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갈고 씨 뿌림으로부터 먹고 입기에 이르기까지
비단 소나 사람이 드린 노력 막중함은 물론 벌레들 역시
해를 입는 일이 한량이 없다.
저들의 힘을 수고롭게 하여 나를 이롭게 하는 것도
오히려 마땅치 않은 것인데 하물며 다른 이의 생명을 죽여서
나를 살린다면 이를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
농사짓는 사내도 주리고 추운 괴로움이 늘 있으며
베 짜는 아낙도 몸을 가릴 옷이 없는데 하물며
나는 오랫동안 손을 노닐면서 주리고 춥다고 어찌 싫어하는
마음을 내겠는가. 부드러운 의복과 맛있는 음식은 응당
그 은혜만 무겁게 할 뿐 도에는 손해되는 것이며,
헤진 옷과 소박한 음식은 반드시 시주의 마음을 가볍게 하는 것이기에
남몰래 덕을 쌓는 것이리다. 금생에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한 방울의 물이라도 삭이기 어려울 뿐이다.
頌曰
菜根木果慰飢腸하고 松落草衣遮色身이어다.
채근목과위기장하고 송락초의차색신이어다.
野鶴靑雲爲伴侶하고 高岑幽谷度殘年이어다.
야학청운위반려하고 고잠유곡도잔년이어다.
송(頌)하여 이르기를:
풀 뿌리 나무 열매로 주린 배를 달래고,
소나무 껍질과 풀 옷으로 이 몸을 가리며,
들녘의 학과 푸른 하늘의 구름으로 벗을 삼고,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골짜기에서 남은 세월을 보낼 것이다.
其二는 自財를 不?하고 他物을 莫求어다.
기이는 자재를 불린하고 타물을 막구어다.
그 두 번째로 말하노니, 자신의 재물은 아끼지 말고 남의 물건은 탐내지 말라
三途苦上에 貪業이 在初요,
삼도고상에 탐업이 재초요,
六度門中에 行檀이 居首니라.
육도문중에 행단이 거수니라.
?貪은 能防善道요 慈施는 必禦惡徑이니라.
간탐은 능방선도요 자시는 필어악경이니
如有貧人이 來求乞이어든
여유빈인이 래구걸이어든
雖在窮乏이라도 無?惜이니라.
수재빈궁이라도 무인석이니라.
來無一物來오 去亦空手去라.
래무일물래오 거역공수거라.
自財도 無戀志어던 他物에 有何心이리요.
자재도 무연지어던 타물에 유하심이리요.
萬般將不去요 唯有業隨身이라.
만반장불거요 유유업수신이라.
三日修心은 千載寶요 百年貪物은 一朝塵이니라.
삼일수심은 천재보요 백년탐물은 일조진이니라.
삼도(三途)의 괴로움 가운데 탐욕의 악업이 그 처음이며
육도(六度)로 들어서는 문 가운데 보시를 행함이 으뜸 을 차지한다.
아끼고 탐내는 마음은 능히 선한 길을 가로막고
자비로운 보시는 필시 악한 길을 막아설 것이다.
만일 빈곤한 사람이 와서 구걸하면 비록 궁핍하더라도
인색하지 말라. 올 때는 하나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니
갈 때도 빈 손으로 갈 뿐이다. 자신의 재물에 연연해 하는 뜻이
없음에 다른 이의 물건에 어찌 마음을 둘 것인가.
1만 가지가 있더라도 실어 나르지 못하며 오로지 업(業)만이
이 몸을 따를 뿐이다.
사흘 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물이 될 것이요
백년 동안 탐내어 모은 물건은 하루 아침의 티끌이 될 뿐이다.
頌曰
송왈
三途苦本因何起오 只是多生貪愛情이로다.
삼도고본인하기오 지시다생탐애정이로다.
我佛衣盂生理足커늘 汝何蓄積長無明고.
아불의우생리족커늘 여하축적장무명고
송(頌)하여 이르기를:
삼악도의 괴로움은 본디 어디에서 생기는가?
