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면서 영양가가 풍부하고 맛이 좋은 생선인 고등어. 조림, 구이는 물론 회로 먹어도 맛있는 고등어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생선이다. 뇌세포 활성물질인 DHA가 많아 두뇌발달에 좋은 고등어는 오메가-3지방산도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맛과 영양 모두 우수하지만 고등어는 ‘살아 있어도 썩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패가 쉬운 생선이다. 고등어는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비교적 까다로운 보관과 조리법을 지켜야 하는데, 정말 맛있는 고등어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고등어 전문점을 찾아가보자.
이치에
이치에는 모듬생선회와 바다장어튀김, 멘치카츠 등의 메뉴를 판매하는 이자카야지만 이곳의 별미는 단연 후쿠오카식 고등어볶음밥인 야키사바차항이다. 고등어와 잘게 썬 파를 볶아 고슬고슬한 볶음밥을 달콤한 우메보시와 함께 먹으면 중독성 있는 맛이 완성된다. 자칫하면 비릴 수 있는 고등어를 담백하게 조리한 야키사바차항은 이치에만의 독보적인 메뉴로 고객들의 극찬을 받고 있다.
제주도 현지인 맛집으로 이미 잘 알려진 남양수산에서는 영롱한 빛깔의 고등어회를 맛볼 수 있다. 전혀 비리지 않은 싱싱한 고등어 회로 가게 안은 언제나 문전성시! 기다리지 않고 먹으려면 예약 후 포장을 해 가는 것이 좋다. 고등어회는 김에 회 한 점과 부추겉절이를 넣고 싸먹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 부드럽게 씹히면서 코로 전해지는 고소함이 일품이다. 동행의 젓가락질이 아쉬워질 만큼 맛있으니 넉넉히 주문하는 것이 좋다.
근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버블앤코클스는 ‘고등어샐러드’라는 다소 생소한 메뉴를 판매한다. 비릿할 수 있는 고등어에 샐러드가 무슨 조합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고등어샐러드는 손님들에게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신선한 채소에 약간 익힌 고등어를 넣고 새콤한 드레싱을 추가한 고등어샐러드는 깔끔한 화이트와인과도 궁합이 좋다.
고삼이는 신촌 인근의 연세대, 이대 등의 학생들의 밥집으로 특히 유명하다. 고등어구이, 삼치구이, 순두부, 오징어 등 엄마가 만들어준 것 같은 상차림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고소하고 부드러운 고등어구이. 기본반찬으로 상추와 쌈장이 나와 쌈을 싸서 먹을 수 있는데, 싱싱한 상추에 밥 한 숟갈과 잘 구워진 고등어 한 조각을 쌈장에 찍어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샤로수길에서 아는 사람만 알았다는 맛집 ‘오지 편한식당’은 매장이 크지 않으며 전부 다찌석이기 때문에, 혼술하기 딱 좋은 구조다. 가게 규모 상 웨이팅은 각오해야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퀄리티 높은 이자카야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고등어봉초밥. 고등어 위 부분을 토치로 약간 구워서 비린 맛은 없애고 고소함을 더한 고등어봉초밥은 찰진 밥과 어우러져 오묘한 맛을 자랑한다.
50년 경력의 간잽이 이동삼 선생님의 간고등어를 맛볼 수 있는 안동 일직식당. 넉넉한 인심을 담아 푸짐한 간고등어를 뜨끈한 밥 위에 올려 먹는 맛이 일품이다. 간고등어는 쉽게 부패되는 고등어를 내륙지방까지 안전하게 가져오기 위해 소금간을 해둔 것으로, 오늘날에는 안동의 대표 먹거리가 됐다. 짭잘한 고등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고등어를 제외한 밑반찬은 심심하고 담백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수저통, 보리차 등이 있는 노포감성을 좋아한다면 이 곳에 꼭 한번 들리는 것이 좋다. 소문난 식당은 고등어 조림 백반 하나로 승부를 보는 곳이다. 고등어조림은 푹 익힌 묵은지와 환상적인 조합을 이뤄 많은 단골손님을 만들었다. 특히 포슬하게 익은 무와 밥을 같이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다. 반찬 리필은 물론 공기밥 추가도 무료라서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마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천·김포지역 맘카페에서 소문난 맛집인 화덕품은 고등어에서는 생선을 화덕으로 굽는다. 화덕에서 구운 고등어는 열이 고루 전달돼 기름기가 쏙 빠져 담백하면서 따뜻함이 오래간다. 밑반찬에 양배추가 나오기 때문에 달달한 양배추에 밥과 고등어구이를 한 입 가득 싸서 먹을 수 있다. 이곳은 반찬 셀프바가 있어 고등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반찬을 원하는 양만큼 가져갈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
이춘옥원조고등어쌈밥에서는 애월의 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다. 어머니 손맛을 생각나게 하는 고등어묵은지찜은 바닷바람으로 쌀쌀해진 몸을 매콤함으로 녹여준다. 배추와 상추 등의 쌈채소를 고등어묵은지찜을 얹어서 먹으면 어느새 밥 한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다. 해안도로 사이에 매장이 있어 식사 후 에메랄드 빛 바다를 감상하면서 산책하는 손님이 많다.
고등어회는 제주도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서도 싱싱하게 먹을 수 있다. 호미관에서 고등어회를 주문하면 고등어 머리, 몸통, 꼬리까지 접시 안에 가득 채워진다. 바로 회로 쳐져 꼬리가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본다면 신선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쫀득한 식감의 고등어회는 소주나 맥주, 사케 등 어느 술과도 좋은 궁합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