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202
관음경 중송분-120
동봉
제26수
여러가지 공덕들을 모두갖추고
자비로운 눈으로서 중생을보며
쌓은복덕 바다처럼 한량없기에
그러므로 모름지기 정례하도다
구일체공덕具一切功德
자안시중생慈眼視衆生
복취해무량福聚海无量
시고무정례是故應頂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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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안시중생慈眼視衆生'이라니
사랑의 눈으로 중생을 보라는 뜻이다
사랑은 치우침이 없는 반듯한 마음이다
두 줄기 실타래玆에는 차별이 없다
이를테면 왼쪽 실타래는 굵은데
오른쪽 실타래가 가늘다던가
오른쪽 실타래는 적당히 늘어졌는데
왼쪽 실타래는 치켜 올라가 있다면
이는 완벽한 대칭이라 할 수 없다
이 자玆 자에 담긴 의미로서
균형 잡힌 마음心이 사랑慈이다
그래서 마음심心 자가 아래 놓여 있다
이 사랑 자慈 자에는 분명 단짝이 있다
이미 짐작하였겠지만 '슬플 비悲'자다
이 비悲 자는 서로 등을 댄 모습이다
왼쪽 사람은 왼쪽을 향해 앉아 있고
오른쪽은 오른쪽을 향해 앉아 있다
똑같은 사람이 서로 등지고 있다면
분명 두 가지 뜻이 있을 것이다
마음이 맞지 않아 서로 등질 수 있고
망보느라 등 대고 있을 수도 있다
망보는 일은 서로를 위한 것이고
마음이 맞지 않더라도 맞보면 된다
그래서 마음심心 자가 밑에 놓여 있다
그러므로 사랑慈은 마음을 드러냄이고
슬픔悲은 그 마음을 은근히 숨김이다
엄마 아빠가 자녀를 훈육訓育할 때
드러내 놓고 가르침을 자慈라 한다면
슬그머니 숨긴 채 가르침은 비悲다
허물罪이란 서로 등진 모습非에
그물罒을 씌워 놓은 모양새다
일정한 장소에 가둠이 그물이다
서로 되돌아보아 그동안 등짐非이
서로를 이해하게 될 때 풀어줌이 된다
겉으로 다 드러낸 긍정玆의 마음心과
안으로 가린 부정非하는 마음心이
모양새만 다를 뿐 실제로는 같다
하여 옛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예쁘면 회초리를 많이 주고
아이가 미우면 밥을 많이 주라고
회초리와 밥의 차이는 생가보다 크다
진정한 마음 표현은 눈으로 나타난다
엄마 아빠 표정에서 사랑을 느끼듯
중생을 바라보는 관세음보살 눈에서
중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눈 안眼 자에는 으레 눈의 뜻도 있으나
불거질 은眼 자로 새기기도 하듯이
사물을 바라보는 오관五官 중에
반드시 가장 앞자리에 놓인다
눈眼이 빛의 속도를 바탕으로 한다면
귀耳는 소리의 속도를 바탕으로 한다
소리의 속도가 초속 343m라면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km나 된다
이들의 장단점을 놓고 이야기한다면
빛은 속도가 빠른 만큼 직진성이라
장애물이 있으면 통과하지 못하고
소리는 속도가 느린 만큼 회절성이라
장애물이 있더라도 돌아갈 수가 있다
볼 시視 자는 부수가 볼 견見/见 자고
모양자는 볼 견見 + 보일 시示 자다
'보다'와 '보이다'는 차이가 있다
'보다'는 능동이라 눈으로 몸소 보고
'보이다'는 피동이라 눈에 와 닿음이다
눈이 없으면 사물이 앞에 있더라도
사물의 빛과 생김새를 볼 수 없고
보임이 없다면 비록 눈이 있더라도
사물에 담긴 실상들을 파악할 수 없다
보일 시示 자는 곧 신神의 세계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신과 조상의 세계
이들 움직임을 시示로써 표현하고 있다
볼 시視 자에 담긴 뜻을 살펴본다면
눈으로 보다, 엿보다, 감시하다
대접하다, 본받다, 견주다
받아들이다, 보이다
일을 지시하다
뵈다, 뵙다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
다스리다와 더불어
살다, 생존하다 따위가 있다
볼 시視와 보일 시示는 다르다
어디가 다른지 곰곰이 들여다보면
무엇인가 짚인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중생은 산스크리트어 사트바sattva의 번역어로 유정有情이라 풀기도 한다
삶을 누리는 생명체를 가리키며
풀과 나무 이끼 등은 식물이라
움직이動는 물체物가 아닌 까닭에
흙이나 돌처럼은 아니더라도
사람을 비롯하여 의식意識이나
감정을 지닌 생물을 일컫는 말이다
중생衆生의 중衆이 곧 '무리 중' 자며
생生이 '날 생, 삶 생' 자로 새기듯
움직이는 생명체를 중생이라고 한다
중생을 대할 때
차별과 치우침이 없는
사랑慈의 눈眼으로서 살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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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에 관한 자료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78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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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붉게 타오르는 단풍에 나를 맡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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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2023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