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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식 펜홀더는 무엇입니까? >
중국식 펜홀더란 쉐이크 핸드 블레이드와 유사하게 보이지만 손잡이 길이가 조금 짧은 블레이드의 양면에 러버를 붙여 사용하는 라켓을 말합니다. 쉐이크 핸드와 동일하게 팔을 돌려 꺾지 않고도 백핸드를 구사할 수 있으며, 일본식 펜홀더에서 익힌 각종 기술들도 그래도 적용 가능해서 최근 들어 점차 사용 인구가 늘고 있지요.
중펜이란 그 기원을 찾아 보면 미들 핸드 플레이와 한 박자 빠른 대상 플레이를 중시하던 중국의 전진 속공 전형에서 출발합니다. 지금은 사라진 용어가 되었지만 “미들 핸드”라는 용어는 포핸드와 백핸드처럼 블레이드를 좌나 우의 어느 한쪽으로 사용하지 않고 손목을 꺽어 내리고 블레이드의 끝이 아래를 향하도록 한 채 앞으로 밀듯이 공을 타구하는 타법으로 공이 탁구대 위에 맞고 튀어 오르자 마자 “따닥” 하고 바로 반구해 버리는 타법에서 사용되는 손의 위치와 자세를 이르는 말입니다. 일펜의 경우 그런 자세는 “사파” 자세로 취급 됩니다만, 중펜의 경우는 여전히 그런 자세가 지금도 곧잘 사용되지요. 즉 손끝을 아래로 하고 손목을 아래로 꺾어 내린 채 손 전체를 앞으로 뻗는 힘으로 타구하는 방식인데요, 일펜으로 이렇게 할 경우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고 자세도 잘 안 나오지만, 중펜의 경우는 비교적 이런 자세가 용이하게 나옵니다. 그런데 과거 80년대 이전의 시기에는 이처럼 미들 핸드 자세를 많이 쓰는 독특한 전형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중펜과 비슷하게 생긴 블레이드를 사용하고 그립도 지금의 중펜과 비슷하게 쥐는데요, 대신에 백핸드 면에는 러버도 없고 또 백핸드 면을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대 전형의 장점은 상대방의 강한 드라이브를 한 박자 빠른 타이밍으로 바로 튕겨 냄으로써 강하게 공격한 공이 미처 자세도 잡기 전에 되돌아 오게 되어 타이밍 상 강한 드라이브로 연속 공격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데 그 묘미가 있었습니다.
과거 러버에 대한 규제가 지금과 같이 체계적이지 않던 시절, 러버의 스폰지 두께에는 규제가 없었구요, 심지어 전체 두께가 6mm에 이르는 두꺼운 스폰지를 사용한 러버들이 유럽의 회전 많은 드라이브와 결합하여 한국 및 중국의 선수들을 괴롭혔습니다. 이에 대해 일펜의 전통을 가지고 있던 한국은 일펜의 손잡이를 유지한 채 미들 핸드 플레이가 보다 더 쉬운 다소 둥글면서 안정적인 블로킹과 컨트롤이 가능한 블레이드가 몇몇 선수들에게 전략적으로 선택되었구요, 중국은 지금의 중펜과 비슷한 블레이드가 역시 선택되었습니다. 미들 핸드가 왜 필요한가 하면, 이처럼 강력한 회전이 걸린 드라이브를 공이 튀어 오른 다음에 잡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선수들과 코치진들은 워낙 회전량이 많아 공이 탁구대에 맞은 다음 튀어 오를 때에는 그 꺾이는 각도가 변칙적으로 느껴지는 유럽의 드라이브 공들을 탁구대에 맞은 다음 공중에서 처리하는 것보다는 한박자 더 빠르게 탁구대 위에서 바로 반구해 버리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실상 회전이 많은 공도 탁구대에 맞는 순간 회전이 다소 누그러진 이후 튀어 오르면서 공의 회전이 맹렬해 집니다.
이것은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하면 분명해 지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실제 상대방에게 강한 회전 서브를 부탁한 후 탁구대에 맞자 마자 바로 공을 맞춰 리시브할 때와 공이 정점에 가까울 때 리시브를 해 보면서 비교해 보면 이해가 갑니다. 회전이 많은 공도 탁구대에 맞는 순간과 그 직후에는 순간적으로 회전량이 줄어들고 리시브도 비교적 평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회전이 맹렬하게 걸린 공의 경우 그것을 정점에서 리시브한다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타이밍과 공의 높이는 쉬워도 회전량이 더 많기 때문이지요.
이와 비슷한 원리로 강력한 회전이 걸린 드라이브성 타구도 탁구대에 맞고 튀어 오르자 마자 반구하면 회전을 덜 탈 수 있습니다.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이 당시 유럽 선수들의 드라이브는 지금처럼 강력한 한방성 드라이브가 아니고 회전만 많고 스피드는 많지 않은 구질구질한 드라이브였다는 것입니다. 회전량이 극대화 된 엄청나게 두꺼운 러버의 경우 공을 나무까지 닿도록 강하게 때린다는 것은 어려웠지만 스치듯이 들어 올렸을 때 가공할 만한 회전력을 실어 주어 공이 많이 휘기 때문에 실제로 정점 가까이에서 타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공이 만들어 졌습니다.
그래서 공이 바운드 되자 마자 바로 타구하는 것이 요구되었지요.
물론 이것은 회전을 덜 타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 로빙을 하거나 루프성 드라이브를 한다는 것은 유럽 선수들에 비해 체력이나 체격이 열세인 동양 선수들에게 맞지 않다는 자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힘 좋은 선수들에게 회전량이나 힘으로 대응하지 않고 한 박자 빠른 스피드와 상대방의 회전량을 무력화 시켜 버리는 전형과 용품으로 대응하자는 것이 당시 한국과 중국의 해법이었죠. 그 결과 한국의 현정화 선수 등이 해당되는 용품으로 무장하게 되었고 중국은 한면만 러버를 붙인 중펜이 실험적으로 등장했습니다. 특히 이 경우에는 숏핌플 러버를 사용함으로써 그 강력한 회전량의 영향을 더욱 더 줄이도록 시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숏핌플 러버를 붙인 블레이드를 들고 큰 발을 띄지 않는 상태에서 탁구대 위 어느 곳에 드라이브 공이 들어 오더라도 바로 바로 블레이드를 가져다 대는 것이 시도 되었구요, 그 결과 포핸드, 백핸드보다 탁구대 위 어느 곳이든 라켓을 가져 대기 위해서 미들 핸드 포지션이 아주 많이 사용되었지요.
그러나 이런 전형은 탁구 역사 속에서 크게 인기를 누리지 못 했고 ITTF의 러버 두께에 대한 규제와 함께 스피드 글루잉의 등장 하면서 크게 힘을 잃었습니다. 러버의 두께를 4mm로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힘은 없고 회전량만 많은 루프 드라이브를 위주로 하는 전형은 곧 강력한 파워를 위주로 하는 현대적인 드라이브 전형으로 변모했습니다. 러버가 얇아지면서 고탄성 고마찰 러버들이 새롭게 등장했고 해당 러버는 회전량보다는 스피드로 승부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특히 스피드 글루잉의 등장은 드라이브 전형의 전성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눈 깜짝할 새에 사라지는 강력한 드라이브가 탁구계에 등장하면서 아기자기하게 타이밍과 코스웍으로 승부를 내려던 전형들은 급속도로 내리막을 걷게 됩니다. 그 중의 한 전형이 바로 전진속공형입니다.
스피드 글루잉이 탁구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이후 한 박자 빠르게 반구한다는 개념이 차츰 설 자리를 잃게 되었지요. 한국의 현정화 선수나 중국의 덩야핑 선수 등 여자 선수들은 비교적 오래 동안 생명력을 유지했습니다만, 남자 탁구에서 이런 기조의 쇠퇴는 더욱 빨랐습니다. 강력한 스피드가 더해진 드라이브 공격은 빠르게 유럽 탁구가 세계 탁구를 점령하도록 했습니다. 당시 스웨덴의 발트너 선수가 세계 탁구를 평정하다시피 하며 유럽세를 이어갈 때 중국 탁구는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유럽의 강력한 양핸드 드라이브를 저지할 중국적인 전형은 무엇이 되겠는가 하는 것이 바로 그 고민의 주제였지요. 그래서 중국은 유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용품과 전형들을 실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중국식 펜홀더입니다.
강력한 드라이브 공격을 잡을 수 있는 한 박자 빠른 대상 탁구를 가능하게 하는 미들 핸드 그립을 가진 둥근 모양의 펜홀더 블레이드의 뒷면에 러버를 하나 더 붙여 본 것이죠.
