
노소장 : .....(보다 나간다)....
#14. 헤어샵
은주 퍼머팩 뒤집어 쓰고 가운 입고 앉아서 잡지책 뒤적이다 지루하다.
은주 잡시 틱 놓고, 지루한 표정으로 샵을 둘러본다.
은주E : (문득 옆의 눈썹 거의 없는 여자 본다)...모나리자네 펜슬 하나 사주구 싶다....
(반대쪽 둘러보면 다가오는 여자) 이 언닌 메이컵 좀 하네...(다가오면) 샤도우가 베렸네...
언니야 언니 피부톤엔 펄을 뺐어야지 언니야....아이구야 저 아줌만 펭귄이네....
오늘 이집 물 왜 이러냐. 다들 장보러 나왔다 단체루 왔나.
#15. 헤어샵 카운더
직원 : 이십팔만원입니다.
은주 가방 열어 지갑 꺼낸다. 직원에게는 카드를 내밀고,
옆에 서있는 스텝에게 지갑에서 만원짜리 한장 꺼내 내민다. 스텝 받고 고맙습니다 인사한다.
직원 : 손님...죄송합니다만 다른 카드 없으세요? 이 카드는 지불정지가 걸려있는데요.
은주 : 지불정지요?....무슨 소리에요 다시 긁어봐요....다시 해보라니까요 그럴리 없어요.
직원 : ....예...(마지못해 해보지만 안된다).....
은주 : (보다가) 그 기계 고장난거 아녜요. 내가 분명히 어제...(하다 뭔가 퍼뜩 떠오르며 확 짜증난다.
꾹 참고 지갑에서 다른 카드 꺼내 내민다)...이걸루 한번 해봐요.
직원 받아서 해본다. 은주 지켜보는데 역시 안된다.
직원 : 이것두...안되는데요...(쩝 알만하다는 시선으로 본다)
은주 그 시선 느껴져 더욱 얼굴 울그락 불그락...지갑을 열어본다. 지갑에 만원짜리 세장과 천원짜리 뿐이다.. 아후.
스텝 그 모습에 슬쩍 들고있던 만원짜리 주머니에 넣고,
은주 : (지갑 가방에 넣고) 잠깐 가방좀 봐줘요...(놓고 핸드폰 들고 문으로)...
#16. 미용실 문 밖
은주 문 닫고 나온다. 은주 성급하게 꾹꾹 눌러 전화 건다.
은주 : 내 카드 지불정지 걸었어요?...뭐하는거에요 지금 남의 카드 갖구?...
당장 풀어요 내가 지금 얼마나 개망신을 당했는지 알아요?
#17. 은진방
옷장 서랍 다 열어놓고 정리 중이다. 무선전화기 귀에 끼고 정리하면서.
영옥 : 내 분명히 얘기했잖아. 카드 반납하구 당분간 용돈 받아가 쓰라구....아니 그렇게 못해. 못 풀어.
#18. 미용실 문 밖
은주 : (욱 치받는거 이 악물고 누르며) 여기 지금 미용실이란말에요. 파마하구 염색까지 했는데 돈 없다구요.
당장 풀어달란 말에요. 이십팔만원 나왔는데 나 지금 삼만원밖에 없다구요.
영옥E : 그래 무슨 말인지는 알아 듣겠는데 카드는 못풀어.
은주 : (아후)....못풀면 어뜩하라구요 어뜩하란 말에요 나 지금 삼만원밖에 없다니까요 말귀 못알아들어요?
..(결국 못참고 소리친다) 못알아듣냐구요오.
#19. 은진방
영옥 : 소리지르지 마. 소리지르면 돈 갖구 안나갈테니까...거기 어디야? 돈 갖구 나갈테니까 말해봐.
#20. 미용실 문밖
은주 : ....그러니까 결국 죽어두 못풀어주겠다?...됐어요 필요없어요. (탁 끊어버린다)...
(분해서 거칠게 호흡 몰아쉬며 씩씩 분을 삭이느라)...(그러다 분을 못이겨) 으아!...(소리친다)...
#21. 은진방
영옥 : (무선전화기 내려놓는다....잠시 생각하다 다시 전화기 들고 버튼 누른다)....여보 나에요... 바쁘세요 지금?....
#22. 미용실 주차장
장박차 다가와 선다. 장박 차문 열고 내린다.
장박 미용실 바라보고 다가간다.
#23. 미용실
장박 문 열고 들어온다. 장박 둘러보면, 저만큼 커피잔 들고 다리 까딱거리고 앉아있는 은주 모습 보인다.
