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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유리조각마냥 차갑고 날 선 마음도 어느새,
재가 되어 공허한 허공을 나부꼈다
석달째 네 연락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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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
정신이 아찔했다
형체도 없이 일그러진 남자의 사체는 그저 고깃덩이마냥 뭉개져있었다. 자신이
돈게 아니라면, 눈 앞에 저것은 '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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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
박수갈채에 귀가 멀어버릴 듯 아찔했다
명확하지 못한 시야 안에 희뿌연 무언가 보였다
수없이 다시 봐도 분명 존재한 것은, 살아있을 리 없는 '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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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하루하루 그대 생각에 말라가는데
하루아침에 남이 되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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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하
정이 많아서 내어주던 마음이 아니었다
준적도 없던 내 마음 한 켠 내어주니,
하루도 본 적 없었던 것 마냥 애석히 떠나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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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박사님이 어떤 악행을 저질렀는지,
유리같은 당신의 양심을 알겠죠
천박한 들창쥐들에게 룰이 있겠냐만은, 최소한!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그건 알고 있잖아!
유천이 기이하게 억눌린 비명을 내질렀다
*
정수정
정수리부터 검붉은 핏물이 줄줄 흘렀다
수화로는 멀리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달 할 수 없기에,
정신이 멀어져 가는 와중, 벙어리라는게 사무치게 고통스러웠다
*
김종대
김새는 소리 하지마
종잇장같은 모성애가 웃겼다
대학때 까지 부모가 올 자리에 한번이라도 온적이나 있어?
종대는 비틀린 목소리로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
팽춘자
팽배한 실내의 살기에 소년은 몸을 떨었다
춘풍이 흘러오는 실내는 이질적이리만큼 모순적이었다
자맥질하며 미친듯이 두근대던 심장도 잠시, 발걸음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소년이 안심하고 한숨을 내쉰 순간 낄낄거리는 소리와 함께 미친듯이 뛰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
김철철
김영감이 그새 죽었어, 할머니의 목소리는 덤덤했다
철분 과다 였다디?건강챙긴다고 약을 그렇게 먹더니...
철분이 그 양반을 죽였을 지 누가 알았어...
그때서야,할머니가 덤덤하게 흐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
강슬기
강물에 흘러가던 물살을 바라보던 소년은
슬피 우는 목소리를 좇아 걸었다
기묘한 광경이었다. 하반신이 없는 소녀는 마치 인어같았다.
*
김종현
김교수님, 소문 들었어?
종강이 일렀던 이유가 스캔들 K교수가 김교수래
현실감있는 소리좀 해 젊고 잘생겨서 가십거린 건 알겠는데 김교수님은 남자...
그러니까 스캔들이 난 거야. 배우P군 열애중 그런데 상대는 교수인데 충격적인 사실이 숨어있다.
강의실이 싸해졌다. 모두 김교수가 휴대폰을 달고 살던 걸 기억한 탓이었다
*
박수영
박하사탕을 진짜 싫어했는데,
수감생활도중 그것마저 달콤했다
영원할 거 같던 교도소도 안녕이었다.
바야흐로, 출소날이 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
오세훈
오리발을 내밀던 더러운 잇속을 채우던 남자는,
세세한 거 하나하나 꼬집던 딸뻘 여기자를
훈계를 가장한 맹비난을 던졌다. 돈이란 참 더럽고 찬란했다
*
김지수
김이 서린 유리창을 손가락으로 긁었다
지워도 지문이 남는 유리창 처럼,
수없이 잊으려 해도 하게 되는 기억이 있었다
*
지창욱
지나간 일들이라고 무시하려던 목소리에 이성이 휘발됐다
창부처럼 앙앙대며 교태를 부리던 목소리는 싸하게 굳어
욱하는 심정을 막을 겨를 없이 남자는 총부리를 젊은 여자의 머리에 갖다 댔다
*
공찬식
공원은 지나, 미친 듯이 뛰었다
찬 바람에 얼굴이 할퀴는 듯 했다
식별도 잘 되지 않는 아주 어두운 밤, 소년은 드디어 '그것'을 발견했다
*
김지원
김칫국들이키는 소리인줄은 알았지만,
지금껏 희망한조각 없는 상황에서
원치 않던 악순환의 끝이 보일 듯 하여 무기력했던 눈이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
황자도
황달이 낀 죽음의 그림자가 성큼 다가온 눈을 바라보았다
자기가 한 일 그대로 돌려받는 거 잖아,
도리는 다 하고 죽어야지. 병상누워있는 늙은 사내를, 젊은 남자는 그저 차가운 시선으로 쏘아보았다
*
양요섭
양호실엔 알 수 없는 콤콤한 냄새가 났다
요양을 하다가 다시 학교로 온지 얼마 안됐는데,
섭섭해할 엄마보다 까무룩한 시선은 그저 죽음의 공포로 사지가 미친듯이 떨렸다
*
정영훈
정말 이상한 소리를 하는 남자였어요,
영혼을 판다던 사내였다지요?