당시 중국이 고민한 것은 양핸드 전형을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형적인 하나의 해법은 중국 선수들도 쉐이크핸드 라켓을 들고 양핸드 드라이브 전형으로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당시의 실험이 결실을 맺은 대표적인 선수는 왕리친 선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동시에 일본식 펜홀더 블레이드에 양면의 러버를 붙이고 그립의 모양을 여러 가지로 바꾸어 가면서 진행한 사면채와 또 지금의 중국식 펜홀더 라켓 등이 다양한 유소년 선수들에게 보급되면서 실험되었습니다. 사면채를 비롯한 실험적인 전형들이 크게 효용성을 증명하지 못한 반면 양면에 러버를 붙인 중국식 펜홀더는 마린 선수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조금씩 발전을 거듭해 왔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왕하오와 슈신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길러 내면서 중국식 탁구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펜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하여 아직까지도 그 기술적 요소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실험적 그립의 블레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중펜 블레이드와 그 전형은 어떤 측면들이 있는지를 한번 개괄적으로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요소들을 읽으시면서 중펜을 선택할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은 해당 내용들을 통해 결정에 도움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1) 무게의 측면 : 중펜은 두 장의 러버를 붙이는 점은 쉐이크 핸드와 유사하지만 그 무게가 손바닥 전체에 걸리지 않고 일펜과 동일하게 손가락에 얹혀 집니다. 또한 스윙 자체가 팔 전체로 이루어 지는 듯한 쉐이크 핸드와는 다르게 손목 이하의 부분에 상당한 스윙의 무게가 작용되므로 무게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있습니다. 이런 측면으로 인해 중펜 유저들은 되도록이면 가벼운 무게의 블레이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또한 모순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펜은 기본적으로 일본식 펜홀더 블레이드처럼 어깨 이하의 팔 부분을 전체적으로 사용하면서 강력한 한방 드라이브를 활용하고 싶다는 욕심을 가진 분들이 많이 선택하시는데, 블레이드 무게 자체가 가벼워 지게 되면 그 결과 스윙에 실리는 무게와 기본적인 타구의 스피드가 경감하여 결과적으로는 드라이브의 힘이 일펜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해 집니다. 그러므로 중펜으로 전향하면서 일펜과 비슷한 정도의 드라이브 파워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은 실제적으로 잘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끊임없는 연결 드라이브를 양핸드에서 다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2) 백핸드 연습량이 두 배로 필요합니다
흔히 중펜으로 전향하면서 생각하는 것은 이제 백핸드 포지션에서도 강력한 백핸드 드라이브를 할 수 있겠다 라는 희망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선 백핸드 면으로 드라이브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합니다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포핸드 면의 러버를 돌려서 반구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뒷면 러버로 타구할 것인지를 매번 순간적으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는 전통적으로 일본식 펜홀더를 사용해서 탁구를 쳐 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백핸드를 경시하고 어떻게든 포핸드 면으로 플레이를 하도록 코치들이 지도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처음 탁구를 배울 때에도 상당 기간 포핸드만 가르친 후 백핸드를 뒤늦게 가르치고, 또 연습량에 있어서도 언제나 포핸드가 백핸드보다 많지요.
그런데 쉐이크 핸드로 레슨을 할 경우에는 포핸드와 백핸드의 연습량이 동일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백핸드는 자세보다는 감각에 의존하는 면이 크고 그런 만큼 구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중펜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포핸드 면에 1만큼의 연습량이 투입된다면 백핸드 면에는 전면으로 1, 후면으로 1, 즉 2만큼의 연습량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언제나 연습은 포핸드 위주로 하고 백핸드가 잘 안 된다고 투덜대시는 분들에게, 백핸드 연습량을 포핸드의 두 배로 늘리시라고 간곡히 부탁 드리고 싶네요. 물론 실제로 2배를 지속적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포핸드 위주의 연습이 더 다리 스텝이나 순간적인 돌아섬 등의 연습에 더 좋기 때문에 포핸드 위주의 연습이 더 중시되는 것이 조금 타당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포핸드와 백핸드의 연습량이 비슷하기는 해야 하는데 백핸드의 연습량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부러 이런 언급을 덧붙입니다.
특히 백핸드 연습 시 한 가지 더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백핸드를 전면 러버를 사용할 것인가, 후면 러버를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연습이 이루어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습은 백핸드 쪽으로 공을 보내면서 길고 짧은 공을 섞어 보내어 순간적으로 적절한 타법을, 전면 백핸드, 후면 백핸드, 혹은 포핸드 드라이브 등 세 가지 자세 중 선택하도록 하는 연습을 하게 되면 다소 도움이 될 듯 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선택의 어려움 때문에 순간적인 판단이 빠르고 운동 신경이 좋은 분들이 중펜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성실하고 우직하신 분, 인내심이 있는 분들이 중펜을 선택하실 경우 성격에 잘 안 맞을 수 있습니다.
(3) 손목의 강화
중펜 타법은 손목의 힘을 상당히 많이 요구합니다. 우선 두 장의 러버 무게가 다 손끝에 걸리는 데다가 손목의 회전으로 백핸드 공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힘이 요구됩니다. 또 두 장의 러버 두께가 손가락 사이에 추가되기 때문에 벌려진 검지와 중지 손가락 사이에 상당한 힘이 필요합니다. 즉 전반적으로 손가락과 손목의 힘이 상당히 요구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손목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라켓의 무게를 줄이는 것으로 해법을 찾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만, 이것은 상대적인 문제입니다. 라켓의 무게가 가벼우면 그만큼 공도 가볍고 공이 가벼운 만큼 랠리가 길어지거나 혹은 상대방의 역공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즉 라켓이 가벼워 진 만큼 나도 치기 편하지만 상대방도 치기 편해 지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장점 자체가 결국은 희석되게 되는 결과를 빚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선택보다는 기본적으로 손목 힘이 상당히 되는 분들이 해당 전형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중국식 펜홀더에 대해서 역사적인 궤적을 추적하기 위해서 제가 예전에 작성해 두었던 “오즈” 중펜 블레이드 개발 후기를 이곳에 다시 올립니다. 블레이드의 개발 후기이므로 블레이드 소개 내용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지만 중펜 블레이드가 한국 탁구에 어떻게 접목되어 지금처럼 유행이 되게 되었는지를 잘 알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이므로 인용해도 무방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해당 내용을 읽으셨던 분들은 아래의 내용은 건너 뛰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오즈를 발매하며 (1) - 한국식 탁구는 무엇인가?
2000년 10월 1일, 탁구계에서는 큰 변화가 도래했습니다.
공의 크기가 38mm에서 40mm로 늘어난 것입니다.
생활 탁구계에서도 이 변화는 매우 낯설고 부담스러운 것이었지만, 선수들에게 미친 영향은 더욱 컸습니다. 사실 이 공의 크기 변화가 한국 탁구를 세계 탁구 최 상위권에서 중위권으로 끌어 내린 큰 변화이지만, 우리나라 탁구인들이 크게 체감하고 있지 못하지요.
그전까지 한국 탁구계의 가장 큰 특징은 화려한 전후 스텝을 활용한 돌아 서는 탁구, 즉 일펜 탁구였습니다. 일펜이라는 용어는 펜을 쥐듯이 잡는 펜홀더 전형을 의미하는데, 후에 중국식 펜홀더 타법이 등장하면서 일본식과 구분하여 부르게 되었기 때문에 일펜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사용되게 되었지요. 그런데 일본식 펜홀더 블레이드를 활용한 한국식 탁구는 당시 일본식 탁구와 뚜렷한 차이를 이루었습니다.
일본식 탁구는 아기자기해 보이는 잔발을 활용하고 연결을 위주로 한 교과서적 탁구를 지향했다고 하면, 한국식 탁구는 어떻게든 포핸드로 돌아서서 강력한 한방으로 승부를 내려는 탁구가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전형적 차이는 실제 용품의 차이에서 기인한 면도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강력한 한방을 좋아하기 때문에 당시 B사에서는 한국 시장을 위한 10mm 두께의 히노키 단판 블레이드를 출시하게 됩니다. 그러나 일본 시장에서는 9mm 단판으로도 이미 충분한 스피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10mm 단판에 대한 수요 자체가 부재했습니다.
그 덕분에 일본 탁구는 9mm 블레이드를 활용한 감각과 정확성, 그리고 잔발 위주의 탁구가 보다 더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고, 한국 탁구는 10mm 단판의 강력한 파워를 지향하여 강력한 한방 위주의 탁구를 선수들이 원하게 되었습니다. 강력한 한방으로 게임을 종결 짓겠다는 생각은 크게 보면 모든 플레이를 포핸드로 하겠다는 것과 또 가급적이면 받지 못 하는 코스로 크게 갈라서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연결됩니다.