단지 많은 생에서 익혀온 탐욕과 애욕의 뜻이로다.
우리 부처님의 한 벌 옷과 하나의 발우는 삶의 이치를 만족시키거늘,
어찌하여 쌓고 모음으로써 길이 무명에 있을 것인가.
其三은 口無多言하고 身不輕動이어다.
기삼은 구무다언하고 신불경동이어다.
세째, 말은 적게하고 행동을 가볍게 하지 말라.
身不輕動則息亂成定이요 口無多言則轉愚成慧니.
신불경동즉식난성정이요 구무다언즉전우성혜니.
實相은 離言이요, 眞理는 非動이라.
실상은 이언이요, 진리는 비동이라.
口是禍門이니 必可嚴守하고,
구시화문이니 필가엄수하고,
身乃災本이니 不應輕動이니라.
신내재본이니 불응경동이니라.
數飛之鳥는 忽有羅網之殃이요,
삭비지조는 홀유라망지앙이요,
輕步之獸는 非無傷箭之禍니라.
경보지수는 비무상전지화니라.
故로 世尊이 住雪山호대 六年을 坐不動하시고
고로 세존이 주설산하사 육년을 좌부동하시고
達磨가 居少林하사 九歲를 ?無言하시니
달마가 거소림하사 구세를 묵무언하시니
後來參禪者가 何不依古?이리요.
후래참선자는 하불의고종이리요.
몸을 가벼이 움직이지 않으면 산란한 마음이 가라앉아
선정(禪定)을 이루고,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을 도리켜
지혜를 이룰 것이다.
실상은 말을 떠나고 진리는 동치 않는다.
입은 화(禍)의 문이니 반드시 엄하게 지켜야 하고
몸은 재앙의 근본이니 가벼이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자주 나는 새는 그물에 걸리기 쉽고 가벼이 날뛰는
짐승은 화살에 맞을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6년을 설산에 앉아 움직이지 아니했고
달마 스님은 소림굴에서 9년을 말이 없이 지냈 다.
후세에 참선하는 이가 어찌 이 일을 본받지 않겠는가.
頌曰
송왈
身心把定元無動하고 ?坐茅庵絶往來어다.
신심파정원무동하고 묵좌모암절왕래어다.
寂寂寥寥無一事하고 但看心佛自歸依어다.
적적요요무일사하니 단간심불자귀의어다.
송(頌)하여 가로되,
몸과 마음 선정에 들어 동하지 않고,
뗏 집에 홀로 앉아 왕래를 끊으라.
고요하고 고요하여 아무 할 일이 없으면,
내 마음 부처를 보고 귀의 하리라.
其四는 但親善友언정 莫結邪朋이어다.
기사는 단친선우언정 막결사붕이어다.
넷째, 좋은 벗을 친하고 나쁜 벗을 멀리 하라.
鳥之將息에 必擇其林이요, 人之求學에 乃選師友니
조지장식에 필택기림이요, 인지구학에 내선사우니
擇林木則其止也安하고 選師友則其學也高니라.
택림목즉기지야안하고 선사우즉기학야고니라.
故로 承事善友를 如父母하며
고로 승사선우를 여부모하며
遠離惡友를 似寃家니라.
원리악우를 사원가니라.
鶴無烏朋之計어니 鵬豈?友之謀리요.
학무오붕지계어니 붕기초우지모리요.
松裏之葛은 直聳千尋이요, 茅中之木은 未免三尺이니
송리지갈은 직용천심이요, 모중지목은 미면삼척이니
無良小輩는 頻頻脫하고 得意高流는 數數親이어다.
무량소배는 빈빈탈하고 득의고류는 삭삭친이어다.
새가 쉴 때는 숲을 가려 앉듯, 사람도 배우려면 스승을
잘 선택하여야 한다. 좋은 숲을 찾으면 편히 쉴 수 있고
훌륭한 스승을 만나면 학문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좋은 벗은 부모처럼 섬기고 나쁜 벗은
원수처럼 멀리해야 한다. 학은 가마귀를 벗하지 않는다.
붕새(鵬)가 어찌 뱁새를 짝하겠는가.
