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께서 처음에 영화를 보고 레포트를 써야된다고 하셨을 때....
아~ 불교강의인데 무슨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쓰지? 그래도 그냥 나름대로 쓰면 될 꺼라 생각하며 안심하고 마음 편하게 먹고 있다가 다음 까페에 과제물 공지뜬 것을 보고 우째 제가 본 영화는 하나도 없나이까??? 그래도 나 남친이랑 본 거라곤 영화밖에 없는데...ㅜ.ㅜ
그래서 시험 전까지는 손도 못대고 있다가 방금 막 셤이 끝나고 남친이랑 비디오방가서 나쁜 남자를 보고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먼저 비디오방에서 볼 때 도덕적 역겨움에 관해서 써야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눈에 불켜고 머리에도 불켜고...남친한테도 딴 생각 못하게 윽박질러가며 비디오를 무사히 다 보고 나오는 순간...앗! 머리에 스쳐지나가는 생각이라고는 아~ 조금 많이 역겹다는 느낌뿐이 없었다. 그래도 곰곰이 줄거리를 되새김질 하는 과정에서 그 역겨움이 바로 도덕적 역겨움이었습니다. 미약한 글 솜씨이지만...
줄거리부터 시작해서 나의 생각을 써 보겠습니다.
<나쁜 남자> 처음 장면은 정말 당혹스러웠다. 한기라는 이름을 가진 깡패가 명동의 한 복판에서 여대생을 보고는 한눈에 반했다. 껄렁하게 보이는 한기...한기의 눈빛은 예사롭지가 않다. 그러나 선화는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 남자를 피한다. 남자친구와 만난 선화에게 순식간에 한기는 강제로 키스를 한다. 마침 길을 가던 해병대 군인들은 이러한 불의를 보고 참을 수 없어 한기를 두들겨 팬다. 선화는 사람들에게 사로잡힌 한기에게 “사과해.”라고 했으나 대답이 없자 침을 뱉고는 사라진다. 이것이 한기와 선화의 첫 악연의 시작점이 된다. 포주인 한기는 자신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선화를 돈이 많이 든 지갑으로 유인해서 결국 빚 때문에 자신의 사창가로 팔려오도록 한다. 한기는 선화의 방에 있는 거울을 통해서 선화를 늘 지켜본다. 선화는 자신이 한기의 의도에 의해서 사창가로 들어온 것을 알고는 짐을 싼다. 그 사람과 이야기한 후 선화는 손님들에게도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러나, 다른 매춘여성들의 질투를 사서 싸움이 나고, 다시 선화는 자신을 좋아하는 한기의 부하를 통해 다시 도망을 꿈꾼다. 하지만 한기의 추적으로 선화는 자신의 집 앞에서 다시 붙잡혀서 해변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한 여인이 바다 속으로 빠지는 뒷모습을 보고는 그녀가 앉았던 자리에서 발견한 찢어진 사진을 자신의 사창가 방으로 갖고 와 거울에 붙인다. 그 후 선화는 손님에게 접대를 확실히 한다. 한기는 다른 포주와의 대립 탓에 자신의 부하를 대신해서 감옥으로 간다. 정태라는 이 부하는 한기가 사형을 집행받을 것을 막기 위해서 범행사실을 자백한다. 풀려난 한기는 다른 부하에 의해서 칼을 맞고 쓰러지지만 금새 일어나서 선화의 사창가 방 뒷편으로 돌아가 의기소침해진 선화를 본다. 선화는 거울 맞은 편에 한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선화와 한기는 다시 그 해변가로 간다. 선화가 앉은 자리에서 예전에 찌어버린 사진에서 떨어져나간 사진 조각을 발견한다. 그것은 선화와 한기였다. 둘은 트럭 뒷편에 침대를 설치하고는 이동형 성매매’를 떠난다. 첫 손님을 받은 둘은 아무렇지 않는 표정으로 담배를 나눠피고 다시 트럭에 몸을 실으면서 영화는 끝난다.