당시 유럽형 탁구는 좌우로 크게 갈라 받지 못 하게 친다는 개념보다는 더 강력한 회전과 힘으로 압도적인 랠리를 가져가겠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한국 탁구를 어떻게든 코스를 갈라서 승부를 내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볼 때 유럽은 힘의 탁구, 드라이브의 회전량으로 승부하는 탁구로 비쳐졌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한국의 탁구가 세계 어느 나라와도 다른 특이한 어떤 점을 갖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백핸드 쪽에서도 무리하게 돌아서 포핸드로 전환하고, 또 그 전환한 상태에서도 스트레이트 공격보다는 상대방의 백핸드 쪽으로 몰아서 거의 사각에 가까운 공격을 성공시키겠다는 일념이 3구에서 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사실 백핸드쪽으로 몰려서 포핸드를 쓰는 것도 무리인데, 그것을 다시 상대방의 넷트 근처 백핸드쪽으로 보낸다는 것은 몸을 굉장히 많이 돌려서 타구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정도의 공간을 만들어 내려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단순히 도는 동작만이 아니라 앞에서 뒤로 신속하게 이동하면서 최대한 팔과 몸 안의 공간을 더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즉 한국 탁구는 앞에서 뒤로 빠르게 이동하여 공간을 만들고 그 만들어진 공간으로 강력한 포핸드 한방 드라이브를 코스를 갈라 집어 넣는 기술을 선수들의 필수 요건으로 삼게 됩니다.
이러한 형태의 탁구대 앞에서 순간적으로 뒤로 물러 나면서 회전하여 공간을 만드는 스텝은 사실 한국 탁구 특유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그립을 사용하는 일본 선수들에게도 이처럼 빠른 동작으로 무리한 드라이브를 넣는 것이 일반화 되지는 않았지요.
당시 중국의 탁구는 상대적으로 전진한 상태에서 모든 공을 탁구대 위에서 처리하겠다는 정신이 강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면을 사용하지 않는 형태의 중국식 펜홀더 그립도 있었는데, 그 당시 그런 손잡이가 출현한 것은 공이 탁구대 위에 닿자 마자 타구하려면 손목이 자유롭고 또 상대방을 향하여 꺾여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블로킹을 잘 하기 위한 그립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즉 중펜으로 쥐게 되면 미들 코스로 오는 것을 매우 막기 편하고 특히 이면이 없다고 생각하면 어느 곳으로 오더라도 일단 탁구대 위에서 선제를 잡기 편한 것이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중국 탁구는 탁구대 앞에 붙어서 잔발을 뛰면서 가급적 정점을 고려하지 않은 빠른 타구를 중시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탁구는 기다려서 정점을 노렸다가 한방을 치는 탁구, 즉 정점 까지 몸을 뒤로 물러나게 하는 것이 중요한 한방 탁구가 주류를 이루었지요.
이러한 한면에만 러버를 붙인 중펜 전형과 비슷한 전형이 한국에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현정화 선수가 사용했던 숏핌플 러버 전형이었습니다.
숏핌플 블레이드를 보시면 손잡이가 짧고 블레이드가 둥글어 그 모양이 중펜과 비슷한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모양이 된 것은 모든 공을 탁구대 위에서 처리하겠다는 의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공의 안정성 위주, 그리고 컨트롤 위주로 블레이드를 만들어 간 것이죠.
중국의 단면 중펜 그립은 아마도 90년대 이전에 거의 사라진 듯 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 당시로도 책으로만 그런 그립을 구경했고, 실제로 그런 그립을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방향성이 오늘의 중국 탁구를 만든 것은 분명합니다.
한편 당시 유럽 탁구가 힘있는 파워 드라이브 전형으로 발전해 간 것도 원인이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유럽의 탁구는 클럽제도를 근간으로 합니다. 클럽이란 무조건 경쟁하고 이기는 것만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상대방과 적당하게 즐길 줄 알아야 하지요. 그래서 유럽의 탁구는 랠리를 전제로 합니다. 실력이 적당하게 늘게 되면 맞드라이브 랠리를 계속 연결해 가면서 하는 것을 흔히 즐깁니다. 특히나 공을 놓치게 되어 상대방이 공을 줍게 되는 것이 한국 선수들에 비해 더욱 미안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과 박자, 흐름 등을 중시하면서 서로 길게 떨어져서 맞드라이브를 하는 것, 그러면서 랠리를 길게 가져 가는 것이 결국 그들에게는 시합에서 이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능력이 되지요.
그러나 한국은 우선 그런 넓은 공간을 갖춘 연습 환경도 어려웠을 거구요..(추측이지만 그러리라고 생각됩니다.) 또 무엇보다도 선수들에게 그런 여유가 없습니다. 서로 이기는 것이 중요하지 배려해 가면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지요.
그래서 한,중,일,유럽의 탁구는 각각의 모양새를 가지고 발전해 오게 됩니다.
오즈를 발매하며 (2) - ITTF의 고민
90년대 들어서 탁구계에는 큰 변화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스피드 글루잉이 보편화 된 것이지요. 그전까지 물리적으로 공의 스피드를 더 향상 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 스피드 글루잉의 등장은 스피드의 한계를 여지없이 무너뜨려 버리는 대 사건이었습니다. 특히 스피드 글루잉이 등장하면서 선수들에게 매우 보편화된 기술은 탁구대 위에 닿자 마자 그 공을 강력한 한방 드라이브로 가격해 버리는 것입니다. 스피드와 함께 회전력이 향상되면서 스피드 글루잉을 많이 한 러버가 아주 낮은 공까지도 강력한 드라이브 한방으로 연결시켜 버리게 해 준 것입니다.
선수들에 따라서는 시합 전 15번까지 스피드 글루잉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스피드 글루잉을 많이 한 러버를 사용한 두 선수의 랠리는 순식간에 끝이 나 버렸습니다. 탁구가 최초 등장하던 때 서로 회전을 줘 가면서 마치 장난을 치듯 똑딱거리던 그런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지고 공격적인 드라이브들이 주류를 이루던 순간, 스피드 글루잉은 전 세계 탁구를 엄청난 한방 탁구로 몰아가게 된 것입니다.
그래도 90년대 중반까지는 이러한 스피드 글루잉이 중국 탁구의 독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당시 스웨덴의 걸출한 두 선수, 발트너와 페르손 선수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죠. 발트너 선수가 해마다 우승을 독차지 하다 시피 했고 페르손 선수의 구부정한 드라이브와 땅에 붙어서 받아 넘기는 듯한 낙타스런 타법이 시청자들에게 중국 탁구가 독식하고 있다는 인상을 갖지 않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을 넘어 서면서 유럽 탁구는 전반적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중국 탁구의 독식이 매우 뚜렷해 졌습니다. 특히 스피드 글루잉이 결합된 중국 러버는 전 세계 탁구계에서 쉽게 대응할 방법이 없는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사실 용품을 이용한 탁구계 우승 독식은 원래부터 중국이 곧잘 해 오던 일이었습니다. "이질 러버"라는 말이 항상 롱핌플 러버를 사용하는 전형이라는 말로 교정되어야 한다고 지적받는 이유는 중국 선수들이 "이질 러버 전형"으로 한동안 탁구계를 휩쓸었기 때문이지요.
아직 러버의 색깔에 규제가 없던 시절, 중국 선수들은 양면에 같은 색 러버를 붙여서 플레이를 했는데, 한면은 롱핌플, 다른 한면은 평면이나 숏핌플 러버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스카이 서브를 개발하여 아직 국내에서는 그것을 할 줄 아는 선수가 없던 시절, 공을 띄운 후 그 이질 라켓을 회리릭 돌리다가 갑자기 넣는 서브는 정말 공포의 대상이었지요.
ITTF는 결국 러버의 색은 검정과 적색, 두 가지로만 한다고 공표하고 서브를 넣기 전 러버 표면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등의 규정들을 가미해서 이질 러버의 공포를 극복하도록 도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 바로 2000년도 10월의 40mm 공의 출현과도 이어져 있지요.
앞으로 다시 돌아가서요, 아무튼 이런 강력한 드라이브에 맞설 무기로 한국 탁구계가 내세운 것은 더 강력한 드라이브와 극심한 코스웍, 그리고 또 다른 한가지의 무기로 숏핌플 전형에 대한 투자였습니다. 사실 이것은 무슨 특별한 장기적 의도를 가진 투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원래 한국 탁구는 선수들을 기반으로 한 엘리트 탁구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승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읽는 스포츠 만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우리 팀은 해체다, 하고 감독과 선수가 엉엉 우는 일들이 왕왕 있는 것이 한국 학교 엘리트 스포츠계의 현실이지요. 그래서 초등학교 선수들의 경우도 일생을 두고 어떤 전형으로 가는 것이 그 선수에게 좋을 것인가를 두고 치밀하게 고민해서 전형을 결정하기 보다는 팀의 우승을 위한 전형 안배가 흔히 이루어 집니다. 키가 크고 팔이 기니까 수비수해...라는 결정은 수비수를 한명 키워야 상대편에서 수비수가 나와도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기를 수 있으니 무조건 한 명을 수비수로 키워야 한다는 코치들의 압박에서 나온 것이지요.