소나무 사이에서 자라는 칡은 천길이라도 올라가지만
잔디 가운데 자라는 나무는 석자를 면할 수 없다.
착한 마음이 없는 소인들은 그때마다 멀리하고 뜻이 높은
사람들은 항상 가까이 친하라.
頌??
송왈
住止經行須善友하야 身心決擇去荊塵이어다.
주지경행수선우하야 신심결택거형진이어다.
荊塵掃盡에 通前路하면 寸步不離透祖關하리라.
형진소진에 통전로하면 촌보불이투조관하리라.
송(頌)하여 가로되,
가고 오고 어느 때나 좋은 벗을 사귀어,
몸과 마음 결택하여 번뇌의 가시덤불 벗어나라.
번뇌의 가시덤불 벗어나 앞 길이 툭 트이면,
한 발짝 옮기지 않고 조사관(祖師關)을 뚫으리라.
其五는 除三更外에 不許睡眠이어다.
기오는 제삼경외에 불허수면이어다.
다섯째, 삼경 외에는 잠자지 말라.
曠劫障道는 睡魔莫大니
광겁장도는 수마막대니
二六時中에 惺惺起疑而不昧하며,
이륙시중에 성성기의이불매하며,
四威儀內에 密密廻光而自看이어다.
사위의내에 밀밀회광이자간이어다.
一生을 空過하면 萬劫에 追恨이니,
일생을 공과하면 만겁에 추한이니,
無常은 刹那라. 乃日日而警怖요.
무상은 찰나라. 내일일이경포요.
人命은 須臾라. 實時時而不保니라.
인명은 수유라. 실시시이불보니라.
若未透祖關이면 如何安睡眠이리요.
약미투조관이면 여하안수면이리요.
끝없는 오랜 세월을 두고 수도를 방해하는 것은 잠 보다 더한 것이 없다.
하루 종일 맑은 정신으로 의심을 일으켜 흐리지 말고 앉고
눕고 가고 오고 자세히 마음을 살펴 보라.
한평생 헛되이 보내면 두고두고 한이 될 것이 다.
무상은 찰라라 나날이 놀랍고 두려우며 사람의 목숨은
잠깐이라 잠깐도 보증할 수 없다.
만약 조사의 관을 뚫지 못했다면 어떻게 편안하게 잠잘 수 있겠는가.
頌曰
송왈
睡蛇雲籠心月暗하니 行人到此盡迷程이로다.
수사운롱심월암하니 행인도차진미정이로다.
箇中拈起吹毛利하면 雲自無形月自明하리라.
개중염기취모리하면 운자무형월자명하리라.
송(頌)하여 가로되,
잠뱀이 구름 끼니 마음 달이 흐려져,
도 닦는 사람이 여기 와서 갈 바를 모른다.
이 속에 날샌 칼 빼어들면,
구름은 흩어지고 마음 달 밝으리라.
其六은 切莫妄自尊大하고 輕慢他人이어다.
기육은 절막망자존대하야 경만타인이어다.
여섯째, 나를 높이고 남을 업신여기지 말라.
修仁得仁은 謙讓이 爲本이요,
수인득인은 겸양이 위본이요,
親友和友는 敬信이 爲宗이니라.
친우화우는 경신이 위종이니라.
四相山이 漸高하면 三途海가 益深이니라.
사상산이 점고하면 삼도해가 익심이니라.
外現威儀는 如尊貴나 內無所得은 似朽舟니라.
외현위의는 여존귀나 내무소득은 사후주니라.
官益大者는 心益小하고 道益高者는 意益卑니라.
관익대자는 심익소하고 도익고자는 의익비니라.
人我山이 崩處에 無爲道自成하나니,
인아산이 붕처에 무위도자성하나니,
凡有下心者는 萬福이 自歸依니라.
범유하심자는 만복이 자귀의니라.
