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호남선 열차 중에 절반은 목포행이고 나머지 절반은 광주행입니다. (꼭 50%는 아니지만 대강 비슷합니다.)
송정리역은 서쪽 외곽에 떨어져 있는데 비해 광주역이 도심에 훨씬 가깝고 시내교통도 더 편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광주역발 열차로 출발하고 싶어하고 광주역행 열차로 도착하기를 원하죠.
(아마 요즘 신개발지인 상무대 지구나 풍암지구(?) 등 서구에 볼 일이 있으신 분들은 송정리역을 선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하지만 그렇다고 목포행 열차들을 다 광주행으로 바꿀 수도 없는 일이므로 광주행/발 열차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송정리역까지 가서 열차를 타야하죠. 근데 광주를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도로혼잡이 극심해서 광주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송정리까지 가는 데 50분은 잡아야 됩니다. 러시아워 때는 그보다 훨씬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통일호 열차는 현재 광주역-송정리역 간을 32분에 주파합니다.
그래서 광주역-송정리역만을 왕복하는 CDC 전동차를 한 대 운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선두부와 후두부 중간에 부수객차 하나를 넣어서 3량 편성을 하면 어떨까 합니다.
목포발 서울행 무궁화나 새마을열차가 송정리역에 도착하기 15분 전에 광주발 CDC가 미리 도착하도록 하고, 서울발 목포행 무궁화나 새마을열차가 송정리역에 도착하고 나서 10분 후에 광주행 CDC가 출발하게끔 다이어를 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왕복에 1시간 가량 걸리기 때문에 송정리역에서 연결하지 못하는 열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편도 요금을 1000원 정도로 받으면 경쟁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열차는 송정리역 이용을 편리하게 하는 것 이외에도 여러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 지하철을 보완하는 도시철도의 역할
광주지하철 1호선의 노선을 보면 남쪽에 치우쳐 있어서 북부지역과 서부지역을 잇는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 열차는 송정-광산 지구와 북구 지역을 빠르게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정체가 심한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낮 시간대에도 버스보다 빠른 도시철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도심철도 폐선 이후 광주역이 경전선에서 제외되면서 경전선 열차들이 광주역 대신 송정리역에서 정차합니다. 물론 이 열차들의 이용객은 많지 않지만 광주-송정리 CDC가 생기면 이 승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생각할 때 현실적인 문제점은, 송정리-광주간 선로가 단선인데다가 광주와 서울을 오가는 무궁화와 새마을호가 1시간에 한 대꼴로 다니기 때문에 CDC가 이것들을 피해다니다 보면 소요시간이 더 길어지지 않을까 염려가 되는군요. (CDC가 버스보다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니 말이죠.)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면 장기적으로 나주역-송정리역-광주역 간 통근전동차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