<나쁜 남자>는 처음시작에서부터 끝까지 나의 상식을 뛰어넘은 스토리 전개를 가지고 있었다. 과연 제목에서처럼 한기는 정말로 나쁜 남자일까? 그러면 그 나쁜 남자의 계략에 빠져 순수한 대학생의 인생에서 정말 비참하고 쓰레기같은 인생으로 추락해버린 선화는 착한 여자? 불쌍하게 가여운 여자가 되는 것일까? 아마도 영화를 보는 내내 역겨웠던 것이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혼란을 겪은 나의 도덕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볼 때 이러한 도덕적 역겨움은...누가 보더라도 나쁜 남자인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영화는 시종일관 한기라는 악한 남자를 선하게 포장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선화를 처음 봤을 때도 약간은 선하게...한기가 선화에게 따귀를 맞았을 때도 조금은 동정심을 유발하게 끔 의도되어진 듯 하다. 그 외에 선화가 첫 손님을 거부하고 우는 모습을 한기가 지켜볼 때... 울다 지쳐 잠든 선화에게 한기가 눈물을 닦아주고 얼굴을 쓰다듬을 때...등등에서 한기는 선화를 쭉 준다.
이런 부분에서 조금은 한기가 나쁜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다가도 그가 선화를 시궁창 속으로 밀어 넣은 장본인이라는 것을 다시 자각하면 다시 역겨움은 밀려오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선화는 어떠한가? 선화는 그럼 원래 착했던 사람일까?
남녀가 관계하는 그림을 그린 명화집의 한 페이지를 서점에서 뜯어내고, 그녀를 협박하기 위해 일부러 놓아두고 간 지갑을 그녀는 과감하게 들고 도망간다. 소매치기 당한 사람이 쫓아 올 때도 그녀는 도망치는 모습을 보인다. 큰돈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멀리하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결국엔 그녀 또한 한기의 존재를 인식하고 자신을 시궁창 속의 창녀로 만든 장본인인 한기를 중오하지만 그녀는 어느새 한기의 시선을 거역할 수 없다. 선화도 한기를 사랑하게 된다. 선화가 다시 해변으로 갔을 때 거기서 사진에서의 얼굴 부분 조각을 발견하고 짜 맞췄을 때 그 사진의 주인공이 선화와 한기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여기서 나의 도덕적 역겨움은 극에 달하게된다. 하지만...내가 도덕적 역겨움은 느꼈을 때 나 자신에게 넌 그러면 도적적으로 선하니? 라고 되물었을 때..."아~ 난 도덕적으로 선하지.." 이렇게 선뜻 말을 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나 자신을 되돌아봤을 때 나 또한 양심에 찔리는 행동을 하면서도 그것을 선으로 포장하려했던 적이 있다면 그것 또한 이 영화처럼 픽션적인 요소만 빠졌을 뿐이지...또한 역겨운 일이 아닐 수 없는 노릇이다.
내가 한기에게 욕을 했다면 나 자신에게도 욕을 퍼 붓는 격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서 한기가 선화를 지켜보는 거울이 어쩌면 나를 나 자신을 비추고 있는 거울이 되지 않을까? 하는 도덕적 행위 주체에 대한 혼란이 밀려든다.
이 영화에서 김기덕 감독이 관객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바로 도덕적 행위에 대해서 그 누구도 왈가왈부 할 수 없다는 것 같다.
첫댓글 그렇다고 남친과 기약없고 책임없는 사태를 만들라는 것은 아니었구요. 화(和)는 도발이죠. 그래요. 삶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담에 남친 보여주실 거죠... 대신 나쁜남자의 착한남자 시각에 대해 이야기해드릴게요...
뜨아아...교주님 또 나를 놀래키시네요..감솨하옵나이다... 항상 행복하시고...다이어트 하시더라도 속은 꼭꼭 챙기시와요 담에 남친 꼭 보여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