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이 있는 자동차여행천국
- 철 따라 경치가 달라지는 전 국토가 관광대상
- 외국인도 함께 즐길 수 있게 관광상품 개발돼야
- 남북한 통해 중국, 실크로드 따라 내 차로 여행해봤으면...
경의선 철도연결이 임박해 있다 남북간 연결구간에 도로도 함께 건설하고 있다고 하니 남북간 고속도로의 연결도 미구에는 이루어질 것이다
중국은 소위 五從七橫이라고 전국을 꿰는 고속도로망을 건설중이고
아시아횡단철도북부노선이 철도와 고속도로를 함께 유럽에서
Caucasus 지방을 거쳐 중국까지 연결될 예정이므로 남한에서 유럽까지 고속도로를 따라 여행할 수 있는 시대가 언젠가는 열리게 될 것이다
나는 최근 여주에서부터 새로 개통된 중앙고속도로를 따라 대구까지
달려보았다 연도의 낯선 지명들을 익히면서 아직 가보지 않은 그 도시들을 언젠가는 가보겠다는 생각에 마음은 들뜨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이 솟아난다
구정에는 경부 고속도로 평택 직전에서 서해안 고속도로의 서평택으로 갈 수 있는 새로운 고속도로를 달려 보았는데 이 連結路가 생김으로서 경부고속/서해안고속도로가 연결된다
고속도로여행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우리 나라는 참으로 아름답고 이제 자동차여행을 즐길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이나 미국의 고속도로휴계소는 용변보고 차 한잔 마시고 떠나야
하는 보잘것없는 곳인데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갖은 먹거리가 밤늦게
까지 다 있고 슈퍼마켓, 현금인출코너, 자동차무료정비소, 심지어 한잠 자고 가는 숙박소가 있는 곳도 있으며, 화장실은 우리 집 보다 이니
우리 집처럼(?) 깨끗하다
이제 고속도로가 제법 전국을 가로세로로 연결하여 웬만한 곳이면 고속도로를 통하여 갈 수 있다. 평소 우리 나라에 대한 인식이 손바닥만한 나라가 반동강이 나서 손바닥의 반만큼 좁은 나라라고 생각해 왔는데 요즈음 달라졌다 봄에 꽃이 피는 것이 지방마다 시차가 있는데
남쪽지방에서 이미 꽃 핀 것을 보고 열흘이나 지나야 중부지방에서
보게 될 때 우리 나라도 꽤는 넓은 나라라는 기분을 실감한다
사계절이 있으니 경치는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어 도로를 달릴 때마다 처음 와보는 것처럼 느낌이 다르니 국토가 실제보다 네 배는 넓은
기분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 ! 이것 참 좋은 것이다
하와이에 가 보면 택시기사 중에 한국동포가 그렇게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 뉴욕, LA 등지에서 택시를 운전했는데 이왕이면 공해가 적고
좋은 기후와 경치를 즐기고 팁도 후한 하와이 쪽이 좋을 것 같이 이주해 왔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 사니까 참 좋겠다고 하면 "한 달 동안은
그렇게 느꼈지요..." 시쿤둥 하게 말한다,
계속 살다 보면 언제나 한결 같은 환경에 익숙해져 그 것이 좋은 것인지 둔감하게 되고 오히려 일년 열 두 달 똑 같은 상하의 기후에 늘어지고 처져 코끝이 찡해지고 정신이 번쩍 드는 겨울의 찬 공기에 옷깃을
여미는 한국의 겨울이 그리워진단다 다음 한국에 갈 때는 꼭 구정 시기를 택해서 겨울 기후와 고향의 설 명절을 맛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2-3개월간 홍콩에 장기 출장한 적이 있다 장마가 계속되는데 그
기간 중 맑았던 날은 며칠 없었다 제일 견디기 어려운 것은 높은 습도인데 속옷이 땀에 젖어 하루에도 몇 번씩 갈아입고 싶어졌다 에어컨을 켜 놓고 자면서도 침대에는 전기담요를 미지근하게 켜놓고 숙소에는 에어컨과 히터를 같이 켜놓는 사람이 많은데 그 것은 눅눅해지는
불쾌감을 씻기 위함이다
그러다가 귀국하여 김포공항에서 집으로 가면서 차창 문을 열어 놓고
청명하고 습하지 않은 대기를 온몸으로 느끼는 기분이 그럴 수 없이
좋아 가슴 가득히 공기를 들여 마시며 "역시 한국은 좋은 곳" 이라고
저절로 소리친 적도 있다
기존의 경부, 영동, 호남고속도로 등 이미 잘 알려진 고속도로 달리며
눈 씻고 가만히 보면 전국이 낚시터요 전국이 명승지이다. 최근에 새로이 개통된 서해안, 중앙, 대전/진주, 천안/논산 고속도로 등을 통하여 접할 수 있는 낯선 도시, 명승지, 문화유적지, 새로운 볼거리 , 먹거리, 전통문화를 기대해본다
해외여행도 좋지만 우리 나라에도 좋은 곳이 너무도 많아 시간 나는
대로 다녀볼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나라 사람 뿐 아니라 외국사람도 불편 없게 우리 나라를 여행해서 하늘이 주신 이 아름다운 강토를 같이 나누어 즐기고 관광수입을 올렸으면 한다
우리는 금강산관광으로 엄청난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삼천리 금수강산 어디고 아름답고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는데 유독 금강산만 아름다운가 ? 차제에 외국사람이 와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그것도 돈 별로 안들이고 한국을 맛보고 배울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여 이제까지 투자만 하던 전국의 고속도로망이 이제 외국관광객으로부터 관광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길" 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경의선 철도에 이어 남북간고속도로가 이어지면 제법 오래 달리며 미지의 세계를 둘러보는 맛을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자동차여행천국이
될 것이다 이북은 어디든 온통 우리에게 미지의 세계가 아닌가 ?
친구들 몇 쌍이 그곳을 통하여, 중국대륙을 지나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까지 내 차를 몰고, 가보고 싶은 마음, 이 것이 내 생애에 단 한번만이라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나의 오랜 꿈이고 열망이다
이호영
베네모어통상대표/
함부르크항만청 한국대표
【물류신문】 2003년 2월 17일자 『이호영의 千字칼럼』(78) 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