훈이 엄마가 그러던데, 바람난 남편의 영혼을 팔겠다기에 오천원에 샀댔나 근데 그날 저녁 교통사고로 훈이아빠 그렿게 가고 왠 붉은 보석이 안방에서 발견됐댔나...소름돋아서 원
*
오세훈
오리발만 내밀던 요식업 공장 악독한 사장은
세간의 소문을 유리하게 이용하던 것도 잠시,
훈제육포 공장 라인하나에서 나온 것들이 구더기범벅인 채인지라 구치소를 면치 못했다
*
이채린
이로운 일은 안해 그게 나한테 득이 되면 모를까
채권이 바뀔거야 주총도 멀지 않았고 잘들어 중국
린샤에 담배공장이 이제 하나 없어질 거야 아마 누군가 방화해서 일테고 손실액이 얼말까? 자 그럼 다시 묻지 나랑 일하겠나?
*
차학연
차는 아무 문제 없었다. 하루아침에 엔진에 문제가 생겨서
학교앞 가드레일을 받고 뒤집혀
연기투성이로 터져야 하기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 순간, 첩자가 있다던 박전무의 말이 생각났다
*
김종인
김선생이 그러대,아가 문제가 있어가
종일 그 소리에요? 며느리는 앙칼지게 말했다
인간이가 갸가 병신이지...서방잡아먹는 년이 아주 자식새끼까지 잡아먹으려고...반푼이 형은 병신이라는 말도 모르는지 고개만 갸웃댈 뿐이었다. 집이 미친듯이 싫었다
*
한상혁
한기가 도는 실내는 삭막함 뿐이었다
상은 차려놓은 채로 싸늘히 식어있었고,
혁명이라는 불온서적을 읽었다고 왔다고 잡혀간 형이 닷새만에 엄마는 쓰러졌다.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
이진기
이리 오라고 부르는 목소리를 따라가면,
진 사람이 꽃을 꺾어오라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기다려달라는 목소리를 다시 쫓다 눈을 뜨면 그저 칠흑같은 악몽이었다는 걸 또 다시, 깨닫는다
*
오세훈
오랫동안 잊혀진 이름이 입 안에서 맴돈다
세월이 흘러도 잊지 못할 그 이름은,
훈훈하지 못한 퇴색된 비틀린 억눌림이 담긴 저주와 으르렁거리는 듯한 어린 사자의 비명을 닮았다
*
전지현
전화를 받지 못했다
지각을 하기도 전에 몸이 널 기억하고 전화를 무시했다
현재를 애석해 하지 말아줘, 네가 몰아치지만 않았어도 ...
듣는 이 없는 변명이 빈 거실을 맴돌았다
*
이지은
이기고 싶어했잖아 언제나
지니까 기분이 어때 나같은 거 한테
은인이라고 비꼴 땐 언제고 눈빛으로 사람 죽이겠다?
*
이정환
이상하게도 몸이 떨렸다 음악을 듣지 못할 청각대신,
정신이 온 감각을 뭉그러뜨리는 동시에 첨예하게 뒤섞인다
환영같은 쾌락은, 청각을 닮았다
*
송민호
송신되지 못한 문자를 지웠다
민 문자보관함엔,
호락호락하게 잊혀지지 않던 기억탓에 눈물을 토했다
다시, 후회다
*
이승훈
이유모를 떨림이 온 감각을 뒤덮는다
승리감에 도취된 듯한 마지막 오르가즘은,
훈계조로 떠들던 그 남자의 목소리를 닮은 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비로소야 그 남자에게 은연적으로 욕정을 품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
도경수
도화꽃 앞에 서 있던 넌 복숭아꽃처럼 숭고했으나,
경박하게 젖은 눈매는 남자를 유혹했다
수수한척 숭고한 척 하는 얼굴이 퍽 재수없었다 화냥년의 자식다운 얼굴이었다
*
민윤기
민사소송이 마무리 될 즈음,
윤리적인 판단에 따라 의견이 갈리던 소송을 맡게 됐다
기복도 잠시, 어차피 이땅엔 천사도 사탄도 없기에 완벽한 해답은 없다는 생각이 들자 맘이 편해졌다
*
이하이
이리떼 같은 그르릉거림이었다
하루아침만에 온 몸을 뜯긴 들소처럼,
이를 딱딱 부딪히며 떨었다. 세상은 정글이었다
*
육성재
육욕이 일었다
성한 몸뚱이가 아닌데도,숫사자마냥 남자는 그릉소리를 낼 듯 했다
재밌는 걸 찾았다는 듯히 남자는 눈을 번뜩인다
*
정진영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소년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다
진짠데 소년은 해실히 웃었다
영결식이 끝나고, 뒷마당에 발견된 유골이, 그때서야 소년의 결백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
이태민
이기심으로 똘똘뭉친 소년은,짝궁의 쪽지를
태웠다
민 가슴에 양심도 같이 태웠다
*
이승현
이리떼같은 감정이 불쏘시개처럼 들쑤셔진다
승리감에 도취된 남성이 쾌락에 젖어 있으면,
현실로 그를 데려 온다.주검으로 말이다
*
배주현
배가 통실하게 오른 소녀는,
주관적으로 본 시선이 아니어도 여실히 배가 불러 있었다
현실에 눈물흘린 소녀는, 한강에 잠들키로 하였는지, 눈물로 한강을 만들 기세로 눈물을 흘렸다
