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석천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원으로 일하던 노동자가 부당 해고를 당했다며 경기도 교육청에서 3일간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 교육청과 부천교육지원청, 부천석천초등학교 당국이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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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엄명환]28일 밤, 경기교육청 2층에서 농성 중인 조합원들 |
일은 그대로, 사람 줄어 노동강도 강화
지난 27을 밤 부천석천초등학교(이하 석천초교) 무기계약 해고자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이하 학비노조) 부천석천초등학교 분회 조합원 10여명은 “김상곤 교육감이 나서서 부당해고 해결 하라”며 2층로비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학비노조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석천초교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해 12명의 노동자중 1명 해고 방침을 밝혔다. 급식실 배치기준에 따르면 학생수 1600명 당 11명의 조리원을 두도록 되어 있는데, 석천초교 측은 2012년 학생 수가 1,530으로 줄어 11명으로 맞추기 위해 1월 31일 1명을 해고통보 했다.
학비노조에 따르면, “석천초교는 해마다 학생수 감소로 2009년 14명이었던 조리원이 매해 1명씩 해고되 결국 작년 12명이 일을 해 왔다. 하지만, 일은 똑같고 사람이 빠져 나가 오히려 노동강도가 강화되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을 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명이 또 해고 된다면, 급식실과 교실 공동 배식을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는 훨씬 높아 질것”이라며,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급식경비 예산이 학교측의 주장대로 식품비 75%, 인건비 14%, 운영비 11%로 집행 했을 경우 2012년 예산에서 인건비 1,000만원이 남는다”며, “석천초교는 2011년에도 인건비 1,800만원이 남아 결국 인건비를 식품비로 전환했다”며, 1명당 80만원의 임금을 받는 조리원 노동자를 계약 못할 이유가 없음을 주장했다.
교장의 의지가 고용유지 여부, 교육청-학교 책임 떠밀기? 교육청 관리감독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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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엄명환]28일 오후10시 50분경 석천초교 조리원들의 농성 소식을 듣고 지지방문 온 사람들을 교육청이 정문을 잠그며 봉쇄 했다. 이에 항의 하고 있는 조합원 |
학비 경기지부에 따르면 “석천초교장은 경기도 교육청의 급식실 배치기준보다 많은 인원을 배치하면 감사를 받는다 했으나, 부천교육지원청(부천지청)은 ‘그런일 없을 것’이라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도교육청과 부천지청 담당자는 ‘이 문제는 교장의 재량이다. 충분히 설득 할 수 있다’고 말하며, 해결을 약속했었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학비 경기지부에 따르면 “부천지청은 ‘국고지원이 4명 분이 되어야 하지만, 노동강도가 강한 것을 고려해 5명분을 지원하고 있다’며, 1명 고용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며, 해고가 부당함을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하지만 정작 도교육청과 부천지청 담당자들은 석천초교를 방문해 오히려 해결은 커녕, 학교장의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며, 학교측과 도교육청이 책임을 미루고 있음을 규탄했다.
학교 측이 ‘해고안하겠다’ 약속 어기고 해고통보 등 비상식적 행태 보여
석천초교 학교측과의 교섭, 면담에 참여 했던 윤행연 학비노조 경기지부장은 교섭 과정에 대해 “12월 학교당국의 해고 방침을 알고 대화요청을 했다. 하지만 교장은 이를 거부 하고 만나주지 않았다. 1월 16일 행정실에 교장면담 공문을 발송 했지만, 그 또한 교장이 아프다는 이유로 성사 되지 않았다”며, 학교가 대화를 하려 않았음을 토로 했다.
이어 “1월30일 인사위원회가 오후에 예정 되어 있어, 오전에 교장, 행정실장과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교장은 노조측의 대화 요구에 ‘해고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31일 해고통보를 했다”며, 교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음을 성토했다.
윤행연 경기지부장은 “학교측은 2월 2일 학교운영위원회를 개최해 놓고 참가한 학부모에게 ‘규정상 10명을 고용해야 하지만 11명을 고용하겠다’며, 운영위원들의 의견을 듣는 듯 하면서 사실과 다른 말로 운영위 결정 사항을 만들었다”며, 석천초교가 말바꾸기를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학교측은 학부모 20여명을 급식에 참가시켜 감시하게 하고, 10분단위로 업무내역을 보고 하게 하는등, 비상식적 행태로 탄압을 지속해 왔다”며, “더군다나, 내년 계약 때 ‘노동조합 주동자를 찾아 해고하겠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해왔다”며 학교측의 행태에 분노를 표출했다.
마지막으로 윤행연 경기지부장은 “학교는 해고불가를 이야기 하면서, ‘경기교육감의 의견을 들어 온다면 바꿔보겠다’고 말했다”며, “이제 김상곤 교육감이 이문제를 해결할 때다”며, 김상곤 교육감이 나설 것을 요구했다.
매해 되풀이 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교육청 해결의지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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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교육청 로비에서 기자회견 하는 참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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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10시 경기도교육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하려 하자 교육청 직원들이 참가자들을 제지해 몸싸움이 일어 났다. 이로 인해 기자회견이 30분 가량 지체됐다. |
학비노조 경기지부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29일 오전 10시 30분경 경기도 교육청 로비에서 ‘석천초등학교 고용안정 정리해고 해결’을 위해 김상곤 교육감이 나서야 함을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송정현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매해 1~2월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가 해고의 불안에 시달린다. 50, 40대 학교비정규노동자 수 천명이 해고의 기로에 서있다”며, 학교비정규직 해고 문제가 매해 반복 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 도육청의 혁신학교 등의 정책은 학교 구성원이 함께 누릴수 있어야 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합리한 노동현실을 경기도 교육청이 바꿔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그는 “교육의 장소에서 아무런 죄책감 없이 공공연히 해고를 자행하는 현실에 분노 한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석촌초교로 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당사자 이진희 씨는 “3년을 일하면서 처음에는 일이 노동강도가 강해 무척 힘들었다. 차츰 익숙해 지려니까 해고 통보를 했다. 무기계약직 이라 하지만, 현장에서 고용 보장은 전혀 이뤄 지고 있지 않다”고 토로 했다.
그는 “일은 힘들지만 자긍심을 갖고 일했다. 하지만, 학교측은 해고를 너무나 쉽게 생각 한다. 정말 무섭다. 그리고 전혀 회피의 노력은 해보려 하지 않는 것에 화가 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부천석천초교 행정실과 도교육청, 부천교육지청의 의견과 사실확인을 위해 전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의 회의 참석과 출장 등의 이유로 통화 되지 못했다. 하지만, 도교육청과의 통화 과정에서 담당부서 직원들이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고 해, 이번 부천석천초교 건과 관련된 대책회의가 진행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65190&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