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cctv사건으로 불리는 지난해 롯데 사태에 대해 이문한 전 운영부장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최하진 롯데자이언츠 대표이사가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거기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운영부장 통해 감독에게 지시하면 분명히 전달하고 수행결과 여부를 보고해야 한다"
"일선에서 직무 수행하는 감독이 보고까지 하려면 번거로우니 운영부장이 (대표의) 지시사항을 출납하는 것이다"
"대표의 지시사항이 반영되기 어렵다면 왜 그런지를 확실하게, 또 예의를 갖추어 보고해야 한다"
요약하면, [대표이사가 선수단 운영에 일일이 간섭했다]는 것이 야구계에서 롯데를 비판한 주요 논리인데
롯데 고위층은 (적어도 당시 대표이사는) '대표이사가 감독한테 지시하지 그럼 감독이 지시하냐?' <---이런 생각을 갖고 있네요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한국에서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모두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팬들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감독, 그리고 프런트 일부를 [선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단의 단장-사장-대표이사는 잘 보이지 않을 뿐더러, 팬들이 그렇게 크게 신경쓰는 존재도 아니죠.
우리는 99년 우승 당시 감독이 누구였고 수석코치가 누구였는지 기억하지만
2007년 포스트시즌에서 싸울 당시 구단 단장과 사장, 대표이사가 누군지는 모르니까요.
그러나, 모기업에서는 결국 야구단을 구단의 여러 계열사 중 하나, 혹은 홍보창구로 여기고
감독이든 선수든 모두 자신들의 지배력 아래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현실적으로 그렇긴 하겠죠.
가끔 구단주가 프로야구단을 방문하는 일이 있습니다.
삼성 이재용이 그렇고, 과거 한화 김승연 회장도 야구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한 바 있죠.
경기 끝나고 샤워도 채 못한 선수들이 일렬로 쭉 서서 구단주와 악수하고
마지막으로 코치들과 감독이 구단주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한 다음
구단주가 흐뭇한 표정과 은혜로운 몸짓으로 봉투(금일봉)를 내밉니다.
과거 김승연 회장이 바로 그런 분위기에서 "태균이 잡아올게" 하고 김태균을 복귀시켰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행사들은 대개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됩니다.
라이온즈 팬들이 가득 들어찬 삼성의 홈구장, 이글스의 오랜 팬들이 있는 대전 구장이 아니라 잠실에서요.
이유는 딱 2가지겠지요. 구단주들이 서울에 있으니까, 그리고 잠실에 기자들이 많으니까.
야구단을 운영하려면 돈이 들고
그 돈이 결국 모기업에서 나오니까 어쩔 수 없는 힘의 논리겠지만
결국 프로스포츠단은 그룹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조직인가봅니다.
첫댓글 안타까운 현실인거 같아요..
우리나라는 사실 프로스포츠단 운영의 목적은 "구단홍보"에 있죠.
이것땜시 그리도 빈볼시비를 확대하는거임.
어쩌면 재균이 맞을때 구단에서 문자 왔을거임 감독 오래하고 싶으면 무조건 일을 크게 만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