은주 분을 삭이느라 다리 까딱거리며 애쓰는 중이다.
장박 그 모습 보다 한심한.
은주 문쪽 보다 장박 본다. 은주 휙 일어나 다가온다.
#24. 편의점
금순 진열대에서 물건 정리하는 중이다.
금순 물건 정리하다 생각난 듯 핸드폰 꺼내 확인한다. 전화 온 것 없다.
금순 시무룩 다시 주머니에 핸드폰 넣는데, 전화벨 울린다. 금순 얼른 꺼내 확인한 후 시무룩.
금순 : ....금아야....나?...실은 알바해. 편의점. 몇 달 됐어. 파트타임으로...
할머니한테는 비밀이다. 혹시 모르니까 짝은엄마한테두....아니 할머니 성격에 혹시나 또 삼촌한테 뭐라 하실까봐....
(하다)...아니 아직.
#25. 주방
금아 전화 중이고 숙모 옆에서 듣고 있다.
금아 : 아직?
숙모 : (입모양으로 안왔대?...아이고 쯧쯧 클났다. 클났어)
금아 : 너두 안해보구?...그래 기다려봐. 오겠지...근데 금순아 너 그렇게 아르바이트 하구 그래두 돼?...아니 너 임신 중이잖아?
#26. 편의점
금순 : ....괜찮아 내가 워낙 무쇠팔 무쇠다리잖아...어 그래 끊어... (끊는다...잠시 핸드폰 들여다보며 또 다시 생각에....
그러다 못참고 결국 1번 버튼을 누른다....긴장해서 귀에 가져다 대면)......(고객이 전화를 껐다는 안내멘트 나온다)....
(당황스러운)....(껐다가 다시 1번 누르고 또 걸어보면, 다시 고객이 전화를 꺼놨다는 안내멘트).....
(금순 몹시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휴대폰을 보다)...(주머니에 넣고 끔뻑끔뻑).....
#27. 차안 (달리는-저녁)
장박 운전중이고, 은주 옆자리에 앉아있다.
은주 분을 삭이느라 창밖에 시선 두고 있다.
장박 : (힐끔)...무슨 머리 하는데 이십팔만원이나 쳐들이구.
은주 : 남자들 술마시는데 쳐들이는 돈하구는 비교두 안될껄요.
장박 : (이녀석이) 너 계속 그따위루 정 떨어지게 버릇없이 굴꺼야?
은주 : 쳐들인다는 표현은 아빠가 먼저 시작했어요.
장박 : (이..뭐라 하려다) 그래 나두 안쓸테니까 너두 쓰지마 알았어?
은주 : 알았어요. 카드 풀어줘요.
장박 : 안돼.
은주 : 카드 풀어줘요.
장박 : 안된다면 안돼...정 쓰구 싶으면 니 힘으로 니가 만들어 써.
은주 : 좋아요 그럼 옷가게 하나 차려줘요.
장박 : 뭐?
은주 : 내힘으로 만들어 쓰라면서요? 돈 벌어야할꺼 아녜요?
장박 : 취직을 하면 될꺼 아냐?
은주 : 취직이요? 아빠라면 나같이 아무 능력두 기술두 학벌두 없는 애 고용해서 돈 줘가며 일 시켜먹구 싶겠어요?
장박 : 너 영어는 좀
은주 : 나 영어 못해요. 겨우 중학교 3년 다녔는데 그때가 언제라구 아직두 기억하구 있나 다 까먹었지.
장박 : (후 치미는).....그럼 차라리 시집을 가. 내 괜찮은 놈 한번 찾아볼테니까.
은주 : (그말에 본다) 혹시 재희오빠 올라왔어요?
장박 : (힐끔)....안올라왔어....재흰 안돼.
은주 : (힐끔)...누가 뭐랬다구 안된대요...(하다 치이 본다) 왜 안되요?
장박 : 그냥 안돼. 내 제자라서 안되구 니가 내 딸이라 안돼.
은주 : (치이 흘겨보다가 이내 다시) 카드 살려줘요.
#28. 은행 내부
시완 자리에서 모니터 보고 업무 처리중. 시완 다됐다...만족스러운 표정.
시완 주위를 둘러보고 슬그머니 자리 아래에 모아놓은 삼사십개의 재활용컵을 쇼핑백에 넣는다.
시완 자리에서 일어난다.
