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특히 연애할 때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가 없어 얼마나 애를 태웁니까. 좋아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이나 하고 있는 것인지, 도대체 관심은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닙니까?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른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더구나 여자의 마음이라니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상해본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알 수 있다면 과연 살맛이 나겠습니까? 어쩌면 너무 싱겁지 않을까요? 문제는 상대방도 내 마음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되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서로가 상대를 다 들여다본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아무래도 더 어지러운 세상이 될 듯합니다.
공상과학영화가 이런저런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루는데, 드디어 이것까지 해보는구나 싶습니다. ‘노이즈’라, 이름도 잘 붙였습니다. 제가 아는 단어의 뜻으로는 ‘소음, 시끄러움’입니다. 정말 시끄럽습니다. 사람들이 실제 말하는 시간보다 사실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많이 소비되지 않습니까? 말로 표현되는 것보다 생각 속에서 머무는 것들이 몇 배나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표면으로 다 드러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 형상이나 소리가 들린다, 생각해보십시오. 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들이 공중에 나타나서 보이고 들린다니, 이 하늘이 얼마나 시끄럽고 복잡해지겠습니까? 한 마디로 시끄러워서 살맛이 안 날지도 모릅니다. 그런 세상에서는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합니다. 이런 현상이 남성에게만 나타납니다. 이건 또 무슨 해괴한 일입니까? 차별입니까, 우대입니까? 여성은 남성의 마음을 읽습니다. 그런데 남자는 여성의 생각을 알 수가 없습니다. 누가 유리합니까? 게임이 안 되겠지요. 그런 환경 속에서 남자가 자기 권위를 세우며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여성을 모두 살해하다니, 이것도 말이 되지 않습니다. 여자 없는 세상, 아무리 권력을 차지하려고 한다지만 뭔 재미로 살지요? 그것보다 자신의 당대로 역사를 끝내자는 생각 아닙니까? 이런 무식하고 몽매한 지도자를 따르는 백성이 있겠습니까? 하기야 무력 앞에 어찌 반항을 하겠습니까?
거기가 뉴 월드랍니다. 거 참! 하기야 꼭 좋은 세상만이 뉴 월드는 아니지요. 지금과 다른 세상, 비록 지옥 같은 세상이라도 뉴 월드(새로운 세상)는 맞는 말입니다. 지금부터 약 130년 뒤의 일인데 지구는 아니랍니다. 지구에서 오려면 반세기 이상의 우주선 여행이 필요하답니다. 그 때쯤에는 그만한 거리에 그런 행성이 나타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또 다른 행성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으려고 인간들이 들어옵니다. 거기에도 우리 같은 모습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고요. 아무튼 이야기니까 그러려니 하고 따라갑니다. 무리 가운데서 일단 척후병 역의 몇 사람이 조그만 캡슐을 타고 행성에 착륙을 합니다.
그만 사고로 불시착이 되고 다 죽은 마당에 젊은(?) 여성 혼자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젊은이 ‘토드’를 만납니다. 토드는 어려서 엄마를 잃었습니다. 아련한 기억으로 여자를 잘 모릅니다. 그런데 드디어 여자를 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역 주민들이 새로운 여자를 보게 된 것입니다. 자기네와 다르게 생각이 드러나지 않는 사람입니다. 다루기 어렵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다른 행성에서 들어오려는 무리 가운데 먼저 착륙한 척후병과도 같습니다. 자기네를 쫓아내고 땅을 차지하려 들어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주선 본선과의 연락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합니다. 토드는 ‘바이올라’를 구해주려 하는데 주민들 특히 시장이 앞장서 여자를 잡으려 쫓습니다.
이 뜻하지 않은 사태를 기화로 토드의 성장 비밀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엄마가 어떻게 죽었는지 밝혀집니다. 하기야 당시 주민들 가운데 모든 여성이 살해되었습니다. 그 주동자가 누구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사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곳만이 뉴 월드는 아님도 알게 됩니다. 함께 도주하면서 토드와 바이올라는 가까워집니다. 다른 행성에도 비슷한 생명체가 있다면 역시 암수로 되어 있을까요? 참 궁금합니다.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언어까지 통한다면 가볼 만한 우주여행 아니겠습니까? 그 때쯤에는 초광속 우주선이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지금이나 ‘광년’이라는 단위로 기를 죽이고 있지만 그 때는 시속 얼마라는 정도의 단위 정도로 사용할지도 모릅니다. 기다려볼 만하지요?
‘노이즈’라는 새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었지만 속은 그렇고 그런 연애 이야기와 가족 이야기의 버무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그리는 지금 우리 인류의 꿈을 담았습니다. 온갖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으니 여기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딴 세상을 그려보는 것이지요. 그런다 한들 우리네 이야기는 거기서 거깁니다. 먹고사는 이야기, 싸우고 사랑하는 이야기. 뭐 특별한 거 있나요? 영화 ‘카오스 워킹’(Chaos Walking)을 보았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 좋은 주말입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ㅎㅎ^&^
향긋한 봄내음 가득 머금고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님에게도 복된 하루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