*
표지훈
표가 나지 않게 책상을 긁는다
지저분한 책상을 후 분다 교장의
훈화가 끝날 즈음에 미친듯이 웃음이 나왔다 내 뾰족한 저주는 너를 뚫을 것이었다. 다시 쾌락이었다
*
김종인
김이 샐 즈음,
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인사치레도 없이 들어온 네가 우악스럽게 내 입술을 탐하기에 짝,하고 뺨을 때렸다
완전한 끝이었다
*
변백현
변한 마음보다,
백색이었던 마음이 퇴색한 것보다
현재 우리가 더 암울하다는 걸 너도 알것이었다
*
곽진언
곽기( 霍氣 )를 가지고 있던 사내는 먹었던 죽까지 토해내었다
진밥도 넘기지 못한 사내는, 한마디
언질도 없이 까치가 울지도 않았던 어느 겨울, 그렇게 죽어버렸다
*
배수지
배영을 하듯 물살에 몸을 맡겼다
수영을 하지도 못하는 여자의 의도는 뻔했다
지난 과거가 주마등처럼 흘러가면, 완전한 '자유'였다
*
송만세
송사리를 잡던 손이,장면을 지나쳐
만개한 꽃을 쥐고 흔든다, 다시
세월이 흐르고 그 작은 손은 어린 손에게 만개한 꽃을 건넨다
*
김종현
김이 서렸던 창가를 손가락으로 훑었다
종내에는, 안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현기증이 날 만큼 구역질이 일어 창가에서 일어나 자리에서 나가버렸다
*
최진리
최면에 걸릴 거에요, 하나 둘 셋하면눈을 떠요
진짜로 그 사람을 볼 수 있나요?
리듬을 느끼고 눈을 감습니다...하나 둘 셋
*
박찬열
박복한 인생도 이제 끝인 건지 피실피실 웃음이 나온다
찬 바람에 볼이 에일듯 시큰거렸다
열불이 나는 듯한 뚫린 배는 울컥이며 피를 흘리는데 기이하게 웃음이 나왔다
*
김종인
김치가 설익었네, 평소같은 목소리기 구역질 날 만큼 싫었다
종일 집에서 밥이나 해보든가! 앙칼진 목소리가 나왔다
인간흉내 내라고 했지 누가 승질내래? 폐기처분 당하고 싶어? 남자의 눈을 야려보았다 차라리 구모델인데 폐기처분해버리지 고장난 채로 존재하고 싶지 않았다
*
김재중
김빠진 소리를 냈다
재회는 로맨틱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다른 남자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지
*
김민석
김장이 채 끝나지 않아 온 몸이 찌뿌둥했다
민박집에 짐풀었다고 엊그제 연락이 왔던 아들의 연락이 없었다
석달 후에, 그 아들은 싸늘한 주검으로 집을 찾았다
*
도경수
도식화된 문자들은 소년은 시큰둥하게 바라보았다
경우의 수를 다해도 이런 경우가 없었다
수를 다시 더하고 부족한 데이터를 재로딩해도 결과는 똑같았다. 드디어 고장난건가 폐기버튼을, 소년은 귀 뒤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
김종대
김이 피어오르는 붕어빵을 쥔 소년의 손은 참 작았다
종소리가 울리면 엄마가 온댔어. 낯선 남자와의
대화같지도 않은 대화가 뇌리를 스친다. 십년이나 지나서야 알았다. 아비의 얼굴을 본 적이 있다는 것을
*
윤두준
윤선생님이 그러더라구요,민준이가 불안하대요
두근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문밖의 엄마의 말에 집중했다
준비해야겠어요, 무슨 준비일까 짧은 생각도 잠시, 귀를 대고 있던 문이 열리고, 부모를 봤던 마지막 날이 되었다
*
옥택연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소리가 홀 내부를 채웠다
택해서 왔든, 잡혀 왔던 환락으로 가득한 공간은,
연기뿐인 미소였더라도 그저, 황홀함 뿐이었다
*
우지호
우리 그만 하자 불안에 떠는 목소리에 웃음이 나왔다
지금 그딴 말이 나와? 너무 멀리 왔어
호기롭던 말도, 끝이 떨리고 있다는 것이 들리기에 그저 오들오들 떨 뿐이었다
*
김성규
김밥 말아서,우리 소풍가자
성공하면, 우리 작전 성공하면...
규제 장난아닐텐데,요원출신이라서
그래도 살아나가면...다 하자...
*
이승훈
이제 마지막 방아쇠를 당기면, 모든 것이 끝난다
승리에 도취될 틈도 없이 남자는 몸을 틀었다
훈기가 진동하는 실내가 순간 싸하게 뒤바뀐다. 승리도, 패배도 없었다
*
이홍빈
이게 어찌 된 건지 모르겠다 눈을 뜨자
홍매화 꽃잎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핏덩이로 뒤바껴 있었다
빈 머리에는 아무 기억도 없었다. 다만 살아있는 사람은 자신뿐이었다
*
표지훈
표식을 그려놨어
지랄하지 말고 제대로 불어
훈계할 생각은 없는데 말은 다 들어라, 엑스자 표식 만지면 터져 근데 니 이미에 엑스자 그거 뭐냐?