아무튼 이런 원인으로 인해 우리 나라 선수들은 외국에 비해서 전형이 다양합니다. 이기기 위해서 각종 전형을 한 팀에서 다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신생팀일수록, 재정지원이 열악할수록,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집니다. 어느 학교 팀 선수들이 핌플 아웃 선수들이 많다..라고 하면, 코치가 꼭 이겨야 하는 상황이구나 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제가 모든 팀의 세세한 상황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이런 연유로 인해서 한국 탁구계에서는 솟핌플 선수들이 팀마다 일정하게 길러졌습니다. 강력한 드라이브 공격을 막아 내고 대상 플레이로 선제를 잡아 주는 선수가 각 팀마다 꼭 있어야 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 당시 ITTF 협회는 큰 고민에 처하게 됩니다. 탁구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고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화려하게 공개되자 탁구를 모르는 타 체육인들로부터 볼맨 소리가 등장한 것입니다. (탁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짧은 역사 속에 우리 나라 선수들이 메달도 많이 땄지요. 한번 찾아 보세요^^)
그것은 공도 작고 랠리도 순식간에 끝나서 도통 재미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나 유럽세가 강한 IOC 내에서 유럽인들이 별로 성적을 못 내는 탁구에 대한 응원 세력이 많지 않을 것은 뻔한 일입니다. 타 종목 관계자들은 탁구가 TV 시대에 과연 중계의 메리트가 있는지를 의문시하기 시작했습니다.
ITTF에서는 그동안 이러한 반응에 대응하기 위해 공의 색을 오렌지색으로 변경해서 두 가지의 색을 공인하고 눈에 더 잘 띄는 오렌지색 공으로 국제 대회를 치르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오렌지색 공이 더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별로 의미 없는 시도가 되었지요.
어쨌거나 근본적인 변화는 공이 더 눈에 잘 보이고 랠리가 길게 이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탁구가 올림픽에서 퇴출될 위험이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결국 2000년 10월 1일, 탁구공의 크기는 38mm에서 40mm로 전환되게 됩니다.
오즈를 발매하며 (3) – 탁구는 비인기 스포츠 종목
탁구의 경우는 탁구에 빠져 있는 사람들 생각으로는 모두가 탁구에 관심이 있고 탁구라고 하면 어느 정도는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탁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아주 아주 많구요, 또 그 사람들은 탁구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상식도 없습니다. 이것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죠. ^^
심지어는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일에 가서 티모볼을 말해도 생각보다 아는 사람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하긴, 한국에서도 김정훈이나 주세혁 선수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탁구를 알리고 탁구인구를 늘리는 것은 그래서 우리 탁구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아 주지 않는 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아내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구박 받으면서 볼박스에 매진하는 모든 탁구인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
아무튼 생각보다 탁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 차가운 현실 앞에, 우리 뿐만 아니라 ITTF 에서도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탁구를 대중화 하고, 탁구의 묘미를 잘 전달해서 탁구인구를 늘려야 근본적으로 ITTF가 힘을 가지고 스포츠 계에서 영향력을 미칠 텐데요, 생각보다 탁구 인구가 많지 않으니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탁구 인구가 많지 않다는 말이 좀 이해가 안 가시죠?
그런데 저희 탁구닷컴에서 지난 해 동인도네시아에 우물을 파면서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이 우물 짓기 사업은 탁구닷컴의 독자적 구제활동이 아니고 탁구인들의 구매로 인해 일어난 공동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데, 우물이 어떤 곳에 지어지는지를 한번 살펴 보고 상세한 보고를 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한 푼이라도 아껴서 어린이들 돕는 것에 더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사업이 되도록 하려면 한번쯤 가 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냥 빈손으로 가는 것보다는 탁구 회사이니 어린이들에게 탁구대와 장비들을 선물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업을 진행하는 컴패션에 제가 탁구대를 기증할 수 있을지, 방문은 가능한지 등등을 물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보통 일이 아닌 것입니다.
우선 탁구대를 현지까지 가져갈 방법이 없습니다. 비행기를 두번 타고 섬에 들어가야 하고, 그 섬 안에서도 제대로 된 육로가 없는 흙길로 수시간 달려야 그 곳에 도착하는 것입니다. 탁구대를 요행히 가져간다고 해도 그것을 잘 운반할 차를 섭외하는 것도 어렵고 그 흙길에서 탁구대가 파손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지요. 또 이래저래 컴패션 분들에게 너무 큰 폐가 되구요…
그래서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실제로 탁구대가 생각보다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프리카를 비롯해서 인도네시아 등 넓은 땅은 있지만 제대로 된 도로가 없으면 1차적으로 어려울 것이구요, 또 지붕이 있는 어떤 건물에 탁구대를 놓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벌써 그것이 가능한 나라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탁구를 친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꽤 다른 어려운 나라 사람들에 비해 큰 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지요.
얼마 전 탄자니아에서 먼 우물까지 하루 4킬로미터씩 왕복해서 물을 길어 먹는 한 여자분에게 리포터가 꿈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여자분이 헤헤 웃으면서 뉴욕에 가 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뉴욕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무엇을 먹는지, 자기 눈으로 보고 싶다고 말이지요.
사실 아무리 못 살아도 더 좋은 것이 있다는 것, 더 잘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고 또 더 풍요로운 나라가 있다는 것을, 이제는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부한 삶에 대한 지식은 늘어 났지만, 실제로 부가 더 공평하게 분배되지는 않고 있지요.
단순히 굶어 죽는 사람들의 숫자로 하면 과거 10년 동안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 동안에 잘 사는 사람들의 부의 총량은 훨씬 더 극단적으로 증가했다고 하네요.
아무튼 그래서 탁구는 가난한 수 많은 나라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 같은 스포츠입니다.
매우 선택 받은 소수의 국가에서 즐기는 스포츠이지요.
그런데 그 선택 받은 소수의 나라에서는 또 너무나 많은 스포츠들이 즐비합니다. 축구나 야구처럼 대중성 높은 운동뿐만 아니고 요즘 우리 주변만 보아도 이제는 수영, 스쿼시, 볼링 등 공간과 시설에 많은 돈이 투자되는 그런 종목들이 아주 일상적인 삶의 영역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골프 같은 운동은 전 지구적으로 얼마나 많은 환경적 빚을 지는 스포츠입니까?
이런 상황 속에서 탁구가 탁구로서의 입지를 계속적으로 가져 가기란 참 쉬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독일, 프랑스, 중국, 한국, 일본 등 탁구에 열광하는 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대중적 스포츠의 위상은 갖지 못하고 매니아 스포츠에 머물러 있으니 말이죠.
당장 우리 나라만 해도 젊은 사람들이 거의 탁구를 치지 않으니 미래가 참 걱정입니다.
실내 운동이고 누구나 노력하면 꾸준히 실력이 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너무 좋은 운동이라는 이 탁구의 실상을, 우리는 잘 알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ITTF의 장기적인 과제는 국가별로 메달을 골고루 가져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단순히 ITTF는 유럽을 두둔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중국이 계속해서 메달을 가져 간다면 결국 선수층이 얇아질 것이고, 선수가 적으면 탁구계의 침체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우리 나라도 초등학교 탁구부들이 선수를 구하지 못해 해체되는 경우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여러 면에서 좋지 않은 일이지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너무 아이들을 학대해 가며 가르쳐 온 탁구계의 관행이 결국 오늘의 현상에 까지 이어진 것은 아닌지 싶어서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합니다.
그렇다면 당시 ITTF로서 탁구의 대중화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이었겠습니까? 최우선적으로 도입된 아이디어는 보는 관중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우선 랠리가 길게 이어지도록 용구의 변화를 시도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40mm 공의 출현으로 이어졌습니다. 공이 커진 만큼 무게도 묵직해 졌고 체감으로는 한 4분의 1은 더 커진 듯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몇 년 이후에 도입된 스피드 글루잉 금지의 문제도 많은 분들은 건강상 유해점만 생각하시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중국의 독식을 막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중국의 점착성 강한 러버들은 스폰지가 공을 튕겨 내 주는 힘이 충분하지 않으면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중국 선수들은 엄청난 스피드 글루잉의 힘을 빌어 세계적 수위의 공을 만들어 내 왔던 것이지요. 그러던 차에 스피드 글루잉을 금지하게 된다면 가장 타격을 받을 선수들은 중국 선수들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탁구계에서는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스피드 글루잉이 금지될 무렵, 이미 세계적인 몇 개 업체에서는 유해 물질 함량이 적은 특수한 글루, 즉 부스터류를 개발해 왔던 것입니다.
그 결과 중국 선수들을 막을 수 있으리라는 ITTF의 전략은 완전히 대실패로 돌아 갔습니다.
