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끄나풀
이심훈
침잠했던 기억 엉기어 부상하는 가두리
수하식 날줄에 들붙은 렘수면 비렘수면
불면을 몰고 다니는 어둠의 끄나풀이다.
꿈 전
|
꿈 찜
|
꿈 구이
일기예보는 내내 주의보를 내렸다. 종잡을 수 없는 소문이 수증기로 떠돌다 퍼져 쌓이는 눈발의 보이스피싱을 조심하라고. 터무니없는 개꿈들 섭슬려 다니다 엉겨붙은 블랙 아이스를 경계하라고. 몸 웅크려 제 체온에 콧등 묻은 짐승들 잔등에 야릇한 말의 징후들이 스멀거린다.
길고양이들 살갑게 사납게 아웅거린다.
도시 골목 후미진 쓰레기 수거장 근처
뱉은 말의 잔해 어리어리하게 얽혀있는
지키기도 몰아내기도 버거운 꿈의 영역
범죄와의 전쟁 중인 엘살바도르는 4만 명을 가두는 감옥을 개장했다. 카인이 불안과 두려움으로 성을 쌓아 에녹이라 하였다.* 불신의 벽을 쌓고 스스로 갇힌 감옥의 크기만큼 꿈은 교화될 것인가. 저만치 CCTV 눈길이 씨줄로 늘어진 통신선 말을 검열한다.
거기가 벗어나야 할 감옥이거든요.
욕망의 양식에 갇힌 꿈에 가위눌려
자고새면 뉴스부터 검색하는 조급증
카인이 아벨을 죽이고 모른다잖아요.
북극한파에도 는적는적 기어드는 아무르불가사리리다. 자욱한 해무로 번졌다가 스멀스멀 물안개로 사라지는 야화(野話). 스스로 키운 꿈의 양태들 어슬렁거리다 사라지는 골목. 자동차 블랙박스들이 까막거리며 스캔한 뜬금없는 가짜뉴스들 물큰하게 번진다.
그런 나쁜 놈들은 아마 꿈도 안 꿀 겨.
집게와 봉다리 들고 공원에 모인 노인들
밤새 어둠이 흘리고 다닌 우울을 줍다가
사람이 모질지 못해 꿈자리 사나운 겨.
얼마나 더 모질어야
평온의 앞지락에 닿을 수 있을지
안녕한가 갓밝이 죄수들의 원형보행.**
*『구약성서』창세기 4장 17절.
**빈센트 반 고흐 <죄수들의 원형보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