남자는 소름끼치게 웃더니 맞은 편 사내의 이마를 만졌다. 굉음이 들렸다
*
위너
위태로운 세이렌의 노래처럼, 소년은 황홀한 소리로 노래했다
너울대며 나부끼는 흰 와이셔츠는 소년의 얄쌍한 몸태를 드러내게 했다 더럽게 숭고하고 더럽게 선정적인 광경이었다
*
이창섭
이발소엔 털털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기 눈에 들어왔다
창가에 앉은 소년은 멍하게 밖을 쳐다보았다
섭리를 거스른, 자연의 규칙위반을 소년은 인류 처음으로, 바라보았다
*
정수정
정떨어지게 하지말라니까, 정마담은 싸구려 양담배를 고쳐 물었다
수상동에 왠 쌩초짜가 나이트를 냈대?
정말 포주노릇 드럽게 못해 창녀들이 일주일만에 도망을 쳤다더라. 그녀는 문 밖으로 그 이야길 들으면서 사무치도록 부러워했다. 거미줄에서 벗어난 하루살이 나방들이, 부러웠다
*
양요섭
양말을 고쳐신은 반푼이 소년은 멍하게 부유하는 먼지를 바라보았다
요즘 밥을 주던 남자가 오지 않는다 옷을 벗는 일도 없었다
섭섭했다. 아파도 사내의 얼굴이 좋았다 따듯한 품이 좋았다
*
정수정
정말 이게 끝인가 싶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마음을 매만져 보아도
정없는 그대 표정 보아 끝인가 싶더이다
*
김태형
김밥을 말아보겠다며 굽다가,홀랑
태워먹은 것이 부끄러워 숨기니 웃으시는 그대
형형색색의 꽃이 피어나는 듯한 미소였습니다
*
안소희
안경다리가 부러져,우울해 하고 있는데
소갈머리없는 네가 성질을 돋구기에 짜증을 냈었던 것이 기억난다
희롱을하는 것이 아니라 장난을 치고 싶다는 거였다는 걸 십년이나 지나서 고백한 너도 참,어이가 없어 웃었다.
*
도경수
도레미-건반위를 너의 흰 손가락이 돌아다니면,
경험이 없어서 이번 콩쿨은 어려울 거라기에
수를 내보자고 물었다.되묻는 너에게,진정한 권력은 지갑이라고 말한 뒤에 아리송하게 웃었다. 경험은 필요없어 필요한 건 돈뿐이야
*
최승현
최악이 아닐 수 없었다
승질이 뻗쳐서 벽에 유리잔을 던지고 나서야,그 기억은
현실이 아닌 지난 과거뿐이라는 것이 나를 더욱 괴롭혔다.
*
박찬열
박하게 굴고 싶지 않았는데,마음이 가난하니
찬말들만 입밖으로 나왔다
열정이든 희락이든 너무 멀리까지 와버렸다.
*
성시경
성공이 하고 싶었는데,
시간에 쫓기고 돈에 쫓기고
경찰서만 안가면 최악은 아니겠는 인생아니겠느냔 위안뿐이다.
*
신원호
신경이 날카로워진탓이,
원래 이렇지 않았는데 다 네탓이라고 소리질렀더니
호의호식했으면 됐지 양심에 찔리냔 목소리에 그녀석을 찔렀다.드디어 죄책감에 벗어난 완벽한 살인이자, 자살이었다.
*
송만세
송진안에 갇힌 전갈보던 너의 눈이,
만개한듯 들떠 왜그러냐 물으니
세기를 지난 세월동안 만든 보석이니,누군가를 호박속의 전갈처럼 만들 수 있잖아,하는 목소리가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
윤두준
윤기가 흐르던 자신의 까만 애마를 바라보던 소년은
두근대는 심장을 누를 길이 없었다.
준비는 끝났다. 소년은 고삐를 바투 잡았다.
*
김남준
김이 샜다.
남남으로 대하는게 어이없지만 이해는 가서
준적도 없는 마음이 애석해졌다.
*
남우현
남쪽에,따듯한 곳에 우리들의 낙원으로 가
우리뿐인 공간에서,과거는 잊고
현재 우리에게 그렇게 서로 사랑하면서 살자 쫓기지 말자
*
정다미
정말 하얗고 이쁜 꽃이었다.
다과를 담은 쟁반을 놓고 소녀는,
미색으로 물든 꽃들에게 둘러 쌓여 황홀경안으로 흠뻑 젖었다.
*
임시완
임이 그리워 차가운 눈 바닥 위에 발을 동동 굴리면
시린 흰 눈 건너 날카로운 겨울 바람 지나고 나면 그대,
완전히 눈이 녹고 봄이 오거든 그대 내 맘으로 다시 와주실런지,하오
*
2행시
시완
시리도록
완연한 봄이었다
시원한 바람도
완전히 너를 흘려 보내진 못하였다
시간이 너무 지나,모든게 잊어도 잊혀저도
완벽히 너의 손짓 눈짓 발짓 미소 무엇하나 잊혀지지 않았다
시린 바람과 너,
완전한 이별이었다
*
종인
종일 네 생각이 나,
인화하지 못한 필름들을 태웠다
*
다라
다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라벨에 써진 이름을 버리지 못해 결국 너를 잊지 못함을 인정해야 했다.