유럽과 한국, 일본 등의 선수들이 여러 독일제 러버들을 실험하고 있는 동안 중국 선수들은 중국 내에서 제조된 부스터류로 정상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 외의 선수들도 부스터가 가미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러버들로 갈아 타게 되고 또 그 러버에 부스터를 첨가하여 플레이 하는 것이 이제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버렸지요. 사실 선수들에게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 대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한꺼번에 막지 못할 일이라면 어느 누군가 반칙을 하기 마련이고 결국 그것을 예상한 모두가 부스터를 사용하는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지요.
얘기가 좀 장황하게 이어지고 있네요^^
아무튼 지금도 ITTF 의 장기적인 과제는 랠리가 오래 가는 탁구를 만들고 중국 선수들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이음매 없는 폴리볼의 등장도 역시 이 선상에서 이해가 가능하지요.
공이 멀리 뻗지를 않고 공중에서 정지하는 듯한 타점이 나오는 특성을 보면 일단 랠리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있습니다. 그리고 큰 타구음과 공에 딱딱 늘어 붙는 듯한 감각은 모든 러버를 중국 러버처럼 만들어 버리는 느낌도 있습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어떤 결말을 빚을 지는 몰라도 적어도 보는 탁구를 조금 더 흥미 진진하게 하는 데는 기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실제 도입의 여부, 그리고 도입되는 시점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불투명합니다. 특히 선수들의 혼란이 매우 클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연마해 온 많은 기술들이 전면 재조정이 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건이 바로 40mm 공이 등장할 당시에 일어 났습니다.
40mm 공은 한국 탁구에 치명상이 되었습니다.
그 요인은 아래와 같은 몇 가지로 요약됩니다.
1. 숏핌플 계열의 퇴장 : 새로 나온 공은 숏핌플 러버의 영향을 덜 받았습니다. 공이 흔들리거나 깔리는 현상이 현저하게 줄어 들었고 또한 숏핌플 전형의 얄팍한 블레이드와 스폰지로는 이 공을 강하게 타구해서 드라이브 전형과 맞대결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변화도 없어지고 힘도 없어진 것이지요. 그 당시 우리 나라에 얼마나 많은 숏핌플 전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용구의 변화로 묻힌 선수들이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아마츄어 시장에도 이 영향이 미쳐 장기적으로 숏핌플 러버가 퇴장하게 되는 결과를 빚었지요.
2. 펜홀더 전형의 몰락 : 표현이 조금 과한가요? 몰락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이전에 공이 작을 때는 강력한 한방으로 게임을 종결지을 수 있는 여지가 보다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랠리가 길어지다 보니까 아무리 못 받을 것이라고 예측한 공도 다시 돌아오는 확율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펜홀더 전형 선수들이 한쪽을 다 비우고라도 백핸드 쪽에서 포핸드 사이드로 돌아서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방을 때려 넣었다가 그 공이 돌아 오는 일들이 왕왕 일어나게 됩니다. 사실 그 공은 받으면 안 되는 공이지요. 그 공을 받으면 진다라는 것이 그 공의 성격입니다. 그런데 이 공이 자꾸 들어 오게 된 것입니다. 펜홀더 선수들은 이 상황을 두고 몇 가지 전술적 변화를 추구합니다. 우선은 돌아 서는 것을 자제하게 됩니다. 자꾸 돌아섰다가 다시 돌아서지 못할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는 긴 걸음을 더 빠르게 내딛을 수 있도록 훈련합니다. 결국 완전히 몰린 코너에서도 다시 돌아서서 나와 연타를 보낼 수 있는 환상적인 스텝이 나와 줘야 시합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백핸드 공격을 강화하게 됩니다. 한두번 백핸드로 받다가 무조건 포핸드로 돌아선다는 전략이 위험해 지자 결국 백핸드도 스매싱과 드라이브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생긴 것이지요. 이런 변화의 중심축에 있었던 선수가 바로 유승민 선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유승민 선수는 환상적인 몸놀림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게 되지요. 한번 그 경기를 자세히 보세요. 유승민 선수가 완전 백핸드 코너 쪽에서 공격을 한 후 다시 포핸드 코너쪽까지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는지 말입니다. 사실 이런 전형의 불리함을 다리로 극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당시의 우승은 여러가지 행운의 요소도 있었지요. 어쨌거나 문제는 과거 구세대의 경우는 이런 빠른 발을 갖추기가 어려웠고 결국 은퇴나 하위권으로의 몰락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이런 변화가 공이 커진 당시에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공이 커진 것이 약간의 변화를 불러 왔다고 하면 스피드 글루잉의 금지가 그 변화를 엄청나게 증폭시켰다고 할 수 있지요. 아무튼 이 두 번의 변화를 통해 일펜 전형은 엘리트 스포츠계에서 거의 사라지다 시피 하게 됩니다.
3. 중펜의 등장 : 펜홀더의 몰락은 결국 중펜의 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흐름은 몇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우선 각 탁구장마다 쉐이크 핸드 전형으로 선수 생활을 한 젊은 코치들이 90년대 후반들어 영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의 코치들은 대부분 펜홀더 전형으로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쉐이크 핸드를 전수하기가 어려웠지요. 그런데 그 코치들이 우선 쉐이크 핸드를 보급하기 시작합니다. 많은 초보자들이 쉐이크 핸드로 탁구를 배우기 시작했고, 한동안 안 치다가 다시 탁구장을 찾으신 분들도 생소한 쉐이크 핸드 전형을 권유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해 보면 영 쉽지 않은 것이지요. 그래서 역으로 쉐이크 핸드에서 중펜으로 내려오시는 경우들이 꽤 있었습니다. 물론 반대의 현상도 일어났지요. 게임에서 지고 나면, 아 전형의 문제야, 이런 생각으로 우선 양면 타법을 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쉐이크로 가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 같고, 그래서 우선 중펜을 선택하시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손목의 부담과 또 이면 공격이 신통치 않은 결과로 인해 결국은 쉐이크 핸드로 가시는 경우가 또 있었습니다. 어찌 되었건, 중펜 전형의 등장은 2000년도 무렵 조심스럽게 시작되어서 최근 들어 급격하게 성장한 느낌이 있습니다.
4. 수비 전형의 강세 : 40mm 공의 등장은 수비 전형에게 유리한 변화였습니다. 주세혁 선수의 활약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40mm 공이 등장한 후 아마츄어 탁구계에서도 수비 전형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과거에는 아마츄어 탁구계에서 수비수는 그냥 전설로만 남은 희미한 전형이었습니다. 그런데 40mm 시대에 이르러 각 초등학교마다 수비수 선수들이 늘고 아마츄어 계에서도 수비 전형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적다 보니 사실 이 모든 변화는 공이 커진 것 뿐만 아니고 스피드 글루잉의 금지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최근 10여년간 일어난 일들인데도, 사실 그것을 조금 무감감하게 보아 온 느낌이 들지요? 제 경우에는 용품을 개발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흐름을 조금 더 예민하게 느껴 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의 탁구인들에게 중펜은 어떤 방식으로 그 이해와 활용이 변화해 왔을까요? 그리고 그 속에서 넥시는 어떤 방향으로 중펜 시장에 도전하고자 했을까요?
오즈를 발매하며 (4) – 진정한 한국적 중펜이란?
블레이드를 개발한다는 것은 사실 부담이 많이 되는 일입니다.
저는 솔직한 생각으로 여러 개의 블레이드를 한꺼번에 출시하는 기존 탁구 브랜드의 정책이 조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렇게 여러 개의 블레이드를 출시한다는 것은 하나의 블레이드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연구하고 테스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넥시의 경우는 한 개의 블레이드마다 평균 1년 반에서 2년의 시간이 걸려 제작 됩니다. 다 되었다고 생각해도 그냥 손에 들고 오랜 시간 지켜 보면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어떤 물건을 구입한 이후에 그 물건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를 아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그리고 오래 가지고 있다 보면 그 물건의 부족함도 보이구요….
그래서 넥시의 블레이드들은 시간 속에서 익어 갑니다. 끊임 없이 변화해 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요. 5겹 하나, 7겹 하나, 카본류 하나, 이런 식으로 제품군을 갖춰서 출시하는 것을 어쩌면 넥시의 경우는 앞으로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일단 1년이라는 주기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조금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제품의 경우는 1년 반의 실제 제작 기간을 떠나서 넥시의 전 역사를 통틀어서 지속적으로 품어 온 아이디어가 제품화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카보드라는 제품은 최초 칼릭스가 구상되던 단계에 이미 기본 설계가 완결되었던 제품입니다. 그러면 칼릭스는 언제 구상되었는가 하면, 최초, 넥시 제품을 출시한 직후 바로 깨달은 것이 두께를 얇게 하면서 카본 제품을 추구해야 겠다 라는 방향성이 아주 초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니 칼릭스는 최소 3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구요, 카보드는 칼릭스의 연장선에서 짚어 보면 최소 4년의 기간이 걸린 셈이지요.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탁구 역사상 쉽게 출현할 수 없는 제품들이지요.
