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를 누비는 이영표의 신들린 발 재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요즈음은 수비에 치중하고 볼을 받자마자 패스하는 경향이 많다. 보는 사람도 재미가 덜하지만, 당신도 재미가 없지 않나? 여기서는(프리미어 리그) 전혀 모험할 상황이 아니다. 대부분 한 점 차이로 승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도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그쪽은 짧은 패스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패스하면서 공격으로 나가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토튼햄은 긴 패스가 많고 생각지 못한 역습도 많아 수비가 매우 중요하다. 축구는 이기는 것이 목표고 나는 팀이 이기도록 뛰어야 하는 사람이다. 단독 드리블도 하고 싶고, 공격으로 나가서 골까지 넣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나? 하지만 축구는 개인보다 팀이 중요하다. 그리고 수비수는 기본적으로 수비를 잘 해야 한다.
원래 왼쪽 윙백 수비를 많이 했는데,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부터 오른쪽 윙백을 맡았다. 차이는 무엇인가? 왼쪽이냐 오른쪽이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수비니까. 다만 왼쪽을 더 오래 했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몸의 움직임도 그렇지만 시야가 왼쪽 수비에 많이 적응되어 있다. 그래서 아직 왼쪽이 더 편하다. 하지만 오른쪽 포지션에도 급속히 익숙해지고 있다. (파스칼 심봉다가 토튼햄으로 영입된 이후 마틴 욜 감독은 이영표를 왼쪽 윙백에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오른발잡이는 오른쪽을, 왼발잡이는 왼쪽 포지션을 주로 한다. 양발을 모두 쓰긴 하지만 원래 오른발잡이로 알고 있었다. 맞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나처럼 오른발 잡이가 왼쪽 포지션을 맡을 경우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장점은 크로스에 관한 것이다. 왼쪽에서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리면 골대 쪽으로 볼이 휘기 때문에 공격수가 헤딩을 하기 수월하다. 그래서 성공률도 좋다.
토튼햄은 윙백을 많이 욕심낸다. 최근 심봉다까지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 자꾸 정상급 윙백을 탐내는 구단이 섭섭하지 않나? 심봉다뿐 아니라, 우리는 더 많은 윙백이 필요하다. 한 시즌에 소화해야 할 경기가 60경기가 넘고 A매치 등으로 인한 경기수 증가 및 공백도 무시할 수 없다. 과학적으로도 축구 한 경기를 뛰면 최소 5일은 쉬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한 시즌에 60경기를 하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하니 피곤할 뿐 아니라 부상 위험도 있다. 선수들의 건강 및 최상의 기량 발휘를 위해서라도 더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영표는 심봉다 영입이 완료된 후의 인터뷰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또한 5명의 윙백 사이에서의 주전 경쟁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잘 됐다”며 “경쟁을 해야 서로 힘을 줄 수 있다”는 말로 주전경쟁에 자신이 있음을 보여 주었다.)
처음에는 공격수를 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수비 쪽으로 온 거 같은데, 당신 자신의 의지였나? 난 처음에 스트라이커였다. 그리고 그 포지션에서 최우수 선수가 될 정도로 잘 뛰었다. 그러다가 대학교 3학년이 되면서 미드필더를 하게 됐다. 4학년 선배들이 졸업하면서 생긴 자리를 메우게 된 것이다. 감독의 권유였다. 섭섭한 것은 없었다. 미드필더는 물론 윙백을 맡아도 나의 포지션 앞에는 ‘공격형’이라는 단어가 늘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의 장점이자 내가 축구를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혹시 ‘축구 신동’이라는 소리도 들었나? 아니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 축구는 공 하나에 수십 명 아이들이 몰려드는 축구였다. 이렇게 뛰어다니던 나를 초등학교 축구감독 선생님이 발탁했다. 당시 축구를 잘 하진 못했지만 달리기가 꽤 빨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을 맘대로 다루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나? 초등학교 4학년, 축구를 시작하면서부터 드리블은 재미있었다. 어느 누구도 내 볼을 뺏지 못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 때 대학생이랑 경기해도 내 볼을 뺏지 못했다. 다른 거는 몰라도 드리블은 언제나 자신이 있다. 고등학교 때는 한 명의 수비수가 나를 향해 달려오면 그냥 패스를 했다. 한 명과 상대한 드리블이 재미없어서였다. 두 명 정도가 와야 짜릿하게 제낄 수 있었다. 감독은 이런 나를 싫어했다. 학창시절 이런 것 때문에 많이 혼났다.