*
세훈
세상에 너처럼 내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이, 또 누가 있을까?
*
경수
경주 수학여행 마지막날,
수년이 지나도 잊지 못할 그날이 서글펐다
*
종대
종이 울리면,새 지저귀듯 네 목소리가 들리기에,
대답이 없어도 좋아,네 목소리를 음악듣듯 빠져 있었다.
*
민석
민 허허벌판 같은 마음 한켠
석연치 않은 우울도 그저 스산한 흔들림 일 뿐일까,
*
현우
현실에 부딪혀 주저 앉아 눈을 감자,
우악스런 네 웃음소리가 생각나 다시 웃었다.
*
찬열
찬 바람이 얼굴에 휭 휭 불어 시리기만 한데,
열이 가슴에 자꾸 오르니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
요한
요즘 이리 내 마음을 갈대처럼 만드니,그대가
한강 근처에 심겨주어야 할 거 같습니다.
*
디오
디비자라고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오빠인 척 하는 것임을 알아서 웃음이 나왔다.
*
지용
지난 여름,너를 잊지 못한 내가 너를 찾아가지 않은게
용하기만 하였다.
*
우빈
우산 아래 날카로운 빗방울 소리가
빈 심장 한켠을 대변하기에 그저 우린 눈을 감았다.
*
피오
피가 울컥울컥 심장을 타고 흐르는 데
오랜 시간 서러운 임,찾아오지도 않으시더이다
*
슬기
슬피 울기만 하던 새였는데,
기분 좋게 지저귀니 아 바야흐로 생명의 계절이었다.
*
진환
진심을 다해 너에게 말을 하니 돌아와 주던 너는 그저 기분 좋은
환상일 뿐이었다.
*
준수
준비는 익숙하지만,데이트 준비는 떨려
수건을 꺼내 꼼꼼히 물기를 닦았다
*
현식
현실이 벽인 그대가 나와 단 둘이
식사를 하고 있다니요,
*
민혁
민둥산같은 마음이 탄로날까,괜시리 애먼 그대의
혁띠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
시우
시리고 추워 발걸음을 떼니,
우울하던 기분이 가시도록 꺄르륵 대는 그대의 순진한 웃음소리가 들리기에 걸음을 멈추었다.
*
민호
민망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내리면,
호감이 없느냔 그대의 목소리에 그저 벌개진 얼굴로 고개만 돌릴 뿐입니다.
*
찬식
찬 바람에 언 손을 녹이면,
식상한 방식으로 처음 작업을 걸던 네가 생각나 웃음이 흘렀다.
*
지원
지우려 해도 잊혀 지지 않던 기억은
원해도 추억이 되질 않았다.
*
지은
지지대가 무너지던 느낌뿐이었고
은혜가 아닌 배신이었다.
*
윤호
윤회를 거듭하여 항상 만난 다던 내님,
호락호락하진 않겠지만,언제나 그대였으면 합니다.
*
지호
지난 목소리가 참 애달퍼,못 본척 지나가려다
호수같은 그대에 빠져 숨을 못쉬겠습니다
*
재중
재수가 오늘은 이리 좋으니
중간에 달빛 아래 그대와 담소를 나눌 수 있겠습니다.
*
타오
타인이었던 낯선 향내는
오랜 시간동안 켜켜이 쌓여 우린라는 봄내가 되었습니다.
*
예인
예전과 다른 향내가 나는듯 해
인상이 쓰이니, 정말로 네가 돌아섰더는게 느껴져 속이 쓰렸다
*
정국
정말 향기로운 미소이기에,향내를 따라가니,
국화꽃 다발을 든 그대가 있었다
정말 맑고 해맑은 미소이기에,
국화꽃에 싸인 그 미소,국화 향내를 이기지 못해 그 해맑은 미소 너무 깨끗하여 보는 이에겐 피눈물이 흘렀다
*
성재
성에가 낀 유리창을 손가락으로 쓸면,
재가 된 마음에 얼어 붙은 네가 보였다.