인(仁)을 닦고 얻는 데는 겸양이 근본이고 벗을 친하고 사귀는 데는
공경과 믿음이 으뜸이 된다. 사상산(四相山) 이 높아지면
삼도의 바다가 깊어진다. 겉으로 나타난 위의는 존귀한 듯 하지만
안은 텅비어 썩은 배와 같다. 벼슬이 높을수록 마음을 낮게 가지고
도가 높을수록 뜻을 더욱 낮게하라.
인아산(人我山)이 무너지는 곳에 무위 도(無爲道)가 이루어진다.
마음이 겸손하면 온갖 복이 스스로 돌아 온다.
頌曰
송왈
?慢塵中藏般若요 我人山上長無明이로다.
교만진중장반야요 아인산상장무명이로다.
輕他不學?踵老하면 病臥辛吟恨不窮하리라.
경타불학룡종로하면 병와신음한불궁하리라.
송(頌)하여 가로되,
교만한 티끌 속에 지혜 묻히고,
인아산 봉우리에 무명 번뇌 자라난다.
잘난 체 안 배우고 늙어진 뒤에,
병들어 신음하며 한탄만 한다.
其七은 見財色이어든 必須正念對之어다.
기칠은 견재색이어든 필수정념대지어다.
일곱째, 재물과 여색을 바른 생각으로 대하라.
害身之機는 無過女色이요 喪道之本은 莫及貨財니라.
해신지기는 무과여색이요 상도지본은 막급재화니라.
是故로 佛垂戒律하사 嚴禁財色하사대
시고로 불수계율하사 엄금재색하사대
眼覩女色이어던 如見虎蛇하고,
안도여색이어던 여견호사하고,
身臨金玉이어든 等視木石하라.
신임금옥이어든 등시목석하라.
雖居暗室이나 如對大賓해서
수거암실이나 여대대빈해서
隱現同時하며 內外莫異어다.
은현동시하며 내외막이어다.
心淨則善神이 必護하고 戀色則諸天이 不容하나니
심정즉선신이 필호하고 연색즉제천이 불용하나니
神必護則雖難處而無難이요.
신필호즉수난처이무난이요.
天不容則乃安方而不安이니라.
천불용즉내안방이불안이니라.
몸을 해치는 것은 여색보다 더한 것이 없고,
도를 잃게 하는 것은 재물에 미칠 것이 없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계율을 제정하여 재물과 색을 엄금하시되
[여인을 보거던 독사와 호랑이 처럼 여기고 금옥이 몸에 닿거던
나무나 돌을 대하는 것 같이 하라] 하신 것이다.
비록 어두운 방에 홀로 있더라도 큰 손님을 대한 듯이 하고
남이 볼때나 안 볼때나 한결같이 해서 안과 밖을 달리하지 말라.
마음이 깨끗하면 선신이 수호하고 여색을 생각하면
천신들이 용납치 않는다. 선신이 보호하면 험한 곳에 있어도
편안하고 천신들이 용서하지 아니하면 비록
편안한 곳에 있어 도 불안하게 된다.
頌曰
송왈
利慾閻王引獄鎖요 淨行陀佛接蓮臺니라.
이욕염왕인옥쇄요 정행타불접연대니라.
鎖抱入獄苦千種이요 船上生蓮樂萬般이니라.
쇄포입옥고천종이요 선상생연락만반이니라.
송(頌)하여 가로되,
이욕(利慾)은 염라대왕이 지옥으로 인도하고,
청정(淸淨)은 아미타불이 연화대로 모셔간다.
고랑 차고 지옥가면 고통이 천 가지나 되고,
배를 타고 연대에 나면 기쁨이 만 가지나 된다.
其八은 莫交世俗하야 令他憎嫉이어다.
기팔은 막교세속하야 영타증질이어다.
여덟째, 세속 사람과 사귀어 남에게 미움 받지 말라.
離心中愛曰沙門이요 不戀世俗曰出家니라.
이심중애왈사문이요 불연세속왈출가니라.
旣能割愛揮人世댄 復何白衣로 結黨遊리요.
기능할애휘인세댄 부하백의로 결당유리요.
愛戀世俗은 爲??이니
애연세속은 위도철이니
??은 由來로 非道心이니라.