단기적인 반짝 아이디어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제품들입니다.
그러면 이번 오즈는 어떤 제품이라고 하면 될까요?
오즈의 기본적인 구성 형태는 넥시의 3세대와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본래 히노키 표면의 특수 소재 제품들을 크게 3가지로 구상했습니다. 잉카와 아리랑, 그리고 오즈이지요.
그런데 오즈의 경우는 이 3개의 제품 중 가장 빠른 스피드, 그리고 바싹 태운 아유스를 통해 느껴지는 경쾌함과 균형감을 목표로 접근한 제품으로 어떻게 보면 잉카에서 조금 더 나아간 블레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잉카가 티바적, 유럽적 성향을 감안해서 모든 면에서 조금 더 양보하면서 균형감을 찾아갔다고 하면, 오즈는 조금 더 한국적 플레이를 감안한 호쾌한 블레이드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바로 여기서 한국적 플레이가 무엇인가 하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앞서 올린 글들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한국 선수들은 일본식 펜홀더 제품을 사용한 한방 드라이브 위주의 경기를 많이 해 왔구요, 그 영향으로 현재도 한국 선수들은 강력한 드라이브 한방을 강력히 원하고 있습니다. 서로 연결해 가면서 회전량과 파워로 대결하려는 유럽적 성향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짝 앞에 붙어서 선제를 잡아 가며 대상 드라이브로 게임을 압도하려는 중국식 스타일도 아닙니다. 한국적 플레이는 항상 포핸드로 전환하려고 노력하는, 즉 앞뒤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 가고 그 공간을 이용해서 한방 드라이브를 때려 경기를 종료 하려는 의지가 강한 탁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곧 일펜 한방 위주의 플레이 경향에서 이어진 것이고 선수들에게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보니 결국 지도하는 코치들도 이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가르치게 되지요.
그래서 대부분 4부에서 3부, 혹은 3부에서 2부로 넘어가는 경계선은 어떤 발놀림이나 전술적 완성도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이 두껍게 맞히는 한방 드라이브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엘리트 계에서도 한방 드라이브가 없는 선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방 드라이브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요.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한방 드라이브가 없으면 상위 부수로 인정 받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그런데 이런 한방 드라이브의 추구가 가장 많이 요구되는 사람들이 바로 중펜 전형 플레이어들입니다. 중펜 선수들은 일펜에서 향유하던 강력한 한방 드라이브의 향수에 젖어 쉽게 쉐이크 핸드로 이동하지 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일펜에서 변화를 추구할 때 대부분 쉐이크 핸드와 중펜 블레이드들을 한번씩 시타해 보시지요. 그런데 쉐이크 핸드로 플레이를 해 보면 우선 느껴지는 갑갑함이 바로 시원하지 못하고 뭔가 답답한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일펜으로 플레이할 때는 매 타구시마다 손가락 끝에 선명하게 공이 맞는 느낌이 전달되었는데, 쉐이크 핸드의 경우는 손가락에 와 닿지도 않고 손목 전체적으로 뭉툭하게 감각이 느껴지는 게 영 답답합니다. 두번째로 느껴지는 문제는 받는 사람은 공이 괜찮다고 하는데 치는 입장에서 공이 별로 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것은 감각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유행하는 중펜 블레이드들의 셋팅이 별로 빠르지 않게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제 제가 앞서 적었던 글들을 생각하시면서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중국 탁구는 러버의 특성이 달라서 블레이드의 특성도 다른 면이 있다고 말씀 드렸지요. 대부분의 중국 라켓들은 탁구대 위에서 선제를 잡을 때 편하게 잡을 수 있는 감각, 그리고 중국 러버와의 조화를 주로 추구합니다. 물론 중국 시장에는 해마다 수백가지의 블레이드들이 새롭게 출시 되기 때문에 그 중에 그런 것도 있고 안 그런 것도 있지 않느냐,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만, 일단 중국 블레이드 메이커의 대다수가 탁구에 대해 전문적으로 식견을 가지고 블레이드를 만들지 않습니다. 가지고 있는 나무, 혹은 싸게 구할 수 있는 나무들을 가지고 유명 브랜드에서 만든 블레이드와 비슷한 블레이드를 만들 수 있는가 정도가 그들이 연구하는 내용이구요, 결과적으로 연구하면서 블레이드를 만든다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중국에서 블레이드로 1,2위를 다퉜던 팔리오도, 그리고 현재 부동의 1위 중국 메이커인 은하도 이 부분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DHS의 경우에는 중국 대표 선수들과의 연계로 인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대표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탁구대 위에서의 선제 부분입니다.
중국 선수들이 사용하는 블레이드들을 실제로 사용해 보면 생각보다 스피드가 느리지요.
그리고 공이 많이 뻗지도 않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선수들이 칠 때 보면 굉장히 공이 힘있고 쫙쫙 뻗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사실 중국 선수들이 사용하는 블레이드가 시판되는 것과 다른지에 대해서는 제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분명 러버의 경우는 실제 사용하는 러버와 시판되는 러버에 많은 차이가 있지요. 그런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선수들이 실제로 국가 대표가 되기 전까지는 기성의 중국 러버와 블레이드를 사용해 왔을 것이기 때문에 그 제품들에 특화된 전형으로 발전되어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선수들의 독특한 전형은 그 블레이드와 러버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중국인 코치 영입이라는 생각이 별로 현실적 득이 없는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중국 코치들에게 지도를 받은 유럽 선수들과 코치진들의 얘기가 실전에서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전체적인 전형의 차이보다는 용품 차이에서 그것을 현저하게 느낀다고 하네요.^^)
아무튼 중국 선수들은 생각보다 공이 멀리 뻗는 드라이브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엄청나게 힘이 있고 드라이브가 빠르거나 하지는 않은데, 러버의 소리가 워낙 크고 앞에서 공을 잡기 때문에 위협감을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중국에서 선수를 키우는 과정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선제 공격과 앞에서 치는 것이기 때문에 블레이드도 그 면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뒤에서 걷어 올려도 힘있게 날아가는 유럽형 블레이드의 개념과는 많이 다르지요.
그러나 그 중국 선수들도 실제로 국가 대표가 되고 나면 앞에서는 잘 되어도 뒤에서는 힘이 떨어지는 중국형 블레이드들에 대한 부담감을 느낍니다. 선제는 편하지만 실제 랠리에서 뒤떨어질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스폰 계약금만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더 힘있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중국 블레이드에서 유럽이나 일본 블레이드로 갈아 타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티가에서 중국 국가 대표팀의 공식 후원을 하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중국 블레이드들은 실제로 탑 클래스 선수가 쓰기에는 공이 잘 안 뻗는 것이지요. (모든 얘기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제가 하는 얘기는 일반론으로 들으시고 중국 블레이드 자체에 대한 비하로 여기지는 마세요. ^^ 사실 블레이드 제작시에 모든 면에서 다 좋은 블레이드를 만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앞에서 잔 플레이 감각이 좋도록 하다 보면 뒤에서 힘이 없을 수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메이커에서 결정할 일이지요.)
아무튼 이런 경향 속에서 현재 유행하는 중펜 블레이드들을 평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즉 한국 선수들이 원하는 강력한 한방을 위해서 선택된 블레이드들이기 보다는 일반적으로 선제를 잡기 편하고 감각적인 면에서 세밀하여 대상 플레이가 좋은 블레이드들이 중국 선수들에게 우선적으로 선택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수들이 실제 성인이 되고 또 국가 대표가 될 경우에는 그런 일반화된 중펜의 흐름에서 벗어난 외국 브랜드, 즉 보다 더 공이 멀리 뻗고 전진보다는 후진에서 더 힘을 발휘하는 블레이드로 갈아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에서 넥시라는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저에게는 어떤 중펜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까요?
첫째는 두말 할 것 없이 한방이 가능한 블레이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중펜 고수들의 좋아하는 중진에서 힘 있거나 혹은 전진에서 선제 잡기에 좋은 블레이드들을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는 한국 아마츄어에게 적합한 중펜의 첫번째 조건은 공간을 만들어 물러 나면서 포핸드 한방을 갈겼을 때 강력하게 꽂혀서 상대방이 못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 첫번째 조건입니다. 바로 이것을 위해서 다소 균형감을 희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한 것이 오즈입니다.
오즈는 매우 두꺼운 아유스 나무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진하게 태웠지요. 즉 두께를 많이 압축하여 만든 블레이드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설계된 두께는 6.7~8mm에 육박합니다. 즉 두껍고 힘있는 블레이드가 기본 컨셉입니다.