*
종석
종일 그대 눈빛 생각뿐이니,
석류마냥 붉은 그대 입술에 입술도장 한번 찍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
재원
재즈여가수의 울어버릴 듯한 노래가 들려오면,
원하고 원하던 그대가,무대를 등지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보검
보석도 너보다 아름다울까,황금이 너보다 반짝일까 그대는
검소하기만 하거늘,이리 아름다운지요
*
다솜
다섯 마리의 꼬물대는 강아지보다 당신이
솜털처럼 보송보송하고 사랑스럽다는 걸 알까
*
진우
진실의 벽엔 암담뿐일지라도,
우려는 어차피 현실이었다
*
용국
용서가 안되는 일이라 다짐했는데,
국면한 현실은 너에게 또 시달리고 있다는 현실이었다
*
태일
태엽이 미친듯이 돌아가고,낄낄대는 소리에 소름이 끼치면
일분 일초가 째깍돋는 소리에 어둠속에 마음이 급해졌다
*
지민
지우개로 열심히 벅벅 지워보았지만,
민 종이가 아닌 너의 이름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해 그냥 종이를 구겨 버렸다
*
비범
비가 너무 많이 오기에 오한이 들 즈음, 나의
범위 안에 더이상 너가 없기에 더욱 춥다는 걸 느껴 그저 그저 흐느꼈다
*
택배상자가 즐비한 방안에서 난 네가 준 선물들을,
운이 안좋았을 뿐이라며 미친듯이 그르릉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불을 붙였다
*
호석
호감이 가기에 흘끔 거렸는데,
석탑 근처에서 그대 걸음을 멈추시더니, 그대 밥한끼 어떻냐고 묻기에 좋다 대답하였지요
*
태연
태어나기도 전에 피어나기도 전에 꺾이어,
연이 닿으면 다시 보자 일러 새싹은 언 땅안에서 눈을 감았다
*
승현
승객이 거의 다 내리고 마지막 노선을 향해 갈 즈음,
현악기소리가 갑자기 을씨년 스럽게 전차안에 퍼지어 놀란 운전수가 고갤 돌려 보니, 아무도 아무도 없었다
*
규현
규정에 어긋나던가요
현실이 그렇다면 저는 환상안에서 그대와 살겠습니다
*
진리
진실을 알려준다던 어리고 소름끼치는 목소
리를 따라가 보면
현실이 아닌 듯한 울렁거림이 느껴지자 그제서야 산에게 홀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
주현
주홍빛 입술이 위험하여 뒤로 가라 이르면
현재인지 과거인지 미래인지 의심해보라던 목소리가 생각이 나 순간 소름이 돋았다
*
영배
영화같은 일이었다 인천에서 마주쳤던 우리가 이탈리아 베네치아 같은
배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던가
*
루한
루머일 뿐이라고 생각하였는데
한사람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기에 소근거림을 멈추었다
*
홍매화 앞,그날 눈이 오면 만나자 하였는데, 그대
빈 마음에도 가느다란 홍매화 가지 앞에도 오지 않더이다
*
태형
태아처럼 늘 몸을 말고 있던 사내를,
형사는 아무 말 없이 손으로 눈을 감겨 주었다
*
가영
가만히 있어도,나부끼던 꽃망울은
영원을 약속하던 것도 잠시, 향만 애석히 남은 마른 꽃 이파리를 떨구었다.
*
민지
민머리를 그저 손으로 더듬던 비구니는,
지난 과거 속에 속세와 두고 온 아주 어렸던 기억밖에 없는 아들과 바야흐로 마주했다.
*
소희
소리가 들렸다 나른하고 조용한 소리는 그저
희비가 뒤섞인 쾌락뿐이라,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었다.
*
예진
예술말이야,어차피 사람이 예술이야 너든 나든 담배 연기를 뱉어내는 입을 보면,
진정으로 예술은 말라붙은 캔버스가 아닌, 바로 살아 있는 네가 예술이었다
*
유진
유하게 말했었는데,화를 내지도 않았는데
진짜로 사랑한다 한건데,넌 왜 미동도 없이 그냥 딱딱하게 잠만 자?왜?
*
윤아
윤리적이지 않대 우리가.너랑 나랑 사랑하는게 한명이
아이도 아니고 둘중하나가 결혼도 바람도 아니고 단지 우리 주민등롱번호가 1로 시작한다는 이유는 너무 가혹해...정말...
*
재환
재활훈련이 쉽지 않았다 몸은 낫고 있지만
환영을 보는 머리는 다리를 점점 굳게 만들고 있었다
*
태균
태우던 사진을 허겁지겁 꺼낸 남성은 주저앉아 울었다
균일하지 못한 사진 테두리는 탄 자국이 여실했는데, 해사하게 웃고 있는 소년의 얼굴이 보였다
*
니엘
니가 미웠던 건 아니었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추락할 걸 알면서도, 죄책감 느껴할 널 알기에 탔다
*
백현
백열등이 깜박대며 빛을 부서지는 소리를 냈다
현실을 깜박 잊었을 때, 네 입술이 보였다
*
성열
성질을 죽여도 되는 일인데 항상 넌
열을 내며 오만상을 찌푸리곤 했다
*
지코
지나간 일이라,잘 생각은 안나지만
코가 찬바람에 벌개져서 훌쩍이던 건 잊혀지지가 않았다
*
지디
지우고 싶었던 사진들은,
디지털 카메라 메모리칩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저 인화한 사진을 그저, 태울 뿐이었다
*
빅뱅
빅세일이 한창이었다 사지도 않을 물건을 바라보고 있는데
뱅그르르 돌며 신발코에 닿은 그 사람이 자주 마시던 홍차통을 줍고 일어나,홍차를 사야겠다 싶었다
*
동완
동시간대에 똑같은 곳에 있었어도
완전한 인연은 없다고 그저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
경수
경험도 없는 어린 소년은,
수를 냈다 영악하지만 페어플레이가 아닌 건 아니었다
*
디오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 내리면,곧장 걸어
오거리쪽에서 좌회전 하면. 잊고 살았던 '그곳'이었다는 것이 이제서야 기억났다
*
지호
지랄맞아서 때려치자고 했다
호랑이처럼 으르렁거리던 너는,곧장 고양이처럼 등을 보였다
*
레이
레쟈바지는 꽤 낡아보였는데 그런대로 히피스러웠다
이상하진 않았다 소년이 아름다운 탓이기 때문일것이다
*
바비
바라만 보는 것도 아까웠던 들꽃은, 우악스러운
비 때문에, 그렇게 꺾이고 잠기어 죽었다
*
예인
예전부터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인연이 다한 다는게 사별일지 이별일지, 다시 말해 너와 죽어서야 이별할 수 있을지 묻고 싶었다
*
위너
위험한 어린 소년의 눈빛은,
너의 탓이라던 소년의 말때문일 것이다
*
한빈
한기가 돌았다,
빈 마음속에.
