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려관스님 탄신 159주년기념 제10회 신행수기 공모 우수상- 부처님 가피
제주불교신문 승인 2024.08.06 20:38 댓글
한미숙(제10회 신행수기 공모 우수상 수상자)
저는 몇해전 퇴근길에 횡단보도를 걷너다가 오토바이에 치는 큰 사고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단지 어둠 속의 횡단보도만 생각날뿐. 사고의 기억도 없이 이틀 후 중환자실에서 깨어났습니다.
그 사이 저에게 오십평생 경험한 적 없는 꿈의 가피가 일어나.. 이야기 하렵니다.
꿈속의 시작은 일주문에 들어서면 있는 시무외인상의 부처님입니다.
몇해전에 뭔가 알수 없는 친밀함과 아이처럼 천진함에 끌려 불사한 부처상으로 저는 동자부처님이라 칭하며 항상 입구에서 부터 합장보다는 하이파이브를 외쳤지요.
그날도 손 잡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면서 천왕문을 지나 해월굴까지 와서 나는 굴속으로 들어갔고 동자부처님은 밖에 있었답니다.
합장하면서 절하는 순간.. 바닦에 사탕 2개가 보였습니다. 저는 얼른 하나는 입에 넣었고, 다른 하나는 밖을 살피면서 주머니에 슬쩍 넣었습니다.
나오면서 대웅전을 가자고 손을 내밀었는데 동자부처님은 저와는 다른 장소를 가리키면서 저 쪽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그 손가락 방향을 향해 몸을 움직이는 순간.. 심장이 멈춘 느낌으로 멍하니 보다가 울부짖는 괴음으로 소리쳤습니다.
안돼!! 안돼!!!
지금가면 거기는 외상야!!
꿈속이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내 죽으면 영락원으로... 땅이라는 자리를 차지하지 말고 흙으로, 자연으로 돌아가고, 납골당으로 가야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기에 주머니에서 사탕을 건네면서 일주문으로 돌아가자고 했습니다.
우린 손잡고 사이 좋게 처음의 자리로 돌아왔지요.
그때 저는 졸린다면서 부처님의 무릎에 누워 하늘을 보면서 햇살이 너무 뜨겁다고 짜증을 냈습니다.
순간, 부처님은 시무외인 수인을 돌려 햇빛을 가려주기까지 해주셨지요.
마치 연잎으로 햇빛을 가려주는 느낌이였습니다.
염치 없는 저는 또 자장가가 생각나게 게송을 불러 달라고 요구했지요. 이에 저의 근기에 맞게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천천히 따라 부르면서 잠에 들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보니 의료기계로 얼굴이 감싸여 있고 기계음에 이상한 분위기가 병원임을 알아차렸지요
“내게 뭔가 큰일이 생겼군, 죽었나, 설마??”
“그래. 차근차근 보림하는 마음으로 살펴 보자”
손으로 구석구석 더듬어 가면서 만져 보았습니다. 그런데 손과 팔은 앞으로 움직이는데 발가락, 무릎, 엉덩이, 가슴까지 움직일 수 없고 살이 찢어지는 통증까지 느껴졌습니다.
방금 꿈속이지만 뛰고 편안한 몸이건만..
이게 불행은 아니겠지??
혹시, 하반신마비인가?
그럼, 앞으로 어떻게 살지?
하반신마비가 되었다면 상반신으로 할 수 있는 게 뭐 있지?
이틀후 저는 집중치료병동으로 보내졌고 여전히 움직일 수 없었고 소변줄에 의지하여 소변은 해결했지만 식사시간만 겨우 머리를 15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겐 집중치료실 시간이 신앙생활, 실행에 계획하고 다듬는 시간이 되어 주었습니다.
책장을 넘길수 없어 휴대폰을 이용하여 부처님말씀을 들었습니다.
40일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일반병실로 가서 본격적인 치료와 함께 재활치료, 자세교정을 받다가 걸을 수 있게 되어 두 달 후 퇴원했습니다.
퇴원후 나에게 가피를 주신 부처님을 빨리 뵙고 싶었지만 뇌의 손상으로 고도가 높은 관음사 가기가 쉽지 않더군요. 한 계절이 지나 일주문으로 지팡이를 짚고 올라갔을때 감격의 눈물이 앞을 가로막았지요.
“감사합니다”
“부처님의 가피 덕분입니다”
하이파이브 했던 시무외인상께는 공손히 합장하며, 가끔 봉려관스님 머리의 새똥도 닦아드립니다.
내 인생에서 발만 다닌 부끄러운 불자이건만 부처님을 꿈에서 뵙고 가피를 입어 이렇게 온전한 육신으로 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이제 대중을 위하는 길이 뭔가 조금씩 조금씩 생각해 봅니다. 현실 세계에서 어렵고 힘들 때마다 꿈의 가피를 생각하면서, 감사하는 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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