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은 창녕군`합천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대구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달리면 닿는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선뜻 발길은 가지 않는다. 합천의 해인사, 창녕의 부곡온천`화왕산 같이 널리 알려진 명소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령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많이 있다. 특히 충의의 고장 답게 큰 인물이 많이 났다. 의병장 곽재우, 독립운동가 안희제, 삼성그룹을 설립한 이병철 생가가 있어 산 교육장 역할을 하고 있다.
◆ 목도수목원`부채박물관
#2만평 수목원에 1천200여종 식물 빼곡히
경남에 하나밖에 없는 사설수목원으로 부산에서 조경 회사를 경영하는 이일원(64) 회장이 사재를 털어 10여년에 걸쳐 조성했다. 나무 심는데만 100억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6만6천여㎡(2만여평)의 수목원 안에는 1천200여 종의 식물이 빼곡히 심어져 있다. 봄에는 동백`산수유`목련`조팝`벚꽃`진달래`철쭉 등 꽃들의 화려한 릴레이 군무가 펼쳐지고 가을에는 오색 단풍이 온 수목원을 물들인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세계 각국의 소나무를 감상할 수 있는 소나무원을 비롯해 향나무원`목련원`동백원`장미원`무궁화원`자생난원`단풍나무원`대나무숲길`제주지역수목원 등을 만날 수 있다. 산책하다 지치면 피라미드원에서 쉴 수 있다. 피라미드 형식으로 만들어진 휴식공간에는 허브 식물이 심어져 있고 마실 차가 준비돼 있다. 또 정상 부근에는 가족들이 게임을 할 수 있는 미니골프장이 마련돼 있으며 입장료 외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아로마테라피 체험도 할 수 있다.
수목원 안에는 부채박물관도 있다. 오랫동안 그림 수집을 해 온 이 회장이 직접 모은 부채를 전시한 곳이다. 1층 일준미술관에서는 부채관련 전시가 열린다. 2층에 마련된 1전시실에서는 곡두선(曲頭扇`부채살을 약간 굵게 쪼개 드물게 살을 놓은 대신 살의 머리부분을 구부려 멋을 살리고 힘있게 만든 부채) 등 부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2전시실에는 허백련과 함께 근대 호남화단을 대표하는 남종화 작가로 유명한 허건의 ‘쌍송도(雙松圖)’ 등 근`현대 작가의 부채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3전시실에는 중국과 일본 등 세계의 부채가 전시돼 있다. 수목원 관람 시간은 하절기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오전 9시~오후 5시까지다. 입장료는 어른 기준 수목원 3천원, 박물관 2천원이다.
◆ 봉황대`일붕사
#기암괴석이 연출하는 장관 ‘금강산 축소판’
벽계저수지를 향해 꺾어드는 길 초입(궁류면 평촌리)에 자리잡고 있다. 금강산 절경의 축소판으로 불릴 만큼 기암괴석이 연출하는 장관이 일품이다. 돌계단을 따라 조금 오르면 어른 한 사람이 겨우 빠져 나갈 정도의 좁은 석문이 나타난다. 석문을 지나 봉황대 중턱에 이르면 평지에 자리잡은 봉황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 유생들이 시화 모임을 가진 곳이라 한다. 봉황루 앞에는 봉황의 머리처럼 삐쭉 나온 곳에 평평한 바위가 자리잡고 있다. 바위 끝에 서면 발 밑은 아찔하지만 파란 보리가 돋아난 봄 들판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바로 일붕사에 닿는다. 727년 신라 혜초 스님이 창건한 성덕암이 전신인 일붕사는 동굴법당으로 유명한 사찰이다. 석가모니불`비로자나불`노사나불과 8대 보살상이 모셔져 있는 대웅전의 동굴 면적은 450여만㎡(130여평)이며 높이는 8m에 이른다.