#29.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
시완 문 열고 들어서 카운터로 다가와 선다. 시완 쇼핑백에서 재활용컵 꺼내서 카운터에 올린다.
시완 : 세보세요. 스물 두개에요..(문득 시선 느껴져 돌아본다).....
성란 : (옆에 서있다).....
시완 : 어 성란아?
성란 : (저도 모르게 컵으로 시선 간다).....
시완 : (느껴서 보는...어쩐지 무안한).....
성란 : (애매한 미소).....너 참 알뜰하구나....(지갑에 영수증 넣고) 먼저 갈게.
시완 : 어 그래....(역시 참 애매한 미소로)....(가는거 힐끔 본다. 스스로가 원망스럽다)....
#29-1. 거리
시완 걷는다. 손에 컵 넣어갔던 빈 쇼핑백 들려있다.
걷다보면 공중전화부스 보이고 수화기 전화기 위에 올려져 있는 것 보인다.
시완 다가간다. 전화기에 40원 남아있다.
시완 주머니에서 작은 동전지갑 꺼내 10원짜리 동전을 전화기에 넣기 시작한다.
한 개 두 개... 여섯개 다 넣으면 100원 동전이 떨어져 나온다.
시완 100원 동전을 꺼내 돌아서 나온다.
#29-2. 은행 내
시완 들어선다. 시완 창구로 다가가면, 사랑의 동전을 모으는 저금통 놓여있다.
시완 그곳에 커피숍에서 바꾼 동전과 공중전화에서 빼낸 동전을 고스란히 넣는다.
창구여직원 : 노대리님 그새 또 제법 모으셨네요?
시완 : 그래두 전보다는 덜해. 점점 컵이 줄어드니까. 좋은 일이지? 수고해.
시완 빈 쇼핑백 들고 자신의 자리로 이동한다.
#30. 피씨방
금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긴장된 얼굴로 마우스 클릭하는 금순.
산업관리공단 홈페이지 공지사항 합격자 발표란을 클릭 클릭.
합격자 발표란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기 시작한다. 죽 훑어 내려가던 금순, 아무리 찾아도 자신의 이름이 없다.
다시 이름 죽 훑어보고 또 훑어봐도 없는....금순 안타깝게 모니터만 바라본다...순간 눈물이 왈칵.
금순 : .....어떻게 또 떨어지냐...죽어야 돼 나는....
금순 눈물 나서 잠시...그러다 손등으로 눈물 닦아내고 슬며시 핸드폰 본다...
망설이다 다시 1번은 누르는데, 이내 꺼져있다는 안내멘트 나온다.
금순 다시 왈칵 눈물 난다..
금순 : .....씨이...벌써 일주일짼데.....오늘까지 안오기만 해봐라 죽었어...
#31. 버스정거장
금순 시무룩히 다가와 선다. 금순 문득 옆을 보면, 만삭의 임산부 서있다.
금순 저절로 임산부의 만삭인 배에 눈이 간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배를 내려다본다.
금순 그런 자신을 깨닫고 얼른 다시 고개를 들고 앞을 본다....기분이 더 가라앉고 이상해지는 금순...
다시 힐끔 임산부 봤다...다시 앞을 봤다...문득 겁도 나고 두렵고....
금순 : .....
#32. 하숙집 앞
금아 문 열고 나온다.. 금순 주머니에 손 깊이 찔러넣고 고개 숙이고 땅바닥 발로 톡톡 고르며 서 있다.
금아 다가와 그런 금순 본다.
금순 : (보는) 몇가지 물어볼게 있어. 니 의견이 필요해.
금아 : 여기서?....추운데 들어가서 물어보면 안돼?
금순 : 그냥 여기서 간단하게 몇가지만 물을게. 솔직하게 대답해줘.
금아 : 그래. 뭐?
금순 : 객관적으로 내가 며느리감으로 영 별루니? 꽝이야?
금아 : (힐끔)....오빠한테 계속 연락 없어?
금순 : 내가 그렇게 정완오빠 부모님들 입장에서 싫을까?
금아 : 솔직하게?
금순 : 솔직하게.
금아 : 당근 그렇지. 오빠랑 비교해서 여러 가지루 째이잖아.
금순 : 일단 내 가정환경이 그렇겠지? 부모님두 안계시구 가난하구?
금아 : 어.
금순 : 오빠는 대학생인데 나는 대학도 안다니구?
금아 : 물론.
금순 :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금아 : 현재 백수인 것도. 요즘엔 능력있는 여자 원하잖아.
금순 : 내가 왜 백수야?
