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는 위생 수준 개선으로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낮아 A형 간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A형 간염 백신 접종 등을 통한 예방노력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에게 피로는 삶의 동반자라지만 이상할 정도로 피로감이 심하고, 근육통과 메스꺼움이 동반된다면 의심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A형 간염이다. A형 간염은 급성 간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주요 증상이 피로감이라 자칫하면 방치할 위험이 있다. A형 간염을 의심해야 하는 증상을 알아보자.
◇구역·구토·황달·소변색 변화 등 나타나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약 4주 정도의 바이러스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어린이는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성인의 80%는 각종 증상을 겪는다. 나이가 많을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고령자일수록 A형 간염 감염 위험이 크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 A형 간염에 특히 취약한 계층은 20∼40대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이단비 교수는 "A형 간염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항체 보유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다"며 "과거와 다르게 생활수준과 함께 위생수준이 높아지면서 어린 시절 A형 간염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진 게 그 원인이다"고 밝혔다.
A형 간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피로감이다. 감기몸살이나 식욕 감소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일이 흔하다. 구역, 구토, 발열, 근육통, 메스꺼움 등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거나 눈이 노랗게 되는 황달, 소변색이 짙어지는 증상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부분 1~2주 내 증상이 호전되지만, 소수의 환자에서 신부전이나 간부전, 담즙정체성 간염 등과 같이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난다. 다만, A형 간염이 급성 간부전으로 악화하는 경우는 1% 미만이며, 이 경우엔 간 이식이 필요하다.
◇만성화되진 않지만 충분히 쉬어야 낫는 병
만성화 가능성이 큰 B형 간염과 달리 A형 간염은 주로 급성간염 형태로 발생하고, 급성 A형 간염은 한번 앓고 나면 대개 재발하지 않는다. 평생 면역력이 유지돼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지도 않는다.
치료법도 특별히 없다. 이단비 교수는 "대부분의 급성 A형 간염은 자연적으로 잘 회복되기 때문에 A형 간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휴식과 충분한 영양 공급이다"고 말했다. 그는 "간 질환이기 때문에 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술과 검증되지 않은 각종 약제 등은 절대 섭취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A형 간염이라 해서 반드시 절대안정을 취해야 할 필요는 없으나 심한 운동이나 장기간의 육체활동도 피하는 게 좋다.
◇손은 항상 깨끗이, 음식물은 충분히 끓여서
A형 간염은 큰 문제 없이 회복되는 질환이라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건 아프지 않는 것이다. A형 간염을 예방하려면 우선 평소에 철저하게 손을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단비 교수는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경구 감염 즉 음식물 섭취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식사 전후와 배변 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물은 충분히 끓여서 먹어야 한다. 85도 이상에서 1분만 끓여도 A형간염 바이러스는 사라진다. 행주나 물수건은 자주 삶아 햇빛에 말려 쓰도록 하는 등 평소 생활 습관에서 깨끗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A형 간염 백신 효과도 95% 이상이다. 이단비 교수는 "A형 간염 백신 예방접종력이 없거나, 감염력이 없는 20~40대 등 A형 간염 항체가 없다면 적극적으로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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