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의 수선화
유옹 송창재
주인떠난 폐가 묵은 꽃밭에 노란수선화 한송이 외롭게 피었네.
지나는 길손 끌끌 차는
혓소리 싫어
차라리 지난 엄동에
동사라도 했더라면.
집 떠난 옛주인
천년만년 봄꽃 보려
추울세라 깊이 심어두어
봄바람에 붓멘 촉 세워서
볼 주인 기다려도.
그 옛날 꽃밭가꿔 예쁘게 피웠으련만
아직 덜핀 노란봉오리 몇송이.
먼저 핀 한송이
행여 귀 익은
기침 소리 들릴까
기울어진 안방 서까래를 애처로이 들여다 본다.
늙은 내외
자식 떠난 외로움에
봄볕에 어루만지며 사랑얘기 나누던 노란수선화 꽃.
돌틈에 깊이 심어
봄 노란꽃 되었건만
반 무너져 온기잃은 정지엔
수건두른 아낙 대신
낯모르는 길나비가 졸고있다.
첫댓글 감상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수선화의 마음을
잘 읽었습니다.
기다리는 마음.
아리지요!
수선화가 이제는
집 떠난 옛 주인을 기다립니다.
그래도 말없이
혼자서 피고 지고 하겠지요. 감사합니다.
시골에 더러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