금아 : 백순 백수지. 미용사 되려고 과정 밟고는 있지만 언제 될지 보장이 있는건 아니잖아. 알바는 알바일 뿐이구.
금순 : .....그래서 그때 그랬구나...그리구 또 뭐가 있어?
금아 : 사고친 것두 무척 싫을꺼야. 왜 그런거 있잖아 남의집 귀한 아들 꼬여내서 하는 류의 아들 가진 부모들의 뻔한 생각.
금순 : (흥분해) 그건 내 입장에서두 할 말 있다 뭐. 아니지 오히려 내가 더 큰소리쳐야 된다.
금아 : .....
금순 : .....그러니까 결국 내 존재 자체가 싫은거네 그치?....
금아 : 너무 그렇게 비약하지는 마. 네 존재의 일부 구성부분이 싫은거지...
그리고 무엇보다 오빠가 아직 학생이라는게 크다구 봐. 한마디루 오빠나 니가 결혼적령기가 아니잖아.
금순 : ....고마워....들어가 갈게...(돌아선다)
#33. 태완방
정심 문 확 열고 걸레 들고 들어선다. 정심 책상으로 다가오는데, 노소장 입구에 들어선다.
노소장 : 이게 피한다구 되는 일이야?.....당신 계속 이런 식이면 나 혼자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어?....어? 나혼자 밀어붙여?
정심 : (옷 집어들어 정리하려다 탁 놓고 매섭게 노려본다)....맘대루 해요. 그럼 나두 당신하구 이혼하는 수밖에 없어요...
(다가와 확 밀치고 문밖으로)....
노소장 : (보다 허 기막힌...뒤따른다)....
#34. 마당
정심 현관문 탁 닫고 나오는데, 노소장 뒤따라 현관문 팍 열고 나온다.
노소장 : 당신 이제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만, 어떻게 그렇게 쉽게 이혼소리가 나와?
정심 : 진심이니까, 진심이라구요...나는, 절대 정완이 결혼 못시켜요.
노소장 : (보다)....못시키면 그럼 어쩌자구 뭐 다른 방법 있어?
정심 : 왜 없어요 왜?...정완이 이제 겨우 스물둘 대학 삼학년이에요. 그런 애 벌써 결혼시켜 어쩌자구요?
얘가 경제력이 있어요 그렇다구 그 여자애가 있어요? 아닌 말루 우리가 돈이 많어 무작정 뒷바라질 해줄 수가 있어요?
그 여자애 집이 해줄 수 있어요? 걔 부모두 하나없는 고아라잖아...
아무 대책없는 애들 무작정 결혼만 시켜서 뭘 어쩌자구요? 정완이 군대두 안갔다왔어요.
당신 정완이 장랜 생각두 안해요? 앞길이 구만리같은 우리 아들 앞날은 아무 관심두 없냐구요?
노소장 : 정완이 장래 생각해서 이러는거야!....이미 둘이서 낳자구 얘기 했대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그애 보구 수술 하라구 어떻게 그래? 그렇게 남의 눈에 피눈물 내놓구 정완이가
제대루 잘 살 수 있을꺼 같애? 다른거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구 그거 하나만 생각해봐 당신?
정말 정완이가 남의집 귀한 딸 눈에 피눈물 내구 잘 살 수 있을꺼라 생각해?
정심 : .....
노소장 : 우리 정완이 여리구 착한 놈이야. 그럼 그녀석이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을 하게 해줘야 할꺼 아냐....
정완이라구 이 결혼이 꼭 하구 싶기만 하겠어?
정심 : 그러니까 안하면 되잖아. 결혼 안해두 우리 정완이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어.
당장이야 괴롭겠지만 바루 휴학하구 군대 가면 되요. 그럼 얼마든지 잊을 수 있어.
장장 삼년이면 천하의 로미오두 줄리엣을 까맣게 잊어.
노소장 : 야.....무섭다 당신? 나 죽어두 삼년 만에 바루 재혼하겠는데?
정심 : 미쳤어요? 한번 결혼두 이렇게 지겨운데 그 바보같은 짓을 또 하게...정완이 결혼은 절대 안되요...(휙 현관으로)
#35. 터미널 대합실
금순 의자에 앉아있다. 가만히 웅크리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금순 : .....(그러다 결심한 듯 일어난다)
#36. 동 매표소 앞
금순 다가와 창구에 대고 외친다.
금순 : 서울이요. 젤 빨리 출발하는 걸로 한 장 주세요.
- 7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