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구의 절반은 여러 개 언어를 사용한다.
“세계의 절반 이상이 멀티링구얼이란 점을 상기한다면 자기 나라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은
더이상 스스로를 평범하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Amazon France 독자서평 중>
오늘날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두 개나 그 이상의 언어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언어를 말하는 것은 이제 세계 대다수 사람들의 일상이 되었다. 매일매일 수백 개의 언어가 사용되는 나라들에서 사람들은 다수의 언어와 문화를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으며,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쓰는 ‘멀티링구얼’들은 지구촌을 누비고 있다.
"저는 이중언어라는 하늘이 준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부러웠습니다. 다른 노력 없이도 머릿속에 두 개의 언어, 두 개의 백과사전, 두 개의 대화채널을 지니고 다니며 남들보다 두 배 많은 어휘와 발음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정신은 온통 바깥을 향해, 미지의 세계를 향해 열려 있습니다. 그들은 늘 새로운 언어에 귀를 열고 새로운 것, 새로운 소식에 귀를 기울입니다. 인생에서 ‘두 개 언어-두 개 문화’라는 키트를 장착할 수 있다는 건 최고의 선물인 것 같습니다.” - <본문 중>
사람들은 그동안 다중언어에 대해 모순된 태도를 취해 왔다. 아이에게 두 개 이상의 언어를 물려주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면서도, 여러 언어를 지니는 것에 대한 불신과 편견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아이의 정체성과 정신적 혼란을 우려하며 반쪽 언어가 반쪽의 사고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고, 교육전문가들조차 아이가 두 개의 언어를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에 언어장애나 학습장애, 심지어 정신분열 등의 이름을 붙이며 치료를 강요하기도 했다.
그러나 멀티링구얼의 환경에서 아이들은 모국어를 받아들이듯 자연스럽게 여러 개의 언어를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는 이중언어라는 현상에 대한 무지와 편견, 잘못된 교육 등으로 말미암아 아이들의 잠재적 능력을 억눌러 왔다.
"여러 개 언어를 가르친다는 게 흐르는 물을 따라가듯 쉬운 항해가 아니란 걸 깨달아야 했다. 처음 얼마간은 심리상담소와 교사들의 호출에 불려 다녀야 했고 나중엔 아이가 엄마의 언어를 잊지 않도록, 그리고 잊어버린 아빠의 언어를 기억해내도록, 악전고투를 거듭해야 했다." - <본문 중>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수는 약 140만 정도이고 등록되지 않은 인구까지 포함하면 200만에 이른다. 우리나라 국민의 2.8%에 해당하는 숫자이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이들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부모의 언어와 우리말, 두 개의 언어를 함께 배우며 이중언어나 다중언어 사용자로 자라날 것이다.
오늘날 여러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축복임에 틀림이 없다. 그것은 경계를 뛰어넘어 자기 세계를 넓힐 수 있는 무한한 기회를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두 개의 언어라는 값진 유산을 물려주고 아이를 세계 시민으로 키우기를 꿈꾸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환경과 의지에 의해 선택한 이중언어의 길이 옳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Amazon France 독자서평 중>
▮아이들에게 몇 개의 언어를 가르칠 것인가?
프랑스의 언어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이기도 한 바바라 A. 바우어는 우리가 다중언어에 대해 부지불식간에 가지고 있는 오해와 편견들을 지적하고 세계적 추세가 되고 있는 다중언어 현상을 공론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살며 고군분투를 끝에 아이들을 멀티링구얼로 길러낸 억척 엄마이기도 한 저자는 자신의 체험과 수많은 상담, 체험 사례 그리고 언어학과 뇌과학, 교육심리학 등에서 축적된 연구들을 풍부하게 인용하며 아이들이 어떻게 여러 개의 언어를 받아들이고 발전시키는지, 사람의 머릿속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여러 언어가 공존할 수 있지를 설명해준다.
“모든 언어는 각각의 방식으로 세상을 설명하고 각각의 방식으로 세상을 세워나간다. 따라서 여러 언어
를 말하는 사람은 그만큼 자유롭다.” - <루돌프 슈타이너(교육학자)>
이 책은 아이에게 외국어를 가르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도서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엄연한 현실이 되어버린 다중언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촉구하는 책이다. 따라서 다중언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하여 다중언어와 문화정체성, 다중언어와 지능발달, 가정에서 어떻게 다중언어를 관리해야 하는지, 학교에서의 다중언어 교육 방법론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우리가 살아야 할 다중언어 사회에서 꼭 생각하고 넘아가야 할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한 장소에 여러 개 언어가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중언어는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이를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키우려면 온 가족이 매달려 오랜 시간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의 편견과 맞서고 두 개의 언어, 두 개의 문화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도 극복해야 하는 등 수많은 문제들과 싸워 나가야 한다.
“우리 바이링걸의 부모들은 ‘다름’을 인정하는 ‘다양성’의 삶을 선택했다. 우리와 함께하는 이들이 힘과 희망을 길어 올리는 원천은 바로 ‘다양성’과 ‘가능성’에 있다.” <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