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Herbst
Rainer Maria Rilke
나뭇잎들이 떨어집니다.
마치 저 머나먼 곳에서 떨어지듯이
머나먼 하늘에 있는 정원에서 그것들이 시들었을 때,
거부하는 듯한 몸짓으로 그것들이 떨어집니다.
Die Blätter fallen, fallen wie von weit,
als welkten in den Himmeln ferne Gärten;
sie fallen mit verneinender Gebärde.
그리고 밤마다 무거운 대지가
많은 별들로부터 고독 속으로 떨어집니다.
Und in den Nächten fällt die schwere Erde
aus allen Sternen in die Einsamkeit.
우리 모두는 떨어집니다.
이 손도 여기서 떨어집니다.
그리고 다른 것들을 살펴 보십시오:
이 모든 것에는 사라지는 것이 있습니다.
Wir alle fallen. Diese Hand da fällt.
Und sieh die andre an: es ist in allen.
그렇지만 어느 한 분이 계십니다.
이 떨어지는 것들을
한없이 부드럽게 그 두 손으로 받쳐주시는 분.
Und doch ist Einer, welcher dieses Fallen
undendlich sanft in seinen Händen hält (Rainer Maria Rilke).
가을날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드리워 주시고
들판에는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열매들이 살찌도록 부추겨 주소서.
그들에게 이틀만 더 따뜻한 날을 주시고,
크나큰 완성을 이루도록 해 주시며,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단맛이 들도록 해 주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앞으로도 짓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홀로 있는 시간은 줄곧 홀로 있을 것이며,
잠 못 들어,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요,
낙엽이 바람에 불려 갈 때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헤매일 것입니다.
Herbsttag
Herr, es ist zeit! Der Sommer war sehr groβ
Leg deinen Schatten auf die Sonnenubren,
Und auf den Fluren laβ die Winde los.
Befiehl den letzten Fruchten, voll zu sein,
Gib ihnen noch zwei südlichere Tage,
Dränge sie zur Vollendung hin und jage
Die letzte Süβe in den schweren Wein.
Wer jetzt kein Hans hat, bant sich keines mehr
Wer jetzt allein ist, wird es lange bleiben,
Wird wachen, lesen, lange Briefe schreiben
Und wird in den Alleen hin und her
Unruhig wandern, wenn die Blätter treiben.
릴케 Rilke, Rainer Maria 1874 ∼ 1963
첫댓글 학창시절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집을 음미했었죠,
지금은 시집을 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는건지
감정이 바싹 마른 뒹구는 낙엽처럼 돼 버렸네유.
다시 그리운 시절로 갑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