그러나 두껍고 힘있는 블레이드는 의외로 회전이 없을 수 있습니다. 공이 머무르지 않고 바로 되튕겨 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충분히 머무를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입니다. 그래서 더 두꺼우면 안 되는 어떤 한계점을 찾아야 하지요. 그 한계점을 구현한 것이 바로 지금의 오즈입니다. 현 단계에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둘째는 히노키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동호인들이 두꺼운 10mm 히노키 단판으로 탁구를 배워 왔기 때문에 오즈는 두꺼운 히노키 단판의 감각을 지녀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소 중펜 치고는 두꺼운 형상이 최종 낙찰 되었습니다. 사실 이 두께는 중펜보다는 쉐이크 전형들, 특히 강력한 한방 드라이브를 원하는 쉐이크 전형들이 가장 좋아할 이상적인 두께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굳이 중펜에 고집한 것은 바로 히노키 단판에 최근접 하자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히노키 단판 블레이드의 묘한 매력은 공을 스치듯이 걸어 줄 때 끌려 올라와 준다는 면이 잘 알려져 있지만, 라켓을 숙여서 살짝 눌러 주듯이 블로킹 할 때 공이 굉장히 차분하게 달라 붙어 올라 오면서 짧게 반구된다는 점도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블로킹의 매력이 없다면 히노키 일펜이 없는 살림에 백핸드로 뭐 해 볼게 없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공의 길이를 자유 자제로 떨어 뜨리기 편한 특성이 그나마 일펜 백핸드로도 뭔가를 해 볼 수 있게 해 주지요.
바로 이러한 정도의 백핸드 감각을 담아 내려면 어느 정도 두께감이 있어야 합니다. 낭창 거리는 특성만으로는 곤란하구요, 단단한 면이 버티면서 받아 내 준다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히노키 목재의 특성상 등급에 따라 겉모습 뿐만 아니라 실제 타구감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요, 오즈는 저렴하지만, 최상의 히노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넥시의 블레이드 라인업이 다소 비싼 느낌을 최근에 주고 있는 듯 한데요, 적어도 오즈만큼은 그런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오즈는 그 인상을 희석시키기 위한 정책적인 저가 정책이 반영된 블레이드거든요.
세번째는 공을 손바닥 중심, 즉 손가락 끝에 얹어서 친다는 느낌을 살려야 합니다.
이 부분이 사실 제일 어려운 얘기입니다. 기존의 블레이드들은 일펜의 손가락 감각을 살린다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중국 선수들이 처음부터 중펜으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즉 일펜의 향수를 가지고 중펜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펜의 감각을 꼭 살려야 한다는 과제 자체가 부재하지요. 그런데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일펜에서 전향했기 때문에 그 손가락 감각을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위해서 전체 블레이드의 무게 중심, 핸들의 위치, 형상 등을 새롭게 시작해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펜 블레이드들은 어떤 경우는 조금 길이가 짧은 듯 하고 어떤 경우는 길이가 조금 긴 듯 하고 할 겁니다. 그것은 표준적인 중펜의 길이가 155~157mm 정도였다가 더 강한 스피드를 내 주어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최근에 중펜의 길이가 160~162 정도로 늘어 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길이의 변화에 따른 손잡이 길이 변경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넥시에서는 적정한 감각을 위해서는 손잡이 길이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부착하는 위치도 변경해야 한다는 것 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오즈 만큼은 손잡이 나무의 위치가 변경되어 있습니다. 이 미세한 변경이 뭔가 모르게 편하다는 느낌을 주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더 느낄 것입니다. 손가락에 와 닿는 감각도 더 분명하고 전체적인 밸런스도 더 우수하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출시된 이후에는 공개된 상태라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타 메이커에서 알 수 밖에 없습니다만, 그래도 정확하게 무엇을 어떻게 변경했는지는 이곳에 적지 않겠습니다. 다만 미세한 손잡이 위치 변경이 전체 밸런스와 손가락 감각, 그리고 편의성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만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그 결과 손가락에 공이 얹힌다는 느낌, 즉 일펜에서 느끼던 감각이 보다 더 분명하게 되살려지게 되었습니다.
네번째, 많은 분들이 벌써부터 물으시네요.
오즈를 쉐이크 핸드로 발매할 계획은 없느냐 하고 말이지요.
사실 오즈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넥시가 가야 할 제 4단계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제 4의 물결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오즈가 강력한 힌트를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한국형 블레이드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제 3의 물결에 이르기까지는 균형, 그리고 보편성, 어딘가 최종적으로 머무르게 되는 그 곳을 염두에 두고 왔는데요, 다시 이곳에서 떠나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스파게티가 맛있어도, 저는 스파게티와 함께 김치 한 조각을 먹었으면 참 좋겠다 라고 곧잘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한국 사람에게 김치는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지요. 한편으로는 한국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역시 한방 드라이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넥시에서 바라볼 때 오즈는 그 한국 플레이어들이 염원하는 한방 드라이브에 대한 향수를 새롭게 되새기게 해 주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시간을 두고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오즈의 정신을 살려서 쉐이크 오즈도 한번 개발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될지 안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실제로 써 봤더니 잉카나 아리랑과 큰 차이 없다 라고 느껴지면 개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뚜렷한 어떤 차이점이 느껴진다고 하면 도전할 것입니다. 그 새로운 오즈가 넥시의 제 4의 물결이 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 봐야 하겠지요? 아직은 제 3의 물결 속에 머물러 있어야 할 시기이니까요.
글이 좀 장황해 졌지요?
그러나 이제 여러분들께서는 왜 제가 오즈를 발매하면서 한국 탁구계의 역사와 세계 탁구계의 흐름들을 다 얘기했는지를 아실 것입니다. 중펜의 등장은 한국형 탁구를 양면 러버의 시대에도 살려 나갔으면 좋겠다는 유저들의 바램과 결부된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한국적 중펜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이 단순히 손잡이 디자인의 개선이라든가, 이름이나 프린트 디자인 도안 등에서 결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모든 것을 세밀하게 재정립해야 할 일이었지요. 아무튼, 그래서 오즈는 오래 걸렸습니다.
언젠가는 만들어야지 하면서 품고 지낸 지 매우 오랜 세월이 흘렀지요.
오즈를 만들기 전에는 한국적 중펜이 무엇인지를 저도 잘 몰랐으니까요…
그럼 앞으로 넥시의 중펜들은 다 오즈의 형상을 따라 갈 것인가… 하면 그것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고 하면 오즈의 가치가 또 희석될 것 같기도 하구요… 또 한편으로는 한국적 중펜 스타일을 우선은 지향하지만, 실력이 올라감에 따라서 중국형 플레이 스타일로 많은 분들이 옮겨 가시거나 혹은 발전해 가시기도 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것 만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려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중펜 분들이 한번씩은 거쳐 가야 할 블레이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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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읽기전 감사부터
예, ^^, 오즈 개발 관련 내용은 이미 읽으셨다면 패스하세요^^
중펜 사용하시는 분이나 전형 변경하려고 하시는 분들에게 너무나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제 주위에 고민하는 동료에게 이 글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정말 재밌게 잘봤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 그렇군요~^^
사실 동네 사파 탁구 중에는 간혹 심심치 않게 보이죠~^^
중펜전형으로 상당히 공감되며 또만 많은 부분을 알았습니다
다만 중펜의 발전에 류궤량감독이나 왕젱이 선수와 같은 돌출평면 조합이나 중간에 변천사를 조금 더 첨가하면 어떨까요??
혹은 왕지안준의 스토리를 중간에 적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특별히 중간에 실험적 시도라는 부분은 상당히 공감됩니다
그런 과정 속에 나온 선수가 왕리친과 왕오죠
마린은 그보다는 천재적감각에 도사들에게 배운 진짜 소림탁구 인듯 하고요
예, 사실 전체적인 흐름을 볼 뿐이고 지나간 탁구사들 중 세심하게 알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어서 세세한 부분들을 다 적지는 못해요~^^
조언 주시는 부분들은 더 찾아서 공부해 볼께요~^^
감사합니다~^^
탁구공은 바운드 되는 순간 전진력과 탁구대와의 마찰로 회전량이 변화하고, (상회전 방향으로 힘 작용)
탁구대에서 떨어지면서부터는 공기마찰로 인해 회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합니다.
즉, 정점에서는 바운드 직후보다 회전량이 적습니다.
정점 전에 공을 치는 이유는 회전량 때문이 아니라 탄성으로 공이 위로 튀고 있는 힘을 그대로 이용하고자 함입니다.
하회전 드라이브시엔 공이 위로 튀는 힘과 회전을 그대로 살려 네트 위로 보내게 되는거고,
블럭시엔 라켓각을 닫아 공을 아래 방향으로 튕겨주며 회전력을 상쇄하는것이 되지요.