◆ 한우산
#패러글라이딩`드라이브 제격…철쭉 군락 장관
산이 깊고 수목이 울창해 겨울에 내리는 찬 비와 같이 시원하다고해서 찰비산으로 불리다 한우(寒雨)로 이름이 바뀌었다. 산세가 웅장하고 곳곳에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봄에는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정상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어 등산객뿐 아니라 패러글라이딩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다. 해마다 5월이면 철쭉제(올해는 5월 1~5일)가 열린다. 패러글라이딩 대회와 함께 가족등반대회, 철쭉사진 촬영대회, 글짓기 및 그림그리기 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1998년 도쿄영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영화 ‘아름다운시절’의 마지막 장면이 한우산을 오르는 산길에서 촬영돼 유명세를 탔다. 한우산~자굴산으로 이어지는 순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 현고수와 곽재우 생가
#수령 500년 은행나무가 수호신처럼 지켜
유곡면 세간리 마을 입구에 있는 현고수(천연기념물 제493호)는 수령 520여년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다. 높이 20m, 둘레 8.4m이며 가지가 동서 16m, 남북으로 15m 정도 뻗어 있다. 현고수(懸敲樹)는 ‘북을 매는 나무’라는 의미로 1592년(선조 25년) 4월 13일 왜군이 부산포에 침입하자 당시 유생이었던 곽재우가 22일 느티나무에 큰 북을 매달아 놓고 치면서 전국 최초로 의병을 모았다고 전해진다. 의령군이 곽재우 장군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의병제전’ 성화 채화 장소이기도 하다. 올 의병제전 행사는 4월 19~26일 열린다. 현고수에서 좁은 골목길을 따라 마을을 올라가면 곽재우 생가가 나온다. 안채`사랑채`별당`큰 곳간`작은 곳간`대문`문간채 등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반가로 2005년 복원됐다. 생가 앞에는 수령 500년된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2호)가 수호신처럼 서있다. 현고수와 함께 마을을 지켜주는 신성한 나무로 남쪽 가지에서 자란 두 개의 짧은 가지(돌기)가 여인의 유방을 닮아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들이 찾아와 정성을 들인다고 한다. 생가에서 차로 20여 분 떨어진 의령읍내에는 곽재우 장군과 휘하 장병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충익사가 자리잡고 있다.
◆ 백산 안희제 생가
#여러기능을 한 건물에…조선 후기 건축양식 보여
1885년 부림면 입산리 속칭 설뫼마을에서 태어난 안희제 선생은 일제시대 근대화운동에 앞장섰던 실업가이며 광복운동에 헌신했던 애국지사였다. 1907년 창남학교, 1908년 의신학교, 1909년 동래구명중`대구교남학교를 세워 신학문 보급에 힘썼다. 27세 때 만주에서 대동청년단을 조직하여 국권회복운동을 펼쳤으며 30세에는 부산에서 백산상회를 설립, 독립운동자본금을 조달했다.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 1943년 만주대종교단 사건으로 구금돼 옥고를 치르다 출소 4시간 만인 9월 2일 59세의 일기로 유명을 달리했다.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이며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93호로 지정된 생가는 안채`집사실`부속사로 이뤄져 있다. 6칸 크기의 팔작지붕 건물인 안채는 동쪽으로 마루`방`대청`부엌을 배치한 뒤 다시 남향으로 1칸 마루를 둬 사랑방 구실을 하게 만든 것이 특이하다. 초가로 된 집사실도 안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유사한 구조다. 여러 기능을 한 건물 안에 처리한 이 같은 배치는 조선후기 민가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
◆ 호암 이병철 생가
#노적봉 형상, 기 생가터에 맺혀… ‘명당 중 명당’
정곡면 중교리 장내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1851년 호암 선생 조부가 지은 일자형 평면 형태의 전통 한옥으로 호암 선생이 결혼, 분가하기 전까지 기거한 곳이다. 몇차례 증`개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는 생가는 안채`사랑채`대문채`광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아담한 토담에 둘러쌓여 외부와 구분되고 주위에 조성된 대숲은 운치있는 경관을 연출한다. 풍수지리에 의하면 곡식을 쌓아놓은 것 같은 노적봉(露積峯)형상을 하고 있어 산의 기가 산자락의 끝에 위치한 생가 터에 혈이 되어 맺혀 지세가 융성하다는 것. 또 멀리 흐르는 남강의 물이 빨리 흘러가지 않고 생가를 돌아보며 천천히 흐르는 역수(逆水)를 이루고 있어 명당 중의 명당이라고 한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TiP]
곽재우 생가와 안희제 생가는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봉황대와 한우산도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목도수목원을 가려면 의령읍내에서 가례초교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 |
첫댓글 우~와! 우리 고향이 신문에 나왔어요...친정 근처에는 백산 안희제선생 생가가...시댁 근처 이병철생가, 봉황대, 일붕사,백계저수지 ~~ 가봤어요... 일붕사절(동굴법당으로는 동양에서 제일이래요) 근처는 경치가 정말 좋아요, 동문님들 시간나시면 드라이브 함 가세요 호젓한 산속 길이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동화속 길 같아요
백계저주시, 일붕사 동굴법당, 몇번 가봤지.. 궁유에 시가가 있다했지? 음~ 물맑고, 공기좋고, 인심좋은 고을로 시집갔네.. 우리고향의 아름다운 소식에 대구 매일신문에... 좋은정보 고마워..
앵...저 몰래 언제 다녀가셨어요?
의령의 진산 자굴산과 한우산.미태산.국사봉.궁유 봉황대.일붕 서경보 스님이 세운 일붕사.벽계 저수지의 물안개..화정면 용국사.세간리 곽재우 장군 생가.백산선생 생가.호암 이병철 회장 생가.남강 가의 탑바위.솥바위.등 의령에 가볼만 한곳은 거의 돌아 보았습니다.역시 좋은 고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