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3-2024시즌 개막이 100일도 안 남았다.
미궁에 빠졌던 고양 데이원 점퍼스 인수 작업도 대명 소노의 등장으로 긍정적인 기류를 타고 있다. 덕분에 프로 10개 구단 모두가 비시즌 치열한 담금질에 들어간 모습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팬들 앞에 서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하는 선수, 처음 겪어보는 이적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선수, 독기를 품고 팀 재건과 반격, 부활을 꿈꾸는 선수.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으로 동일하지만 개인의 목표는 마치 등번호처럼 가지각색이다.
확실한 것은 모두 프로로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임은 틀림없다.
아마, 최근 억수같이 쏟아진 장맛비만큼이나 선수들도 체육관에서 버금가는 방대한 양의 땀을 흘리고 있지 않을까 싶다. 또 구단 유튜브를 통해 드문드문 공개되는 선수들의 비시즌 훈련 모습을 통해 팬들의 기대감도 더욱 증폭되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필자도 그 마음을 백번 이해하고 공감한다.
프로만큼이나 바쁜 나날을 지새우고 있는 청춘들도 있다.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들어본 사람도, 처음 들어본 사람들도 있겠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교인 서울대 슬로건이다.
이 말을 인용해 보자면 “누군가 한국 농구의 미래를 묻거든 잠시 고개를 들어 상주를 보게 하라”고 하고 싶다.
최근 상주에서는 MBC 대학농구리그가 진행 중에 있다. 선수들 포함, 가족들, 팬 여러분들, 프로팀 관계자들 등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강팀이 약팀을 잡아먹는 뻔한 경기 내용이 아니어서 눈과 귀, 오감이 즐겁다.
강원대학교는 대학리그에서 0승 10패를 기록했지만, 이번 상주에서 광주여대를 상대로 대회 첫 승을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양대는 정재훈 감독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도 김우겸 코치 지휘하에 0.6초 위닝샷을 터뜨려 결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희망으로 쓰고 기적으로 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이변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계속해 대이변을 일으키겠다고 장담한 사령탑도 있다.
프로팀 스카우터들 역시 다가오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과연 누가 우리 팀에 맞는 퍼즐일까? 하는 고뇌에 빠지고 있다. 아직 드래프트 픽 순위 추첨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원석 중에 다이아몬드를 찾아야 되니까.
누군가에게는 그냥 일반 대회 1경기로 지나쳐 갈 수 있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지금이 본인의 장점과 강점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예비 오디션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예비 트라이아웃 무대라고 말하면 편할 것 같다. 특히 여대부 4학년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대학 수시 원서 접수 1지망부터 6지망까지 가득히 빽빽 채운 수능 원서를 자그마한 손에 꽉 쥐고 있는 느낌? 수시에서 합격이라는 단어를 보지 못해 쓴맛을 본 사람들만 아는 수능 고사장의 느낌?
너무 과장해 표현한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필자가 글을 작성하면서 손발이 오그라들 때도 있다. 하지만 현재 상주에서 벌어지는 매 경기 선수들의 플레이와 표정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간절함과 비장함이 이런 것이구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00시가 지나면 날짜가 바뀌듯, 상주에서도 첫 경기가 시작되는 13시가 되면 매일이 새로워진다. 예상치 못했는데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도 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도 계속 바뀌고 있다. 너무 기대치가 높아서 그랬던 탓일까, 아쉬운 선수들도 즐비하다.
그래도 승장이든, 패장이든, 수훈선수이든, 아니든 모든 이들에게 나온 공통적인 단어가 있었으니. 바로바로?
‘최선’
“최선을 다한 사람은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미 프로 풋볼 NFL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었던 조지 할라스의 명언이 문뜩 떠오른 밤이다.
아마 상주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도 훗날 미래에, 아니 당장 내일의 결과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이토록 미친 듯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게 아닐까.
어린 선수들이지만 진짜 리스펙트 한다. 그리고 검은 노트북 화면에는 나태함에 빠져버린 28살의 현재 내 모습이 고스란히 비쳤다.
다시 열의를 가지고 나도 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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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 결승에서 고려대가 연세대를 69대 58로 물리치고 우승했네요.. 축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