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석의 세계를 둘러보다-1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나가사키 군함도
2020년 3월 31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한 이후 일본에서는 군함도가 인기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현 나가사키 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섬이다. 섬 모양이 일본 해상군함 '도사'를 닮아 군함도라고 불린다. 일본어로는'하시마(端島)'로 대표적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는 1890년 군함도를 사들여 해저 탄광을 개발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돼 노역에 시달렸다.
태평양전쟁 당시 많은 식민지 주민들과 전쟁 포로들이 군함도에 강제 징용되어 끌려왔다.그 중 조선인은 징용 및 요시다합숙소 노동자가 도합 500~600명 정도였으며, 자의로 온 조선인 노동자가 80명 정도이다.
1986년 일본의 시민단체인 '재일 조선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에서 사료로서 제시한 화장매장인허증에 따르면 1925년~1945년 사이 하시마 탄광에서 총 1,295명이 숨졌으며 이 중 조선인은 122명이었다.
섬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당시 조선인들은 '들어가면 살아서 나올 수 없는 지옥문'이라고 불렀으며 섬 자체도 지옥섬 또는 감옥섬이라고 불렀다.
군함도는 메이지 시대의 것은 메이지 40년에 지어진 제방과 바닷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해저 탄광뿐이다.
군함도의 중요한 건물 들은 쇼와시대에 지어졌다.
유네스코는 하시마 섬의 건축 기술성을 높이 사서 세계유산 등재 기준 2번과 4번을 적용시켰다.
슬픈역사의 현장인 독일의 아우슈비츠와는 다른 개념이다.
조선인들이 강제징용되어 잔혹하게 죽은 아픈 역사의 장보다는 일본 메이지 산업 혁명의 놀라운 결과물이라는 좋은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 군함도가 2017년 7월 개봉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군함도 주민들이 조선인 차별이 없었다는 증언에 대해)
군함도에 기거하던 주민인 다케우치 신페이씨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군함도 안에서는 차별만 있었다.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곳, 지하 1층에 조선인들을 밀어 넣었다..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다. 밤에 헤엄쳐서 군함도에서 도망 가려고 한 조선인이 있었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누나는 간호사였는데 '조선인은 마취하지 않고 치료해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라고 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군함도의 역사적 진실은 군함도에는 강제 징용 당한 조선인들이 있었으며 일본은 10대 초반의 조선인 소년까지 무차별적으로 징용했다.
징용자 가운데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134명으로 징용자들은 피부가 썩어 들어가거나 시력을 잃는 등 각종 피해에 시달렸으며 배고픔에 굶주려 있었다.
탈출을 시도한 징용자들에게는 고문과 기혹 행위가 이어졌으며 월급은 고작 5엔(약 50원)이었다.
일본은 강제 징용 사실을 명시하겠다고 해놓고, 세계 유산 등재 후 '강제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군함도가 인기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군함도가 세계근대문화유산으로 등제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역사적 사실과 후대에 대한 교육의 장으로 군함도에 대한 조감도를 제작하고 당시의 역사적 진실을 사진과 각종 자료를 수집하여 독립기념관이나 주요 관광지등에 역사적 전시관에 전시하는 방향도 필요하다.(정부의 충돌을 막기위해 민간단체에서 주도하는 것이 우리나라 국제 협상력의 과거 행태로 봐서는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종로구의 일본 대사관 맞은편에서는 매주 수요일이면 집회가 열린다.
1992년 1월 8일 첫 집회가 열린 이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어김 없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시해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의 시민이 모여든 가운데 열리는 집회가 수요집회다.
수요집회가 열리는 이 곳에는 무심코 지나면 놓칠 수도 있는 자그마한 실물 크기의 소녀상이 있다.
그 작은 소녀상이 세계의 시선을 끌며 역사적 진실을 눈빛으로 소녀의 마음으로 세계에 전달하고 있다.
군함도도 조형물로 제작하여 우리나라 역사의 교육장으로 활용하면 그만이다.
역사적 사실앞에 더 이상 일본과의 시시비비를 따질 필요가 없다.
소모적 논쟁과 대립보다는 우리의 역사현장을 전달하는 고유의 교육문화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 더 실효성이 높다.
*여행가 정해석은 일본열도를 수십차례 누비고 다녔다. 그가 기록한 사진중 군함도를 소개한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환경 경영학박사,시인,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