*
성재
성운이 아름답던 건,
재같은 별가루 탓일 것이다
*
카이
카센터에서 불이 났는데,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
종인
종이가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인기척이 없었는데, 누군가 무언가를 없애고 있었다
*
윤아
윤기가 흐르던 소녀의 긴 머리칼은,
아집 한번에 속절없이 잘려나갔다
*
진리
진심으로 네가 혐오스럽기에 네가 건넨
리본을 네가 보는 앞에서 태웠다. 기분좋아?어때?
게녀이름 이행시+최애이름 이행시=사행시
영민하던 어린 아이는
민첩함도 잠시,주저하며 증거품들 중 열쇠를
택하기에,모자를 놔두고 왜 그러는지 몰라 묻자
운동화가 까만 남자가 아니라,열쇠를 쥐고 있었던 남자가 여자를 죽였으며 열쇠는 지하의 열쇠라고 증언했다
*
예민한 상태고 짜증도 나서,
리듬을 타던 너의 등을 딱 때렸다
요상하단 눈으로 날 보던 네가
섭섭함을 내비치는 것도 잠시, 눈치를 깐 표정을 했다. 그날은 여러모로 짜증이 난다
*
푸념을 늘었놓던 엄마가 늘 항상 끝말에
름름하게 커야 한다고 했었다
정말 궁금했던 말들은, 크고 나서야 엄마가 탈북자이며,북한 말이라는 것을
국면하자,름름하다라는 말이 늠름하다라는 북한어라는 것을 알았다.
*
고맙단 말들이 푸른 물에 씻겨 내려간다
은빛호수에 뿌려주지 못해 미안해
시월이 끝나기 전엔 같이 있어준 다던거 못지켰으니까 나무라진 말아줘
완전히 실감이 날 때 까진 아주 오래 걸릴 거 같다
*
민첩한 머리도 기계인지라
경미한 실수 하나에 데이터가 엉망이 됐다
경박한 욕짓거리를 내뱉던 사내는,완전히 로봇이
수틀리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망치로 머리를 부쉈다. 마치 살인을 하는 풍경이라 오한이 들거 같았다
*
미비한 국화꽃 향수가 콧등을 때린다
소리도 없이 그렇게 져버린 꽃이 슬펐다
종일 한마디 없이도 나눴던 시선은, 장례식장
인파 뒤로 그렇게 마른 꽃잎 하나하나 그렇게 슬픔으로 흩뿌려 졌다
*
동파에 얼어붙은 수도관보다,
주말에 나가던 교회를 나가지못해 받지 못하던 쌀보다
창가 너머로 보이던, 차가운 시선이 아팠다
민중이라는 단어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을 포함할 터였다 나는 인권도 보장받지 못한 최하위층이었다
*
지구 반바퀴만 걸어가고 싶다
원치 않던 이별도,
태어남도 같았던 우린데,
현실은 왜 반 바퀴 돌아 너를 바라봐야 할까
*
찬 바람이 분다
열꽃 하나 지지 않은 얼굴인데 넌 왜 없는지
혜성처럼 반짝였지만, 넌 혜성 만큼 빠르게 내 곁을 떠났다. 나의
은하는, 아직 너라는 혜성을 기억한다
*
지지하던, 내 모든 것을 이루던 것이 사라졌다
현실자각도 전에 내려앉은 모든 것에 어안이 벙벙했다
종일 네 생각으로 뒤척이는데도,
인기척 한번 없는 너때문에 난 또 그렇게 무너져 내렸다
*
승려는 합장을 하고 젊은 여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현실이 이래서 그래요,변명처럼 이어지는 여자의 오른 손엔 아이스크림을 물고 있는 네댓살짜리 아이가 있었다
상황을 장황하게 말하던 여자는 끝내 울며,
혁띠로 맞은 아이의 등을 보여주더니 늙은 승려에게 아이를 잘 부탁한다고 말하더니 급히 사라졌다
*
채이고 채이는 돌멩이 보다 네방엔
원고지가 더 많게 보였다
요깃거리를 들고 오면,
섭취할 시간도 없이 타이핑을 하던 손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다
*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지 않는 다 하여 존재를 부정한다면 호흡의
경험마저 부정하는 것이라 역정을 낸 남자는 끝없는 대화의
루트에 넌덜머리가 난다는 표정을 했다
한심하단 세간의 시선보다 이 엄청난 과학적 발견을 모욕당한 남자는 소리를 질러댔다
*
서리가 낀 창가를 손으로 쓸었다
현미경으로 보면 이것도 눈가루처럼 보일까 싶어 공상도 잠시,
세상의 차가움을 딛고 돌아온 네가,
훈기 어린 나의 방으로 그렇게 들어왔다. 봄이 멀지 않은 어느 겨울날의 일이었다
*
다 해진 낡은 점퍼를 여미던 소년은,
정 붙일 곳 없는 사람들의 품보다
민족이니 혈연이니 핏대를 세우던 학자집안인데도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자신을 미루던게 생각이 나 서러운 마음이 들었다. 친인척을 알지만 천애고아가 되어야만 했다
*
선선한 바람이 풀냄새를 흘리고 달아났다
아릿한 기억들 마저도,
수수한 들꽃향기에 아로새겨진 너는
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세상과 맞섰다. 들꽃아래 아로새긴 이름은, 영웅이었다
*
현상을 하던 사진이 일그러졌다
승리를 만끽하던 얼굴도 일그러졌다
종일 네 생각에 잠 못이루고 밀린 너의 사진을 현상하려는 내 애석한 마음도 일그러졌다
인기척도 없이 서러움이 밀려들어온다
*
혜택을 원한게 아니었어
선의의 말 한마디가 급했던 거였어
박한 시선이 아니라, 내뱉은 자신의 말의
경중을 알아달라는 거였다고! 알지도 못하면서 그 입 좀 닥쳐!
