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531
천자문148
동봉
0509몰 구驅
0510바퀴통 곡轂
0511떨칠 진振
0512갓끈 영纓
취구젠이응驅轂振纓Quguzhenying
(높은관에 천자수레 모시게하니)
-흔들리는 갓끈이여 장관이어라-
0509몰 구驅
몰 구驅 자 외에 많은 '몰 구'자가 있습니다
1. 몰 구驅
2. 몰 구駆
3. 몰 구敺
4. 몰 구駈
5. 몰 구驱
6. 몰 구䮃
7. 몰 구/때릴 구殴
8. 몰 구/때릴 구毆 자 등이 있습니다
간체자로는 몰 구驱 자를 씁니다
'말'은 움직씨의 표본입니다
입을 통해서 나온 말言과
초원 위를 달리는 말馬이
소릿값에서 나타나듯 정지가 본능이 아니라
움직임이 본능이고 본바탕입니다
가축 중에서 '소'나 '닭'이 있지만
'말'은 'ㄹ'받침을 갖고 있으면서
계속해서 움직이려는 속성을 발휘합니다
따라서 '말馬'을 '말'이라 발음한 것은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가듯
언어의 이동 속성에서 가져온 것이며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을 '말'이라 발음한 것도
달리는 말의 속성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곧 언어로써의 말과 달리는 말의 '말'이
같은 발음값을 지닌다는 것은
둘의 속성을 같은 것으로 본 것입니다
몰 구驅에서 보면 말馬은 사람을 태우거나
수레를 끄는 역을 맡고 있는데
말에게는 어느 것이나 하기 싫은 역할입니다
그러기에 가능하다면 거부하려는 본능이
말의 두뇌에서는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마부는 채찍을 듭니다
교편지마嚙鞭之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 채찍을 씹는 말'이란 뜻입니다
만약 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몇 번이든 자기의 채찍을 씹고 싶을 것입니다
주인의 채찍은 자기를 때리는 것이니까
주인의 말을 안 듣기보다
아예 자신을 때릴 채찍을 씹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돌아오는 게 무엇이겠습니까
채찍을 씹은 댓가를 말은 치르게 될 것입니다
몰 구驅 자의 소릿값 구區 자는
구분할 구/지경 구/숨길 우로 새깁니다
이 지경 구區 자는 행정구역 단위입니다
이 지경 구區를 자세히 보노라면
안에 품品 자가 들어있습니다
여러 가지 물품이 가득 들어있다는 것이지요
사람의 힘은 말에 비해 한계가 있습니다
손에 들고 다니는 게 한계가 있습니다
남자는 등에 짊어지고
여자는 머리에 이더라도
자기 몸무게 이상을 지탱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말은 사람보다는 힘이 강합니다
실제로는 강해서 강한 것이 아니라
채찍 때문에 어쩔 수없이 감당하는 것입니다
지경 구區 자에서 보면
물품 담은 그릇의 한 쪽을 터놓았습니다
구청區의 창고에 있는 물품들은
구민區民들에게 되돌려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구민들의 납세로 모은 것이라면
살림살이에 쓰되 독식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몰 구驅 자를 놓고 자세히 보면
말을 몰고 수레를 몰되
달아날 곳을 열어놓고 몰라는 것입니다
감출혜몸匸의 한 녘이 터진 것은
구청區의 살림살이品에 있어서
감춤과 공개匸의 묘를 잘 살리라는 것입니다
몰 구驅 자에 담긴 뜻은
말을 타고 몰다
빨리 달리다
내쫓다
내보내다
몰아내다
축출하다
내침
줄을 지어 늘어선 행렬, 대열
앞잡이 따위입니다
0510바퀴통 곡轂
한 마디로 '군사軍士/軍師의 회초리殳'입니다
군사는 전략가며 지휘자입니다
바퀴통에는 포텐셜 함수가 있습니다
잠재적인 힘이 들어있는 것이지요
포텐셜의 위치 에너지는 바퀴통입니다
수레 바퀴에는 한복판에 차축이 있고
차축 겉으로 바퀴통이 있습니다
바퀴통轂에서 바퀴살이 퍼져나가고 있는데
이 바퀴통이 영어로 허브Hub지요
바퀴통에는 퍼져나갈 바퀴살이 박혔는데
만일 바퀴살이 꽂힐 바퀴통이 없다면
바퀴살도 힘을 받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바퀴살 한 쪽이 바퀴통에 박혀있더라도
테Rim가 없다면 지탱할 곳이 없어져
어떤 힘도 받지 못합니다
이는 마치 우산 살통에서 고장난 우산살처럼
