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동해바다 그리고 명태.
글,이스트우드
어둠은 낮의 뜨거운 대지를 차갑게 녹이고
여름 설악산의 정기를 허파 가득 빨아들이고 숨을 멈춘다.
아침이 밝기 전에 동해 바다에 보내 줘야 할 서늘함이며
금강 소나무향이 가득한 초록향 숨이다.
태양을 향해 치열한 삶을 사는 여름 초록 생물들에게
한낮의 열기를 시원한 동해 바다 바람이 산들산들 달래 주었듯이
까만 밤은 긴 한숨으로 동해 바다에 차가운 기운을 돌려주어야 한다.
여름 한낮 햇살이 들어온 뜨거움에 심해 깊숙히 숨어든 물고기들,
독도는 우리땅이 노래한 오징어 꼴뚜기 대구 명태 그리고 거북이 등,
설악산맥이 돌려주는 서늘한 밤바람에 바다 표면으로 떠올라
금강 소나무향 먹이를 먹는, 달이 밝고 별들이 익어가는 시간이다.
우리네는 코로나로 지치고 녹초가 되어가는데
자연을 순응하는 그네들은 예전처럼 약속된 평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소나무가 멋을 부리고 넓은 모래밭이 펼쳐진 끝 주름에
흰 파도가 부서지고 그리고 긴 방파제가 둘러진 도로가 쉼터에 차를 세웠다.
수평선 타고 해오름이 나타나자 탄성과 함께 소원도 외쳤다.
유달리 잔병치래 많던 여동생을 위해 어머니는 무명실 100가닥을
비틀어 꼬아 마른 명태 즉 건태를 묶어 안방 문설주 위 서까래에 매달아
동생의 무병 장수를 기원하던 옛스러움이 떠오른다.
돈 벌어 으짜든지 부자 되라고 커다란 빈 깡통만 채워 주셨지
나를 위한 명태는 걸어 주지도 기원하지도 아니하셨다.
그래서일까? 누구나 한 두채 있는 빌딩이 나에겐 없는가 보다.ㅡㅎ
차를 몰아 한적한 해변 식당에 앉아 바다향 그윽한 황태구이를 먹는다.
먹기 좋은 양념을 발라 구워내면 생태의 부드러운 맛, 동태의 보슬보슬한 맛
그리고 코다리의 고소하고 쫄깃한 맛까지 황태구이에서 느낄 수 있다.
바람이 잘 통하는 덕장에서 추운 겨울날 함박눈을 맞아가며
얼었다 녹았다를 수없이 반복하여 살이 부풀어 오르며 건조시켜
황태를 만드는 명태는 한류성 어종으로 갑각류나 작은 어류를 먹고 산다.
수명은 8년 이상이며 성체 명태 길이는 40~60센티 미터 정도 된다.
알은 명란젓 창자는 창란젓 다양한 먹거리 명태가 우리 동해에서 사라지고 없다.
오늘 식탁에 오르는 동태 생태 황태 북어 그리고 코다리 대부분 러시아산이다.
우리 정부 해양수산부에서는 인공 부화한 치어를 3~4개월 정도 키워
몸길이 5~7센티 되는 어린 명태를 수년 전부터 동해에 방류를 해 오고 있다.
금년 4월달에도 강원도 '한해성수산 자원센터'에서 20만 마리 새끼 명태들을
설악산이 보이는 고성 앞바다에 방류하였다.
요즈음 오징어가 귀하다는데 울릉도에 가서 시집 못 간 노처녀들 위로도 해 주고
독도 큰 바위에는 '써 글놈 일본 쪽발이들아~!'하고 아주 크게 낙서도 휘갈겨 놓고
8년 후 커다랗게 성장하여 금강 소나무향 맛이 나는 명품 국민 생선이 되어
동해 바다 명태로 돌아와 우리들 밥상에 올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2021, 08.21.)
첫댓글
더워서, 날씨가 너무 더워
동해바다를 부르는 줄 알고
제목만 보고는
우리 가곡 '명태' 가
바리톤 오현명씨 노래로 나올 줄 알았지요.
글쎄요.
8년 후에,
'명태들아, 동해 바다로 돌아 오라' 고
빌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콩꽃선배님
인사를 올리는 것이
이제는 낮설지 않아 좋습니다.
오현명님의 명태라ㅡ? 깜짝 놀랍니다.
이전 제 게시글에는
그분의 노래를 첨부했었거든요.
그럭 저럭 제가 노래할 수 있는 곡이기도 하지요.ㅡㅋ
평화로운 오후되십시요.
@이스트우드
그럭저럭에는.
다소 자신감이 있는 걸로 알겠습니다.
언제 한 번 들을 기회가 있기를
고대 하겠습니다.
황태가 여러가지 맛의 종합이로군요.ㅎ
치어 풀어놓은 것이 효과가 있어 이제
우리바다에서도 잡힌다는 이야기 들은 것 같은데?
서정적인 동해 바다 글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세요.
안녕하세요, 선배님
황태는 붉으스런 양념장을 발라
연탄이나 숫불에 직불구이를 하여
불맛을 입히는게 맛있습니다.
다양한 명태 맛이 입안에서 어찌할 줄 모를것입니다요.ㅡㅋ
댓글 고맙습니다.
역시 섬마을 출신답게
바다물고기에 대해 훤~하십니다.
저는 육류보다 해산물을 더 좋아하는데
특별히 담백한 명태 대구 복어 오징어가 좋더군요
말씀하신
동해바다 오징어는
근간 서해 바다에서도 많이 잡혀
태안반도 신진항쪽으로도 배들이 많이 들어오더군요
안녕하세요.가을이오면님.
어려서는 갯벌에서 캐는 조개류와 낙지
그리고 조기류등을 선호 했으나
저 역시 요즈음은 시원한 지리 종류가 아주 좋습니다.
태안은 소나무가 좋아 자주 들르는 곳이니
시장에서 싱싱한 오징어를 맛봐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미사령쪽 황태덕장을 가본 기억이 납니다.
동해바다...
오래 전에 발전소 출장이 잦다보니 동해쪽 발전소 찾아가던 해변길들이 기억에 오래 남아 있습니다.
해안길 바로 가까이까지 다가와 철썩대던 파도들도, 끼룩대며 곁을 날던 갈매기들도...
안녕하세요 마음자리님.
그러셨군요.
누구나 생각하는 동해바다쪽은 일출과
독도 그리고 유명 관광지에 유람객들로 붐비는 곳,
님께서는 발전소 출장이라는 업무차 다니셨군요.ㅡㅋ
지금은 거듭된 산불로 망가진 곳도 많지만
현대식 건물과 정리정돈된 거리들로 산뜻해 졌지요.
교통망 확충으로 접근성이 좋아 수도권과 동일하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