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아의 딸> 김정은 감독, 드라마, 한국, 119분, 2022년
n번방 사건으로 인터넷에 유포되고 소비하는 범죄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전형을 따르고 있다.
그 전형성이 자칫 영화의 스토리라인을 규정해버려 몰입감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전형성의 한계에 버금가는 과정의 충실함과 주제의식으로 관객에 접근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마지막 앤딩에 대해 파국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아쉬움을 남길 수 있겠지만
오히려 연대를 권유하고 응원하는 감독의 의도가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사건의 핵심은 헤어진 남자친구의 보복으로 둘만의 애정장면을 넷에 퍼뜨린 범죄지만,
제목처럼 모녀관계에 초점이 있다.
가부장제의 폭력의 희생자였던 엄마가 오히려 딸에 대한 사랑으로
가부장제의 가치와 언어를 딸에게 투영하며 딸과 진실한 관계를 가질 수 없었던 점이다.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리고 영화는 딸의 두려움과 엄마의 두려움이 서로를 이해하고 연대하며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시놉시스 =
홀로 살아가는 경아에게 힘이 되어주는 유일한 존재인
딸 연수는 독립한 뒤로 얼굴조차 보기 어렵다.
그러던 어느 날, 헤어진 남자친구가 유출한 동영상 하나에
연수의 평범한 일상이 무너져버리고
이 사건은 잔잔했던 모녀의 삶에 걷잡을 수 없는 파동을 일으키는데…
“엄마 탓 아니야. 내 탓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