상식적으로 맞는 말인 것 같으나 일반적으로 강력한 회전량이 걸린 공에 있어 맞지 않아요~^^
경우에 따라서 그런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강력한 하회전 서브공이나 강력한 드라이브 등에 있어 바운드 직후 회전량이 일시 줄었다가 곧 다시 살아납니다~^^
그 이후 점점 회전량은 줄겠지만 그 지점이 언제인가는 구질에 따라 다 다르겠지요~^^
움, 일단 이렇게 적어 볼께요. 바운드시 회전량이 줄었다가 바운드 이후 더 강해지고 이후 힘을 잃으면서 회전량도 줄어든다구요~^^
공이 바운드 시점보다 정점에 가까울 때 더 회전량이 많다는 것은 제가 통상 선수들과 연습하면서 경험적으로 느껴온 것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회전량이 적어지는 시점은 공이 떨어지는 정점 이후의 시점이죠.~^^
특히 선수들의 드라이브 중 회전량이 많은 드라이브는 정점 이전에서는 점점 회전량이 살아 오면서 튀어 오르는 감을 자주 느낍니다~^^
이 점은 서브시나 수비 선수의 롱컷트 등에도 적용되어요~^^ 수비수의 롱컷트를 정점 이전, 바운드 되자 마자 채는 것이 쉽지, 정점 부근의 공이 더 어렵지요~^^ 더 많이 들어줘야 되요~^^
실제 수비수와 랠리한 동영상들을 찾아 보세요.
정점 이전에 드라이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고 간혹 정점에서 드라이브를 하다가 상대방 회전량에 눌려 들어올리지 못 하는 경우도 간혹 나오지요~^^
사실 정점에서 치면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 같은데 대부분 정점 이전, 바운드 되자마자 치지요~^^
나중에 이 얘기들은 직접 실험을 해 보세요~^^
실제 고교이상 수비수의 공은 정점 부근에서 걸기가 너무 어려워요~^^ 바운드 되자마자 채야죠.
몸으로 겪으면 동의가 더 되실 거에요~^^
상대방의 하회전 서브나 강하게 찍혀 깊이 날아오는 하회전 라시브를 강력한 드라이브로 재끼는 요령도 바운드 되자마자 후려치는 것이죠~^^
바운드 직후 회전량이 적기 때문에 더 쉽게 드라이브가 이루어집니다~^^
하수일 때 고수와 시합하면 마음먹고 찍은 공이 대포알같은 드라이브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탁구대 위에서 바운드 되자마자 잡아채서 그렇지요~^^
탁수머신으로 실험을 해 보세요. 하회전 공을 주도록 하고 탁구대에 맞자마자 드라이브를 걸어 보시구요, 튀고난 후 정점 부근, 그러나 그 이전에 걸어보시구요,
이후에도 걸어보세요
탁구닷컴님이 말씀하신 현상은 관성이 작용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현상입니다.
회전하는 탁구공이 탁구대에 바운드 되는 경우 일시적으로 외부 충격에 위해 회전이 급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반동으로 튀어 오른 공은 관성에 위해 자신이 회전했던 방향으로 다시 회전하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탁구대와 충돌하여 약해졌던 회전량은 튀어 오름과 동시에 점점 세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탁구대와 충돌하기 이전의 회전량으로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무중력이면 모를까...ㅋㅋㅋ)
그리고 관성이 작용하는 마지막은 정점이라고 보면 맞습니다.
이해되네요~^^
회전량의 풀림이 어느 지점인지는 작용한 회전력에 따라 특정 시점에 있겠지만 탁구대에 맞고 튀어오르는 지점에서 회전량이 많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한국적 중펜 생각만 해도 설레이네요!! 탁구 역사에 대해서 찬찬히 읽어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탁구를 보고 직접 즐기도록 할수 있게 많은 분들이 엄청난 노력과 고민을 한다는걸 알수 있었어요;;!! 아무쪼록 끝까지 노력해주시길요! 잘봤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단 타구의 바운드후 회전량의 변화에 대해서는 좀 의아합니다.
탁구4년차 님의 말이 맞습니다. 삶은달걀 날달걀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날달걀도 아닌 탁구공이 회전량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부분은 많이 이상합니다, 관성이라는 댓글도 좀 그렇구요..비유하자면 추진력이 떨어진 기차는 점점 속도가 줄면서 멈추고요,.. 브레이크 밟아서 멈추었다면, 브레이크 풀었다고해서 다시 관성에 의해서 앞으로 속도가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바운드 직후 처리가 더 용이하다고 하시는 부분은 다른 관점에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분의 잘못된 생각을 고쳐줄수 있는 글이되면 더 좋겠습니다.
실제로 탁구 기계로 테스트 해 보시면 어떨까요~?^^
이 부분은 구력이 쌓이면 아하, 하고 깨달으실 수도 있어요~^^
암튼 코치분들에게 물어보세요. 강력한 하회전 공을 채려면 탁구대에서 바운드 되자 마자인지, 정점 부근인지 말이지요~^^
움, 선수들이나 고수들에게는 별로 새롭지 않은 상식같은 얘기여요~^^
주세혁 선수나 김경아 선수 동영상 들을 한번 보세요.
저는 수비수 선수들과 탁구치면서 실제 회전량을 많이 경험해 봤는데요. 정점 부근에서는 들어올리가 정말 부담스럽습니다~^^
ㅎㅎ 저도 구력이 좀 됩니다 . 그리고 탁구코치나 고수분들 말씀이 모두 진리는 아닙니다. ^^, 다른 사이트에서도 동일한 논쟁이 있었지만, 결론은 물리학 전공하신 분의 설명으로 일단락 되었었습니다. 댓글에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 탁구닷컴님의 열정을 좋아합니다. 지엽적인 부분에 딴지를 걸고자 한 건 아닙니다. 보다 좋은 글이 되었으면 해서요
예,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바운드 직후 공처리가 편한 이유는 공이 뜨는 힘을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공이 탄성에 의해 위로 뜨지만, 중력 영향을 받고 점점 아래로 떨어지게 되죠. 정점에선 그 합력이 0가 되구요.
라이징 볼 들어올리는게 편한 이유는 말그대로 공이 라이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뜨고 있는 공의 힘 방향을 바꿔주는겁니다.
정점에선 공의 수직방향 합력이 0이라 이동이 없기 때문에 정확히 치기가 쉽지만, 온전히 자기힘으로 쳐줘야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정점 이후는 떨어지는 볼은 받쳐올려주는 힘도 필요하지만, 시간상 회전이 점점 감소하고 공을 칠 자세 준비가 충분히 되기 때문에 정점 이후에도 볼을 처리하게 되는거구요.
위로 올라가는 힘을 + 라 표시하면,
라이징볼은 +(공자체) , +(드라이브), 정점은 0 , + , 정점 이후 -, + 가 되지요.
그러니 라이징볼을 올리는게 편해지는겁니다.
위에 300자 제한이라 못적었는데, 정점은 정점이라는 높이의 이득과 그로인한 위치에너지가 장점이 되죠.
잘 알겠습니다~^^
저도 이 글을 읽고 독자들이 오해할까봐 댓글 달려 했는데 이미 탁구4년차 님과 한방중펜 님께서
잘 설명하셨군요...탁구대와 마찰하는 접점의 한순간은 회전이 줄어듦이 커지며...이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봐야겠죠.
탁구대가 마찰력이 0 이 아닌 이상 회전량은 이론적으로 계속 감소할수 밖에 없습니다(0 이 돼도 증가하지는 않죠).
단, 체감적으로 바운드후에 스피드가 증가되면서 회전량도 많아졌다고 "느낄수는" 있겠죠. 저도
독자들이 이 부분에서 잘못 아시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어봅니다.
감사함니다!
예~^^ ,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앞에서 특히 탁구4년차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잘 적어 주셨는데, 결론을 간단히 요약하면
"바운드 직후가 정점 또는 그 이후에 비해 하회전량은 더 많지만 그래도 걸어 올리기는 쉽다"
이고, 그 이유는 "하회전이 많아도 위로 솟아오르는 볼은 넘기기가 쉽기 때문" 이 됩니다.
전에 주위 분들과 이야기하면서도 몇 번 느낀 부분인데, 하회전량이 적어야만 걸어 넘기기 쉽다고 착각하기 쉽고, 이로 인해 "바운드 직후 회전이 줄었다가 정점 또는 그 이후에서는 다시 살아난다"는 잘못된(물리적으로 정말 말이 안되지요) 설명이 여기저기 많이 떠돌아 다니는 것 같기에, 위에서 잘 말씀해 주셨지만 다시 한번 정리해 봅니다.
물론 글을 쓰시는 탁구닷컴님의 노력을 비하하는 바는 전혀 아니며, 보다 좋은 글이 될 수 있도록 작은 조언이나마 보태는 것으로 생각하여 주세요 ^^;;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