아무런 힘도 받지 못할 것입니다
우산을 펼쳐보면 포텐셜 위치 에너지와
한 편으로는 손잡이를 감싸면서
우산살을 지탱하는 손잡이통과 우산살의 관계
그리고 펼쳐진 우산살 쪽의 테를 통하여
우산의 전체적 힘의 조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수레바퀴 하나에서도
서로 서로 알맞는 긴장과 이완 속에서
위치 에너지와 운동 포텐셜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과의 관계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리는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날씨가 꾸물대거나
추적추적 비가 내리거나
느닷없이 쏟아지는 비를 피하려고
지하철 입구에서 구입한 하찮은 우산에도
생각지 않은 과학과 진리가 들어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가장이 굴대이고
며느리자 엄마이자 주부가 바퀴통입니다
굴대는 겉으로 드러난 힘이 아닙니다
바퀴통을 지탱하는 힘이지요
이 바퀴통이라는 가정 주부가
가장과 가족들의 관계를 균형있게 설정하며
긴장과 이완을 적절하게 유지합니다
가정뿐만이 아닙니다
국가와 국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왕조에서는 왕과 대신들을 허브로 하여
백성들과의 관계를 바퀴살처럼 유지합니다
백성들 없는 왕실이 없듯이
국민을 떠난 정부가 있을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바퀴통 없는 바퀴살은 없습니다
굴대 없는 바퀴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23년 전의 일입니다
나는 나의 소중한 도반스님의 부탁을 받고
책의 해제를 써 준 적이 있습니다
그 책 목차에는 내 글이 빠져 있었지만
아무튼 나는 17쪽에 이르는 글을 썼습니다
이름하여《관음예찬기도문》이었는데
145~161쪽에 들어있습니다
내용은
1. 경전, 과연 무엇인가?
2. 어떻게 읽을 것인가
3. 관음신앙의 경전群
(1)천수경
(2)관음경
(3)관음예문
4. In Potentia였습니다
인 포텐샤In Potentia라는 글은
해인도를 중심으로 법계 원리를 설명하였지요
이 '인 포텐샤'야말로 가능태의 세계입니다
해인도 한가운데서 시작되어
사종무애법계四種無碍法界를 돌고돌아
다시 중앙에 이르러 끝을 맺는 의상의 법성게
법法에서 시작해서 불佛로 끝을 맺고
이 불에서 다시 법으로 이어지는 해인세계입니다
이는 마치 바퀴통에서 바퀴살을 통해
바퀴테에 중앙의 힘이 전달되고
바퀴테에 박힌 바퀴살의 다양한 힘이
역시 바퀴살을 통해 가운데 바퀴통에 이어지는
힘의 이완과 긴장의 연속성과 같습니다
해인도에서 표현하는 화엄의 세계와
이《천자문》구곡진영驅轂振纓의 세계는
승속을 떠나 진리는 이어져있다는 것입니다
바퀴통, 수레, 수레 바퀴, 묶다
곡식, 밀다, 추천하다, 모으다, 맺다
통괄하다, 낱낱의 일을 한데 묶어서 잡다
맞붙다 따위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앞서 얘기했듯 군사軍士의 회초리殳입니다
이 군사의 회초리가 바퀴통 곡轂자 파자입니다
간체자는 이렇게毂 쓰고 있습니다
0511떨칠 진振
바이브래이트Vibrate라는 말이 있듯이
흔들림이고 떨림이고 움직임입니다
떨치다, 떨다, 진동하다, 구원하다, 거두다
건지다. 규휼하다, 떨쳐 일어나다, 들다
속력을 내다, 무리를 지어 날다의 뜻입니다
들어올리다, 열어서 내놓다, 열다
받아들이다, 수납하다, 뽑다, 뽐내다
조사하다, 알아보다, 무던하다, 오래되다
버리다, 내버리다, 멎다 그만두다
홑겹, 한 겹 따위입니다
재방변扌부수에 별 진辰 자가 소릿값입니다
알고 보면 별이야말로 떨고 있습니다
별이 떨고 있다니요
별이 추워서 떨고 있습니까
별이 천적을 만나 두려워 떨고 있습니까
그런 것을 다 떠나 별은 흔들립니다
흔들리지 않는 별은 죽은 별입니다
별이 죽다니요
별이 생명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별도 생명을 가진 존재입니다
가이아Gaia 이론은 지구이야기일 뿐
별에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별이 살았다 죽었다 하지는 않는다고요
천문학자가 아니더라도
지구가 하나의 별이란 사실은
이미 다들 알고있는 공개된 지식입니다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衛星뿐만 아니라
