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아니 도전 그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했고 그들만의 치기어린 만용인듯 했다.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력과 전력들을 잘 알고는 있었지만 하루에 100KM씩 25일동안
대한민국을 발로뛰어 일주하는 2500KM의 대장정을 누가 믿으려 한단 말인가.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한 현실로 선구하는 자들에게 전설을 쓴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도데체 이 전설을 쓰기 시작하는 돈키호테식의 저 무모한 도전정신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무엇을 얻고 무엇을 구하려고 폭염이 난무하는 아스팔트길을 질주하고
천둥번개가 등짝을 후리치는 죽령길을 내달리는 걸까.
가을 소슬바람에도 휘청거리며 날려갈것만 같은 저 연약한 순덕이의 몸에는
또 어떤 비수가 번뜩이며 대한민국의 저 광활한 영토를 고즈넋한 시선으로 가늠하고 있는걸까.
비록 머리속은 아득한 백색으로 채색되고 사지는 망신창이의 몰골로 탈색되었어도
편안하게 미소짓는 우리 순덕이의 한달간 여정길의 마침을 보노라니
신선(神仙)이 되는 일
인간(人間)이 속골을 선골로 바꾸어 몸과 마음이 변한다는 환골 (換骨)의 경지
그렇게 순덕이는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들 품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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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분의 철각들이 충주에서 그 대단원의 서막을 울리며 동행을 시작하였으나
5분은 갖은 부상으로 발전적인 포기를 하시고 3분이 개선장군처럼 광화문 광장을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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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뒤에 숨겨진 저들의 한달간의 눈물겨운 질주를 우리는 얼마나 알까.
영주마라톤 유니폼이 자랑스럽다 순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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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덕이의 부모님.
부자지간이 바뀐듯 합니다.
부모님들도 이제는 순덕이의 유유자적한 선인의 삶을 이해하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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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영마회원들과 그동안 격려를 해주신 모든 관계자들에게
고마움과 감사함을 전하는 순덕이. 신선의 미소를 닮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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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도 안되는 저 작은 다리에서 어떻게 삼손의 저력이 나오는지.
양말을 벗은 발을 보는순간 주위사람들 모두 말을 잊고 숙연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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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덕이의 도전이 어디까지인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걱정과 행복을 선물할려는지 우리들은 알지 못합니다.
다만 분명한것은
우리들 모두는 지금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이순간
그 어떤 가치와 슬로건도 순덕이와 우리들에겐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달동안 우리들은 같이 호흡하였으며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마침내 모두 하나가 되어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한달간의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한달동안 순덕이가 감내해야만했던 그 인고의 시간들을 어설픈 몇줄의 글로 표현한다는게
애초에 어부성설임을 잘 알지만 그또한 득도한 선인의 심정으로 이해하시길 바라고
내려오는 차안에서 순덕이가 했던말이 생각납니다.
"한달동안 행복한 꿈을 꾼것 같아요"
올해는 유난히도 우리 영주마라톤클럽에 경사스러운 일들이 많습니다.
창원마라톤클럽과의 우정어린 제휴.
우무호 의료국장과 김주구 재무차장의 자랑스러운 철인 킹코스완주.
그리고 권순덕회원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2500KM 종주.
그리고 또다른 전설을 준비중인 최성순감독님과 서인성원장, 정도윤, 이정식회원.
이분들이 흘린 뜨거웠던 여름날의 눈물과 땀의 의미를 우리는 다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함께 동행하면서 따스하게 나누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마음들은 잘 압니다.
부디 건강하고 맑은 마음으로 우리들의 따듯한 겨울을 맞이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