드리블은 어떻게 연습했나? 한때 내 축구연습의 80%는 드리블 연습이었다. 볼 하나 갖고 드리블 하는 것은 쉬워서 두 개를 갖고 연습을 했다. 드리블은 매우 좋은 재능이지만, 팀으로서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점점 깨닫고 있다. 승리를 위해서 드리블은 많이 자제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드리블보다 패스가 중요하고 또 재미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패스의 재미를 깨달은 계기가 있었나? 패스하라는 이야기는 언제든지, 귀가 터지도록 들었다. 하지만 올림픽 대표가 된 이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패스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혼자 즐기는 축구가 아니라 패스하며 함께 즐기는 축구의 재미를 많이 느꼈던 것이다.
요즘도 재미있는 드리블을 하나? 수비할 때는 안 한다. 공격지역에서만 한다. 그것도 100% 확신이 있을 때만 한다. 모험은 절대 하지 않는다.
드리블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진 건가? 지금은 그리 자신하지 않는다. 실수할 수도 있다고 본다.
당신보다 드리블 잘 하는 사람 만난 적 있나? TV에서 볼 때는 잘하는 사람 많았는데, 실제는 마주쳐보니 별거 아니더라. 그중 탁월한 스피드가 있는 호나우도는 정말 잘 하더라. 앙리도 꽤 잘 한다.
호나우딩요는 어떤가? 대표팀에서 뛸 때 경기에서 마주쳤는데 그 친군 좀 별로였다. 그가 구사하는 감각적 드리블은 어느 정도 예측이 된다.
그럼 드리블 연습은 안 하나? 거의 안 한다. 개인 연습 시간도 거의 없다. 어제 경기했고 토요일에 또 경기다. 지금은 휴식이 가장 중요하다. 스케줄상 3시 30분부터 6시까지는 자는 시간이다. 지금 잘 시간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거다.
당신도 반칙은 한다. 하지만 잘 안 걸린다. 비결은 무엇인가? 반칙은 하면 안 되지만 할 때가 있다. 공중에 뜬 볼을 차지하려고 키 큰 선수들과 함께 점프하면 난 승산이 없다. 이럴 때는 상대가 점프할 때를 기다리다가 공중에 떴을 때 등으로 살짝 민다. 그러면 중심을 잃고 공을 놓치게 된다. 이내 바닥에 떨어진 공을 나는 발로 차지해서 몰고 나간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지큐 10월호에 나와 있습니다. |
첫댓글 호나우도는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
ㅋㅋㅋㅋㅋㅋㅋ 광춘이 어떡해.....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복병이....
영표형님의 헛다리 앞에서는 딩요도 개다리인가보군....(딩요욕하려고한것은아니니 오해하지말아주세요)
드리블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진 건가? 지금은 그리 자신하지 않는다. 실수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랫군요... 난또;;
이영표 "됐거든"
흠.. 호나우두 는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같네요.. 2번정도 프리미어에서 경기해봤으니.. 호날두 잘하지 ..ㅋ 인정 ㅋ
흠.. 호나우두 는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같네요.. 2번정도 프리미어에서 경기해봤으니.. 호날두 잘하지 ..ㅋ 인정 ㅋ
앙리도 꽤 잘한다 ㅋㅋㅋㅋ 꽤잘한다....
호나우딩요는 어떤가? 대표팀에서 뛸 때 경기에서 마주쳤는데 그 친군 좀 별로였다. 그가 구사하는 감각적 드리블은 어느 정도 예측이 된다. 헐~~~
영표형 딩요 드리블 인정 안하네 ㅋㅋ
파문이네 ㅋㅋ호나우드에 대해 ㅋ
오 의외로 진솔한 답변 잼나는데요 ㅋㅋ 딩요 =.=
ㅋㅋㅋㅋㅋㅋㅋ 딩요 굴욕이다 ㅋㅋ
왠지 호나우도라고 하니 호돈같지만 실제로 마주쳤을때 뭐 어쨌다니까 잘 모르겠다
딩요 ㅡㅡ...ㅋㅋㅋㅋㅋㅋㅋㅋ
딩요의 굴욕인가..ㅋㅋ
에섹스에 눈이 가는건 나뿐인가
뭘까..................궁금하당
호나우딩요일껄요.... 대표팀에서 마주쳤다잖아요... C.날도 있을때 포르투갈이랑 우리 국대랑 붙은적이 없지않나...
근데 왜 다들 호나우도??? 제목이 호나우딩요는 어떠한가인데;;.. 호나우도는 잘한다고 써 있잖아요.... 스피드가 일품이다 하면서...
원래 이영표가 개인기 좋은선수는 잘 막잖아요 ㅋㅋ 1대1도 잘하구요 ㅋㅋ 솔직한 대답 너무 좋아요 ㅎㅎ
재밌네요. ^^ 호나우딩요는 의외네요. ㅋㅋㅋㅋ
이야;;대단하네;
이영표 대단하다.. 정말... 진실하고 겸손하고.. 자신을 꾸미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