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2018년부터 작성해 온 글로써, 매년 조금씩 교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얘길 하나 하겠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다녔던 학교, 그리고 그곳에서 3년간 경험했던 것은 엄청난 은혜와 특혜의 시간이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세계 최고였습니다. 저는 원래 기대치가 엄청 높은 사람이라, 제가 최고라고 하면 정말 최고입니다. 배우는 내용, 가르치는 분들의 품격, 이 모든 것이 지금 돌아보면 마치 꿈만 같습니다. 문제는 그 3년간, 원래 높았던 저의 기준이 엄청나게 더 높아진 것이지요.
그러고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제가 받은 비자는 5년짜리라, 저는 처음부터 2년 더 머무르려 했는데 그 비자는 한 학교에서 3년 이상 쓸 수가 없는 비자라는 통보를 받고 갑자기 귀국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귀국했을 땐 제가 하나님께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잘못된 생각) "나는 변했는데 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있지?"하는 생각에 무척 괴로웠습니다. 주위의 모든 것은 3년 전 그대로인데 저만 변해 있었기에, 사실 3년 전보다 더 괴로운 심정이었지요. 3년 전에는 그래도 모르는 게 많아서 참을 만 했는데 이제는 좋은 걸 경험해 버려서 제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한심한지... 내 가족, 내 지인, 내 나라, 한국교회, 전부가 다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이제 12년이 지나 깨달았습니다. 좋은 걸 보고, 좋은 걸 배웠는데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서 제가 괴로웠던 이유는 머리만 변하고 마음이 변하지 않아서였다는 것을요. 제가 배운 것은 누군가의 깨달음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이 하나님과의 씨름을 통해 마음의 변화를 경험하며 삶으로 체득한 것을 저는 머리로만 배웠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을 모두 제 마음으로도 담기 위해서는 그 수준에 맞게 저의 마음도 최고급으로 변해야만 했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여러분께서도 큰 위로와 격려를 받으실 것이 마구마구 확신이 됩니다. 너무 좋은 복음을 듣고 배워서 나는 변했는데 주변이 그대로일 때, 그 심정이 어떤지 제가 아주 잘 압니다. 차라리 몰랐을 때는 잘못된 것이 보이지 않았는데, 어두울 땐 안 보이던 먼지도 빛이 들어보면 너무 잘 보이듯이 영적인 눈이 밝아지고 나면 어둠은 더 어둡게 보이기 마련이니 차라리 안 보였던 그 시절이 좋았던 것인가,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그것을 맥시멈으로 느끼신 분이 계십니다.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하늘의 그 모든 영광을 다 아시는 분이 이 땅으로 오셨을 때, 예수님이 겪으신 것을 그 어느 누구도 다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저처럼 괴로워하지 않으셨지요. 저는 그 말씀을 머리로만 알았지만, 주님은 말씀 그 자체시고 사랑 그 자체시니, 어둠 속으로 들어오셨으나 괴롭지 않으셨습니다. 진리를 선포해야 할 때도 이 진리가 받아들여질까, 말까 염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마음은 우리의 마음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저는 생각(mind)을 새롭게 하므로 변화를 받으라고 할 때, 변화를 받는 부분이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역개정에는 '마음(mind)을 새롭게 하므로 변화를 받으라'고 되어 있으니까 저처럼 "마음(mind)을 새롭게 하므로 마음(heart)에 변화를 받으라"는 결론을 내릴 수가 없으셨겠지만 제가 '생각을 새롭게 하기'를 10년 넘게 전하면서 내린 결론은, 변화되는 대상은 궁극적으로 마음(heart)이고 나머지는 전부 그 마음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들께서 지금, 귀국한 직후의 저와 같은 경험을 하고 계시다면 용기를 내십시오. 주님이 지금까지 여러분께 가르쳐 주신 것들은 진짜 진리가 맞고 그것은 정말 삶에 역사합니다. 다만 그것의 경로가 내 마음을 거쳐서 나오게 되어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고 마음이 변하려면 좀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러니 우리 마음을 속이고 가면을 쓰는 일은 무엇보다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자꾸 마음이 무뎌집니다. 강퍅해진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주님의 말씀을 믿는 데 지장이 있습니다. 믿는 것은 우리 마음의 역할이니까요.
오늘 평소보다 제 글이 두서 없지만 논리정연하려는 것보다는 저의 마음을 나누려고 애썼습니다. 저의 나눔을 통해 성령께서 여러분들의 마음에 역사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