도철은 유래로 비도심이니라.
人情이 濃厚하면 道心疎니 冷却人情永不顧니라.
인정이 농후하면 도심소니 냉각인정영불고니라.
若欲不負出家志댄 須向名山窮妙旨호대
약욕불부출가지댄 수향명산궁묘지호대
一衣一鉢로 絶人情하면 飢飽에 無心道自高니라.
일의일발로 절인정하면 기포에 무심도자고니라.
마음 속에서 애욕을 끊어 버린 이를 사문이라 하고
세상 일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을 출가라 한다.
이미 애정을 끊고 세상을 떠났는데 무엇하러 세상 사람과
다시 사귀어 놀 것인가. 세속을 그리워하고 못 잊어 하면 도철이 된다.
도철은 유래로 도심이 없다.
인정이 짙으면 도해가는 마음이 멀어지니 냉정히 인정을 버려
길이 인정을 돌아보지 말라.
만약 출가의 뜻을 저버리지 않으려면 명산을 향하여 묘한 이치를 연구하라.
가사와 발우로 인정을 끊고 주리 고 배부른데 무심하면
저절로 도가 높아질 것이다.
頌曰
송왈
爲他爲己雖微善이나 皆是輪廻生死因이니라.
위타위기수미선이나 개시윤회생사인이니라.
願入松風蘿月下하야 長觀無漏祖師禪이어다.
원입송풍라월하하야 장관무루조사선이어다.
송(頌)하여 가로되,
남과 나를 위하는 일 비록 작은 선이나,
그건 모두가 윤회 생사의 씨앗.
솔바람 칡넝쿨 달빛 아래서,
타락없는 조사선(祖師禪)을 닦아라.
其九는 勿說他人過失하라.
기구는 물설타인과실하라.
아홉째,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雖聞善惡이나 心無動念이니
수문선악이나 심무동념이니
無德而被讚은 實吾?愧요,
무덕이피찬은 실오참괴요,
有咎而蒙毁는 誠我欣然이니라.
유구이몽훼는 성아흔연이니라.
欣然則知過必改요 ?愧則進道無怠니라.
흔연즉지과필개요 참괴즉진도무태니라.
勿說他人過하라. 終歸必損身이니라.
물설타인과하라. 종귀필손신이니라.
若聞害人言이어던 如毁父母聲하라.
약문해인언이어던 여훼부모성하라.
今朝에 雖說他人過나 異日에 回頭論我咎니라.
금조에 수설타인과나 이일에 회두론아구니라.
雖然이나 凡所有相이 皆是虛妄이니
수연이나 범소유상이 개시허망이니
譏毁讚譽에 何憂何喜리요.
기훼찬예에 하우하희리요.
칭찬하고 헐뜯는 말을 듣더라도 마음에 생각을 통하지 말라.
잘한 일 없이 칭찬을 받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요
허물 있어 시비를 듣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기뻐하면 잘못을 고치게 되고 부끄러워하면 도 닦는데
채찍질이 될 것이다.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마침내는 그 허물이 내게로 돌아온다.
남을 해치는 말을 들으면 부모를 헐뜯는 말과 같이 생각하라.
오늘 아침에 남의 허물을 말하는 것 같지만 내일은 다시
내 허물을 말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모든 일이 다 허망한 것인데 비방과 칭찬에 어찌 걱정하고 기뻐할 것인가.
頌曰
終朝亂說人長短타가 竟夜昏沈樂睡眠이로다.
종조난설인장단타가 경야혼침락수면이로다.
如此出家徒受施라 必於三界出頭難이니라.
여차출가도수시라 필어삼계출두난이니라.
송(頌)하여 가로되,
종일토록 남의 잘못 시비하다가,
밤이 되면 흐리멍텅 잠에 빠지니,
이 같은 출가는 빚만 늘어서,
삼계를 벗어나기 더욱 어렵다.
其十은 居衆中하야 必常平等이어다.
기십은 거중중하야 필상평등이니라.
열째, 대중과 함께 살면서 마음을 평등하게 가지라.
