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기사 한달 급여 217만원에 불과 택시기사 이탈 심화로 법인택시업계 위기 요금인상분 기사 급여 인상에 사용 예정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것은 택시기사들의 이탈이 심화돼 업계 전체가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18일 밝혔다.
시가 16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요금조정안에 따르면 택시 기본요금은 3000원에서 17.10% 오른 3800원이 된다. 거리요금은 10m(142m→132m), 시간요금은 4초(35초→31초)가 돼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대형·모범택시 기본요금은 현행 5000원이 6500원으로 올랐다. 택시 심야할증시간도 1시간 연장(오후 12시~익일 오전 4시→오후 11시~익일 오전 4시)돼 심야시간 택시요금이 인상된 셈이다.
이처럼 시가 택시요금을 올린 것은 택시기사 급여가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발표한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법인택시 운수종사자(2인1차 기준)는 하루 평균 10.8시간, 월평균 25.6일간 일하지만 한달 급여는 217만원 수준이다.
반면 서울 시내버스 기사는 하루 9시간씩 22일간 일하며 396만원을 받는다. 택시기사의 노동강도는 버스기사에 비해 20% 가량 높지만 급여는 55% 수준에 그쳤다.
회사에 내는 납입기준금을 채우기 위해 고강도로 운행하더라도 한달에 손에 쥐는 월수입은 217만원에 불과하다보니 택시기사들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고 시는 밝혔다.
시는 이번 요금인상을 통해 택시기사 급여를 서울시 생활임금에 따른 월급 수준인 285만원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285만원은 현재 승객규모가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산출된 액수다. 요금인상 초기 택시승객 감소 탓에 단숨에 285만원까지 오르진 않겠지만 향후 승객 수가 회복되면 285만원을 채울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또 요금 인상분이 법인택시회사 측에게만 돌아가지 않도록 254개 택시회사 사측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측도 현재 수준의 기사 급여를 유지했다간 개별회사는 물론 택시업계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는 데 동의하고 시의 요구를 수용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사측은 향후 6개월간 납입기준금을 동결해야 하고 내년 말까지 요금인상으로 인한 수입증가분의 80% 이상을 기사에게 배분해야 한다. 다만 2020년 이후에는 노사합의를 통해 80%로 정해진 배분율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시는 또 택시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 모든 택시회사의 근로조건·급여정보 공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시간 택시수요 예측정보 제공 ▲취객 등 폭행으로부터 보호 위해 희망 운수종사자 대상 보호격벽 설치 ▲청장년 신규취업자에 대한 납입기준금 1년간 인하 ▲안정적 퇴직금 확보와 장기근속유도를 위한 퇴직연금제 도입 추진 등 정책도 추진한다.
이번 요금조정안은 시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서울시 고홍석 도시교통본부장은 "이번 택시요금조정(안)은 열악한 운수종사자의 처우개선 없이는 서비스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아래 마련됐다"며 "요금인상으로 시민의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운수종사자의 처우개선을 실질적으로 담보해 대시민 서비스가 개선될 수 있도록 강력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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