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하다´와 ´음전하다´
´얌전하다´란 말은 성질이 차분하고 언행이 단정한 모습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 아가씨 참 얌전하구먼.˝ ˝얌전하기로 호가 난 사람이지만 화가 나면 무서운 사람일세.˝처럼 쓰이는 게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 ´얌전하다´는 사람의 언행이나 태도만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물건의 모양이 좋고 쓸모가 있을 때도 쓰이는 말입니다. ˝그 물건 참 얌전한데.˝라든가, ˝누구 솜씨인지는 모르지만, 사개도 딱 들어맞고, 끝손질도 얌전한 걸.˝처럼 쓰입니다. 야단스럽지 않고 단정하게 차분한 느낌을 주면 얌전하다를 쓸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음전하다´는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곱고 점잖을 때 쓰는 말입니다. 사물에는 쓸 수 없고 오직 사람에만 쓸 수 있으며 그것도 대개는 여자에게 많이 쓰는 것이 특징입니다.
* 대화(주객간) *
(여) : ˝얌전하기로 이름난 옆집 김선생님이 야유회에 가서 그렇게 잘 노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
(남) : ˝아, 놀러 가서도 얌전만 빼면 멋 없는 사람 되고 말게. 때와 장소에 따라 적절히 처신할 줄 알아야 정말 멋쟁이지.˝
(여) : ˝아무튼 김선생님이 그렇게 노시니까, 얌전 피우던 아낙네들이 스스럼없이 함께 어울렸지요.˝
(남) : ˝즐겁게 놀면서도 야하지 않고 음전한 걸 보면, 교양 있는 사람들이라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듭디다.˝
(여) : ˝자화자찬 같지만, 정기적으로 주부 교양강습을 받은 덕분이지요.˝
* 여러분 잠깐만! *
대화 중에 나온 말 가운데 ´야하다´란 것이 있었는데 어떤 뜻으로 쓰는 말일까요?
´야하다´란 말은 보통 예쁠 야(冶)자를 쓰는 것으로서 천하게 요염하다, 속되고 천박하다는 뜻입니다. 들 야(野)자에도 속되고 천박하다는 뜻이 있기 때문에 ´야하다´라고 할 때 野에서 온 말로 오해할 수 있으나, 野에서 온 것이 아니고 冶에서 온 것임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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