우리 태양계의 허브 태양을 중심으로
쉼없이 돌고도는 행성行星들도 흔들리고
심지어 붙박이 별恒星이라는 태양도
행성들을 데리고 은하계에서 움직입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속도가
초속30km로 음속의 88배입니다
그런데 태양의 공전속도는 얼마나 될까요
지구의 공전 속도에 비해 7배 반이나 빠릅니다
이는 음속으로 환산하면 638배입니다
행성과 위성들을 주렁주렁 거느린 채
이토록 빨리 달린다고 하는 것은
태양과 같은 항성도 움직인다는 사실입니다
옛사람들이 재방변扌에 진辰을 붙여
떨칠 진振 자로 만든 것이야말로
실로 번뜩이는 지혜자라 할 것입니다
열심히 달려가는 수레가 있습니다
수레는 아름답게 꾸며졌습니다
말들도 갖가지로 치장을 했습니다
천자가 탄 수레인데
이들 수레를 중심으로 하여
앞 뒤로 셀 수 없는 많은 수레가 달립니다
길이 거친 게 아니라 말이 끄는 수레입니다
말은 자동차 엔진처럼 조용하지 않고
네 발을 번갈아가며 내딛는 까닭에
수레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수레가 흔들림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바라보는 자가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속도等速로 달리는 자는
제 속도도 느끼지 못하며
다른 수레의 흔들림이 보이지 않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자이기에
흔들리며 달리는 수레가 보입니다
전에는 생각했습니다
'움직이는 사물을 어떻게 재지?'
움직이는 사물을 재려면
재는 사람은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고 보았지요
어느날 드러머를 보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드럼을 이해하려면 드러머와 같이
마음이 함께 두드리고 움직여야 한다고
뉴트리노中性子를 재려면
스스로 뉴트리노가 되어야 하고
중생을 교화하려면
중생의 마음이 되어야 한다고요
0512갓끈 영纓
갓끈纓은 소재가 실糸입니다
실로 짠 갓끈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두 가닥으로 내려와 턱밑에서 묶습니다
갓끈에 신분의 높낮이가 표현되지요
천자의 갓끈이 다르고
제후의 갓끈이 다르며
처사處士의 갓끈이 다릅니다
모양새가 다르고
컬러가 다르고
소재가 다르고
길이와 굵기가 다르고
갓끈에 놓은 수가 다 다릅니다
머리 위에 꽂은 소녀女의 꾸밈賏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갓끈입니다
-----♡-----
가수 윤형주의 [조개 껍질 묶어]
조개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물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저 멀리 달 그림자 시원한 파도 소리
여름밤은 깊어만 가고 잠은 오질 않네
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아침이 늦어져서 모두들 배고파도
함께 웃어가며 식사를 기다리네
반찬은 한 두 가지 집 생각 나지만
시큼한 김치만 있어줘도 내게는 진수성찬
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밥이 새카맣게 타버려 못 먹어도
모기가 밤새 물어도 모두들 웃는 얼굴
암만 생각해도 집에는 가얄텐데
바다가 좋고 그녀가 있는데 어쩔수가 없네
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라
06/14/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첫댓글 스님!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가듯.....
잘 새기겠습니다!
스님!
우산 사진을 보니
올해는 장마가 언제 올려나
궁금해집니다!
오늘은 법문을 보고
집을 나섭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갑수 거사님. 파이팅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6.14 0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