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쯤 전 나 고2 여름 때 일이야. 여고는 아니고 공학이지만 나오는 친구들은 다 여자야.
야자 1교시만 하고 석식 먹고 6시~6시반쯤에 친구 2명이랑 셋이서 집에 가고 있는 중이었어.
우리 학교에서 집에 가는 도중에는 아파트단지랑 대로변 사이에 벽처럼 나무랑 풀들이 꽉 채워서 심어져있는 구간이 있어. 양쪽으로 나무가 빽빽히 언덕지어있어서 거의 막혀있다 보면 돼서 낮에도 그늘 져서 어둡고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구간이야. 몇 미터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내 걸음으로 3~5분 정도 가는 거리였어.
이제 막 그 거리 진입해서 친구들이랑 떠들면서 가는데 맞은 편에 얼굴이 창백하고 빨간색 후드집업을 입은 남자가 우리쪽을 빤히 보면서 걸어오는 거야.
나는 처음에는 뭐지? 싶었는데 자꾸 우리쪽을 쳐다봐서 나도 같이 쳐다봤어. 사실 쳐다봤다기보다는 "뭐야 ㅅㅂ ㅡㅡ;" 하면서 존나 야렸음ㅋㅋ
그렇게 우리를 스쳐서 지나갈 때까지 나랑 그남자랑 서로 존나 쳐다봤고, 그 남자는 우리를 지나가고 나서도 뒤돌아서까지 우리를 쳐다보더라고.
나는 그 남자가 지나가고 나서야 그런 사람 있던 거 눈치도 못 채고있던 친구들한테 얘기를 해줬어.
그때 마침 그 나무로 빽빽히 막혀있던 길에서 빠져나왔고 친구들이랑 뒤를 돌아봤는데,
그 남자는 거기서 더 가지 않고 그 길에 가만히 서서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어.
좀 소름돋긴 했는데 우리는 그때까지는 "별 이상한 놈을 다 만났다" 정도의 얘기만 하고 우리는 각자 집으로 갔어.
그리고 다음날 등교를 했는데 조례시간 전에 내 짝이 선생님한테 뭐라뭐라 하면서 울고 있는 거야.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친구는 야자를 하지 않고 5시쯤에 집에 혼자 가고 있었어. 우리가 갔던 그 길로.
근데 무슨 소리가 나더래. 낙엽 밟는 소리 같은.
근데 이내 그 소리가 낙엽을 밟는 소리가 아니라 카메라 셔터소리인 걸 알아챘대.
어떤 남자가 친구 교복치마 밑에 카메라를 넣어서 걸어가는 몇 분 동안 사진을 찍었더라는 거야.
근데 친구는 집에 혼자 가고 있었고 친구랑 그 남자 말고는 그 거리에 아무도 없어서 괜히 저항하거나 도망치기 시작했다가는 괜히 더 큰 해코지를 당할까봐 뭣도 못하고 당하고만 있었대ㅜㅜ 친구가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속도 맞춰서 따라가면서 계속 찍었댔어.
그런데 인상착의를 들어보니까 나랑 다른 친구들이 6시 넘어서 하교할 때 본 사람이랑 같은 사람인 거야..ㄷ (피부가 유난히 창백했고 빨간 후드 패턴이 독특해서 확실)
이 친구가 이런 일을 당한 것 자체도 범죄고 큰 일인데 그 남자는 1시간이 넘동안 그 자리에 계속 있었던 거 아니야...
우리는 여러 명이라서 그런 일 안 당했던 것 같고.
우리가 간 뒤에도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있었으니까 그 뒤로도 얼마나 있었을지는 몰라..
그 뒤로 담임선생님이 울 학교 전담 경찰에 신고하셔서 한동안 학교 주변이랑 그곳 경찰들이 순찰하고 했는데 그 사람은 못 잡은 것 같아.
... 얘기는 이게 다야..
맨날 다니는 학교 등하교 길이 그렇게 위험할 줄은 몰랐고 혼자 다닐 때는 다시는 그 길로 다니지 않았어.
어떻게 마무리 해야되지...
여시들도 웬만하면 외진 곳 혼자 다니지 말고ㅜ 늘 조심해ㅜㅜ
범죄는 그남들이 저지르는데 잡히지도 않고 처벌도 제대로 안 받고, 조심은 여자들이 해야되는 현실이 좆같지만ㅠㅠㅠ
첫댓글 별 미친 하찮은 새끼가 ㅡㅡ 그나마 학교에서 대처를 잘해줘서 다행이다
와 미친놈 뒤져라
어휴 개찐따색기가
아니 규제 뭐야;; 몰카불촬남 붙었나
시발 뭔 규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