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시하고 처가는 멀수록 좋다'는 말과 같이 통시는 몸채에서 약간 떨어져 있었다.
고약한 냄새가 났지만 그래도 농사를 짓는데는 귀한 거름이었으므로 인분도 모자라 개똥도 주워다 보태기도 했었다.
나도 어릴 때 새벽에 개똥망태를 옆구리에 차고 눈이 하얗게 내린 벌판으로 나가 개들이 배설해 놓은 꽁꽁 언 개똥을 주워담았다.
화장지는 고사하고 똥종이(재생지)도 귀해서 짚으로 뒷처리를 했었다.
도회지에서도 통시가 화장실로 바뀐 것은 88올림픽을 전후해서다.
70년대초 배에 나가니 화장실변기가 모두 양변기(영국식 앉아서 변을 보는)였다. 간혹 쪼그리고 앉아서 누는
일본식 변기가 있는 배도 있었다.
일반 선원들중에는 시골에서 배 타러 온 사람도 있어서 개중에는 양변기 위에 신발을 신고 올라가서 쪼그리고 변을 보는
경우도 있어 다음 사람이 변을 보러 가면 좌변기에 신발자국이 남아 있어 앉을 수가 없어 고충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도 외국인을 쓰는 공장에서는 태국,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등의 오지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온 외국인들중에는
양변기에 숙달되지 않아 양변기 위에 올라가 쪼구리고 앉아서 변을 보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한다.
'앉아서 오줌 누는 사람'이라고 하면 지금까지는 보통 여자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남존여비 사상에 젖어온 우리들은 사내 기질이 없는 남자를 여자에 견주어 그렇게 부르기도 했다.
어제 친구들 모임에 나갔더니 모두 밤중에 서너번씩 오줌 누러 일어난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다들 전립선이 비대해지기 때문이다 .
그러다 보니 오줌을 누어도 시원하게 나오지가 않는다고 했다. 그랬더니 한 친구가 오줌을 양변기에 앉아서 누면 잔뇨감 없이 다 빠진다고 권했다.
서서 누면 오줌이 튀어 냄새가 나는데 안장서 누면 튀지않아 냄새도 나지 않는다고 한다.
TV프로에 나온 왕년의 왕종근 어나운서도 자기도 서서 누지 않고 앉아서 눈다고 하더란다.
나이든 사람에겐 일리가 있는 권고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서서 오줌을 누는 것은 남자의 특권이다. 아무리 여성 상위시대라지만 서서 오줌 누는 특권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