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명소 어제와 오늘 여름 피서철 가족 및 직장단체별로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 잡았던 송도유원지의 1960년대 모습과 (아래 사진)바다가 매립돼 건설된 송도국제도시의 빌딩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있는 현재의 송도유원지. |
31일 송도유원지가 폐쇄된다. 170억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가 폐쇄의 주된 이유다.
송도유원지 부지가 포함된 송도관광단지 조성사업의 진행 여부에 따라 내년 여름 다시 문을 열 수도 있지만 인천은 물론, 수도권 주민들의 사랑을 받던 송도유원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놓이게 됐다.
■ 할머니들의 추억 가득한 송도유원지
29일 오전 11시께 정적만이 가득한 송도유원지를 찾은 할머니 3명은 "여기가 전부 사람으로 가득했다"며 예전 송도유원지의 모습을 하나씩 풀어냈다.
10년여만에 다시 이 곳을 찾았다는 그들은 빛바랜 사진처럼 송도유원지에서의 추억을 한 장 한 장 펼쳐냈다.
김모(70)씨는 "내 나이 20살 때는 인천에 갈 곳이 없었어. 여름이면 송도유원지를 찾았지.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니까"라고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이병순(68)씨는 "지금 인천대교 있는 저쪽이 다 바다였잖아. 물 빠질 때면 그쪽에 섬까지도 걸어갈 수 있었어. 유원지에 있다가 섬에 가서 낚시하고 굴 까고 그랬지"라며 이야기를 보탰다.
할머니들은 예전에 가슴 떨리던 데이트, 친구끼리 앉아있으면 수작 걸던 남자들의 이야기, 결혼한 뒤에는 자식들과 찾곤 했던 유원지의 모습을 하나 둘씩 풀어냈다.
김씨는 "그러고보니 우리 인생이 송도유원지에 다 있네. 그때가 참 좋았는데. 인천에서 우리의 추억이 담긴 곳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구먼"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말에 다른 할머니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 송도유원지, 앞으로 어떻게 되나
송도유원지는 최근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송도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부지가 포함돼 있다.
현재 이 사업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성 계획 승인을 얻지 못한 상태로 교통·환경영향평가 등 준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송도유원지 부지엔 현재 해수욕장을 활용한 아쿠아리움 조성 계획 등이 검토 단계에 있다.
인천관광공사는 이번 관광단지 조성사업 가운데 송도유원지 부분이 선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시의 재정 상황을 감안해야겠지만, 4블록(송도유원지 부분)에 대한 사업 추진이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4블록 만큼은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014년에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현준·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