割愛辭親은 法界平等이니 若有親疎면 必不平等이라.
할애사친은 법계평등이니 약유친소면 심불평등이라
雖復出家나 何德之有리요.
수부출가나 하덕지유리요.
心中에 若武憎愛之取捨하면
심중에 약무증애지취사하면
身上에 那有苦樂之盛衰리요.
신상에 나유고락지성쇠리요.
平等性中에 無彼此하고 大圓鏡上에 絶親疎니라.
평등성중에 무피차하고 대원경상에 절친소니라.
三途出沒은 憎愛所纏이요,
삼도출몰은 증애소전이요,
六道昇降은 親疎業縛이니라.
육도승강은 친소업박이니라.
契心平等하면 本無取捨니 若無取捨댄生死何有리요.
계심평등하면 본무취사니 약무취산댄생사하유리요.
애정을 끊고 부모를 하직한 것은 온 세상을 평등하게 보기 때문이다.
만일 가깝고 먼 것이 있다면 마음이 평등하 지 못할 것이니
비록 출가하나 무슨 덕이 있겠는가. 마음에 사랑하고 미워하며,
취하고 버림이 없다면 어찌 이 몸에 괴롭고 즐거운 성쇠가 있으랴.
평등한 성품에는 나와 남이 없고 큰 거울에는 멀고 가까운 것 없다.
삼악도에 드는 것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요,
육도에 오르내리는 것은 친하고 성긴 업으로 이루어 진다.
마음이 평등하면 가지?? 버릴 것이 없으니 가지고 버릴 것이 없다면
생사가 어디 있겠는가.
頌曰
송왈
欲成無上菩堤道댄 也要常懷平等心이어다.
욕성무상보리도댄 야요상회평등심이어다.
若有親疏憎愛計하면 道加遠兮業加深하리라.
약유친소증애계하면 도가원혜업가심하리라.
송(頌)하여 가로되,
위 없는 보리도를 얻고자 하면,
언제나 마음을 평등히 가지라.
만일 사랑하고 미워하는 차별이 있으면,
도는 더욱 멀어지고 업만 깊으리라.
主人公아!
주인공아!
汝値人道함이 當如盲龜遇木이어늘
여치인도함이 당여맹구우목이어늘
一生이 幾何관대 不修懈怠오.
일생이 기하관대 불수해태오.
人生難得이요 佛法難逢이라.
인생난득이요 불법난봉이라.
此生에 失却하면 萬劫에 難遇니
차생에 실각하면 만겁에 난우니.
주인공아!
그대가 사람으로 태어난 것은 눈 먼 거북이
나무토막을 만난 것 처럼 아주 어려운 일이다.
한 평생이 얼마나 된다고 닦지 않고 게으름만 피우겠느냐.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어렵지만 불법 만나기는 더욱 어려운 일,
금생에 놓쳐 버리면 만겁을 지내도 다시 만나기 힘든다.
須持十門之戒法하야 日新勤修而不退하고
수지십문지계법하야 일신근수이불퇴하고
速成正覺하야 還度衆生이어다.
속성정각하야 환도중생이어다.
我之本願은 非謂汝獨出生死大海라
아지본원은 비위여독출생사대해라
亦乃普爲衆生也니, 何以故오.
역내보위중생야니, 하이고오.
汝自無時以來로 至于今生히
여자무시이래로 지우금생히
恒値四生하야 數數往還함이 皆依父母而出沒也니라.
항치사생하야 삭삭왕환함이 개의부모이출몰야니라.
故로 曠劫父母無量無邊하니
고로 광겁부모무량무변하니
由是觀之컨대 六道衆生이 無非是汝의 多生父母라.
유시관지컨대 육도중생이 무비시여의 다생부모라.
如是等類咸沒惡趣하야 日夜에 受大苦惱하나니
여시등류함몰악취하야 일야에 수대고뇌하나니
若不拯濟면 何時出離리요.
약불증제면 하시출리리요.
嗚呼哀哉라! 痛纏心腑로다.
오호애재라! 통전심부로다.
