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등산팀 친구들과 장산역에서 출발하여 송정옛길을 넘어 송정 해변까지 갔다가
문텐로드로 돌아왔다. 그래도 2만보가 채 안돼서 우리 동네에 와서 우동 재래시장을 한바퀴 돌았다.
재래시장 입구에서 트럭에 미역과 꼬막을 싣고와 팔고 있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작은 플라스틱 대야에
담아놓은 것을 5천원이라 하였다.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적에는 마산 산호동 바닷가에 살았다. 썰물이 많이 나가는 일곱여덟물쯤 될쯤
썰물때를 맞춰 바닷가로 나가면 물이 빠진 모래톱에는 조개가 많았다. 호미로 땅을 파서 조개도 캐고 땅 속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꼬막도 잡고 게나 새우 속도 잡았다. 조개 캐기에 정신을 팔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밀물이 밀고 들어올때쯤이 되어서야 헐레벌떡 달려 나오곤 했었다.
꼬막을 피조개라고도 하는데 조개류중에서 벌건 피가 나오는 것은 꼬막밖에 없다. 본래 꼬막은 크기가 주먹만한
것을 말하는데 크기가 아주 작은 것은 새꼬막이라고 한다. 꼬막은 뻘속에서 자라고 모래가 조금 섞인 곳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중국에서도 꼬막이 많이 나는 데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나는 것보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진다고 한다.
여름철 바닷물에 들어가 수영을 할 때 물속에 서서 발끝으로 해저를 더듬어 자갈처럼 둥근 물체를 찾으면 물속으로 사까다치를
하여 손으로 꼬막을 건져 올리기도 하였다.
모래톱에서 입을 헤에 벌리고 있는 꼬막을 발견하면 급히 손가락부터 먼저 집어 넣었다. 그렇치않으면 껍질을 닫아버려
칼을 대지 않으면 열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손가락을 집어 넣어도 껍질을 오무리면 손가락이 끊어질듯이 아팠지만 양 손으로
잡아당겨서 속살을 꺼내 맑은 바닷물에 찰래찰래 흔들어 씻은 다음 고개를 뒤로 젖혀 입속에 넣고 씹으면 짭짤한 게 맛이 있었다.
꼬막이 많이 잡히는 날이면 집으로 가져와 삶아서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