*
세상일 녹록치 않다 누누히 말하던 엄마의 말은
경황도 없이 들이닥친 빚쟁이들로 피부로 느껴야했다
찬성의 의지도 없던 아버지의 보증으로 모든 걸 잃고
열정을 다해 꾸려나가던 엄마의 가게도 팔렸다.
*
지화자 좋다 둥둥 북소리에 심장마저 둥둥 뛰었다 왕의
윤허가 떨어지자 세상은 축제 분위기였다
태자비가 회임을 하니 겹경사가 아니겠는가
현장은 축제분위기로 모든 것이 가려졌다.
*
세를 내준 쪽방 소년은 새벽마다 잠들지 못해
영화를 틀어두고, 보지도 않고 그 소음으로 잠을 청했다
태어나 한번도 편히 잠들어본 적 없는 듯 했던 소년은
일전에 자신의 집에 들어닥친 강도로 자신을 제외한 온 가족을 죽이고 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서야 소년이 질긴 불면증에 빠졌는지 이해가 갔다
*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채비를 하는 어린 소녀의 손이 찬바람에 벌개져 있었다
지난 밤 제 목숨을 살려주신 당신의 이름을 왜 알려주지 않는 지 알았습니다
민둥산같은 머리를 보니 알겠습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적의 아이를 살려주시고 길러주셨어서 감사합니다
*******
예전에 막게에서 써줬던 것들 긁어 왔쯉니다.문제되면 대구리박음!
첫댓글 우와신세계
워....
아..대박 이건 삼행시 이행시가 아니라 소설이잖아ㅠㅠㅠㅠ... 짱짱
헐....근데 왜 다 내용이 좀 우울하지....
김민석...ㅠㅠㅠㅠ
진짜 다 소설읽는거같아..ㅠㅠㅠㅠ
대박...퀄리티 쩔어 진심
와 대박.....
헐....
대박........보관이다이건...
찬란하던 청춘의 봄은 뜨겁기만 했고
열꽃은 아스라이, 저 아지랑이와 함께 사라졌다
엇 내가 받은 삼행시들 있다... 내 이름(부끄)
태 태민아
민 민호가 불러
삭제된 댓글 입니다.
시우민 이행시로 하려다가 민석 이미 있어서 시우로 하신 거 같아요ㅋㅋ
뭐야..삼행시가 아니라 소설 읽은거 같어
당연히웃길줄알았는데 쩌는글이네
김종현무슨말?ㅠ?
성당에 다녀온 엄마가 말했다.요즘 걔가 보이질 않드라.무슨 일 있대니? 대답을 하는 내 목소리에
종종 이끼가 끼었다.너를 생각하는 목소리에는 여전히 물기가 가득하다.
미친존나고퀄ㅋㅋㅋㅋ소설한편다읽은기분
하하 너무 좋다...존설
헐 정수정
하 ㅅㅂ 나년 위너 2행시 보니깐 힐러 생각남 미친년..
와 다 읽었다 진짜 좋아ㅜㅜ 글쓴 정말 글 잘쓴다 큽..
헐........
팽춘자 ㄷ김철철은 누구에요??
@야바 남자친구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해요!
정형돈한테왜그랰ㅋㅋㅋㅋ
와 진짜좋다...뭐야진짜 개쩖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다 내가 쓴 게 반전
@니가쉬는날 책 마니 읽으면 누구든지 저정도는 가뿐히 씁니당 북흐 칭찬 감솨합니돠
와 진짜 잘쓴다 시 좀 써줘라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2.14 23:44
와 글 진짜 잘쓴다.. 진짜 전부 소설의 한 부분 같아ㅠㅠㅠㅠㅠ 혹시 글쓰는 일하는 사람이신가혀..? 책 많이 읽은 티가 나는듯..
와.ㄷㄷ..
이거저장할게ㅠㅠ진짜대박이다
엇 내가 받은것두 있다 헤헤
ㄷㄷ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박이얔ㅋㅋㅋ
대박이네
헐 대박 내꺼 있어..... 헐 충격 와 대박... ㅠㅠㅠ 최고다.... 잘 보고 가...!!♡
대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