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골목에서는/박재삼
골목골목이 바다를 향해 머리칼 같은 달빛을 빗어내고 있었다.
아니, 달이 바로 얼기빗이었었다. 흥부의 사립문을 통(通)하여서
골목을 빠져서 꿈꾸는 숨결들이 바다로 간다. 그 정도(程度)로 알거라.
사람이 죽으면 물이 되고 안개가 되고 바다에 나가는 것이 아니 것가.
우리의 골목 속의 사는 일 중에는 눈물 흘리는 일이 그야말로 많고도
옳은 일쯤 되리라. 그 눈물 흘리는 일을 저승같이 잊어버린 한밤중,
참말로 참말로 우리의 가난한 숨소리는 달이 하는 빗질에 빗어져,
눈물고인 한 바다의 반짝임이다.
===[박재삼詩 100選, 박재삼 문학관 운영 위원회]===
정말 배고파 본 사람만이 가난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아니 배고픔을 넘어서 굶어 본 사람만이 압니다.
눈물도 말라 흐르지 않는 그런 가난!
저는 결코 쉽게 가난이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박재삼 시인님의 어린 시절을 알고 더욱 존경하게 되었으며 문학관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박재삼 시인의 아버지인 박찬홍은 지게 노동으로, 어머니인 김어지는 생선 행상으로 가족을 부양하였다고 한다. 1946년, 삼천포초등학교를 졸업 후 3천 원이 없어 신설된 삼천포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신문 배달을 하던 중 삼천포여자중학교의 가사 담당 여선생의 도움으로 그 학교 잔심부름꾼으로 들어갔고 교장의 도움으로 이듬해인 1947년, 삼천포중학교 병설 야간 중학교에 입학하여 낮에는 여중에서 잔심부름꾼으로 일하고 밤에는 수업을 들었다.....」.
이제야 시를 올립니다.
다시 시작된 소중한 일주일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