이 열 가지 계법을 지키고 부지런히 닦아 물러나지 말고
속히 정각을 이루어 중생을 제도하라.
내가 바라는 것은 그대 혼자만 생사의 바다에서
뛰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중생을 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대가 끝 없는 옛적부터 금생에 이르도록 생사에
오락 가락 할 때 번번히 부모를 의지했을 것이니,
그 끝 없는 세월에 부모 되었던 이가 얼마나 많을 것인가.
이와 같이 생각하면 육도 중생이 그대의 부모 아닌 것이 없다.
이러한 중생들이 모두 악도에 떨어져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밤낮으로 받고 있으니 그들을 제도하지 않는다면
어느 때 벗어날 것인가. 가슴을 오리는 듯 애닯고 슬픈 일이 아닌가.
千萬望汝하노니,
천만망여하노니,
早早發明大智하야 具足神通之力하며
조조발명대지하야 구족신통지력하며
自在方便之權으로 速爲洪濤之智楫하야
자재방편지권으로 속위홍도지지즙하야
廣度欲岸之迷倫이어다.
광도욕안지미륜이어다.
君不見가!
군불견가!
從上諸佛諸祖가 盡是昔日에 同我凡夫일러니라.
종상제불제조가 진시석일에 동아범부일러니라.
彼旣丈夫라 汝亦爾니,
피기장부라 여역이니,
但不爲也언정 非不能也니라.
단불위야언정 비불능야니라.
故왈
道不遠人이라 人自遠矣라
도불원인이라 인자원의라
又云我欲仁이면 斯仁이 至矣라
우운아욕인이면 사인이 지의라
誠哉라 是言也여.
성재라 시언야여.
若能信心不退則 誰不見性成佛이리요.
약능신심불퇴즉 수불견성성불이리요.
我今에 證明三寶하고 一一戒汝하노니
아금에 증명삼보하고 일일계여하노니
知非故犯則 生陷地獄하이라.
지비고범즉 생함지옥하리라.
可不愼歟며 可不愼歟아!
가불신여며 가불신여아!
천만번 바라노니 그대는 어서 큰 지혜를 밝히고
신통변화를 갖추어 자유자재한 방편으로
거치른 파도에 지혜의 배가 되어 탐욕의 기슭에서
헤매는 미혹의 중생을 제도하라. 그대는 아는가.
삼세 부처님과 역대 조사들이 우리와 같은 범부였다는 사실을,
그도 장부요 나도 장부이니 하지 않아서 그렇지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옛 사람의 말에 [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도를 멀리한다] 하였으며, 또 [내가 착하려고 하면
착한 것이 스스로 따라온다] 하였으니 진실로 옳은 말이다.
만일 믿는 마음만 물러서지 않는다면 누가 자신을 깨쳐
부처를 이루지 못하겠는가.
이제 삼보를 모시고 낱낱이 그대에게 경계하였으니
만일 잘못인줄 알면서 일부러 범한다면 산 채로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어찌 삼가지 않겠는가.
頌曰
송왈
玉兎昇沈催老像이요 金烏出沒促年光이로다.
옥토승침최노상이요 금오출몰촉연광이로다.
求名求利如朝露요 或苦或榮似夕烟이로다.
구명구리여조로요 혹고혹영사석연이로다.
송(頌)하여 가로되,
옥토끼(달) 뜨고 짐은 늙음을 재촉하고,
금까마귀(해) 들락 날락 세월을 재촉한다.
명예 이익 구하는 것은 아침 이슬 같고,
혹 괴롭고 혹 즐거운 것 저녁 연기와 같다.
勸汝慇懃修善道하노니 速成佛果濟迷倫이어다.
권여은근수선도하노니 속성불과제미륜이어다.
今生에 若不從斯語하면 後世當然恨萬端하리라.
금생에 약불종사어하면 후세당연한만단하리라.
너에게 은근히 도 닦기를 권하노니,
속히 불과(佛果)를 이루어 중생을 건지어라.
이 생에 나의 이 말을 쫓지 아니하면,
후세에 반드시 한이 만단이나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