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동행 이협우 월명종민 (예비역 군승, 통영 미륵도용궁사 주지)
본문말씀 ; 나침반 불교성전 66쪽, 불성 제3분1품1장6절
1. 새 참여자를 환영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 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오늘 미륵도용궁사 부부법회가 횟수로 제10회를 맞이하였습니다. 햇수로는 2년 차에 접어들지만 횟수로는 겨우 10회에 불과합니다. 햇수에 비해 횟수가 그만큼 적은 것은 부부법회가 걸어온 길이 그만큼 곡절이 많았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그 동안 꾸준하게 출석하여 부부법회가 중단되지 않도록, 또한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 가족의 의미, 가정의 의미를 새롭게 하고 부부애와 가정생활의 행복 증진 비결에 대해 함께 절차탁마를 해 오신 신도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또 오늘 부부법회부터 새로 참여함으로써 아름다운 동행을 하게 된 신도님들께도 감사와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2. 가족의 의미
가족(family)이란 사랑(love)의 멍에(yoke)를 함께 짊어진 동행자
여러분! 가족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족을 뜻하는 영어 단어- 패밀리(family)라는 말 속에는 이런 뜻이 있답니다.
패밀리(family)란 아버지(Father)의 F, 그리고(and)의 A, 어머니(Mother)의 M, 아버지와 어머니로 말미암아 태어난 나(I)의 I, 사랑(Love)의 L, 멍에(Yoke)의 Y가 합성된 낱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가족(family)이란 father, and, mother, i, love, yoke. -아빠와 엄마, (부 둔의 자녀인) 내가 사랑의 멍에를 함께 짊어진 동행자)란 뜻이 되는 것입니다.
가족이란 사랑의 멍에를 함께 짊어지고 인생의 동행자이기에, 그 중에서도 특히 남편과 아내는 짊어진 사랑의 멍에가 다소 고통스럽고 힘들지라도 함부로 내려놓거나 불평하거나, 절대 회피하지 말고 행복의 저 언덕을 향해 끝까지 굳세게 짊어지고 걸어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랑의 멍에를 짊어진 동행자입니다.
가족이 함께 사랑의 멍에를 짊어진 인생의 동행 길에는 행복도 즐거움도 주어지지만, 무엇보다 지독한 고통이 더 크게 주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짊어진 사랑의 멍에가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남녀가 부부로 만나 함께 가는 인생의 동행 길은 축복인 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칼같이 모난 돌이 거친 파도에 맞아가면서 점점 둥글어져 몽돌이 되어가는 것처럼 부부로서 살아가는 인생의 동행 길이 즐거움보다 몇 배나 더 크게 주어지는 고통을 감내함으로 말미암아 결국은 우리 자신의 인격이 둥글게 성숙되고 원만하게 성장하여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여러분의 부부관계가, 사랑의 멍에를 함께 짊어지고 나아가는 여러분의 동행 길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벗어버리거나 내려놓을 생각을 마시기를 바랍니다. 오히려 나의 반쪽이 이 세상을 함께 하고 있음에 감사하시기를 바랍니다.
3. 아름다운 동행
불자 여러분! 5월 21일이 <부부의 날>이지요? 금년 5월 21일 - 부부의 날 아침 9시 KBS 뉴스를 보니까, 어느 장애인 부부의 감동적인 사랑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가. 불편한 반쪽의‘아름다운 동행’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척추 장애인인 남편이 주로 하는 일은 폐지를 모아 내다 파는 일이었습니다. 아내도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었지만 남편과 함께 1톤 화물차 위에서 남편이 모은 폐지를 함께 정리합니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은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오정은(장애인 아내) : "우리 남편과 살아보니까, 참 좋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에게 마음 놓고 돈 한번 넉넉하게 쓰게 해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홍성목(장애인 남편) : "내 아내는 내가 잘못해도 믿어주고, 따라주고, 아이한테 많이 신경 써주고……. 여러 가지로 감사하지요."
지체장애 1급인 남편 홍성목 씨와, 같은 장애인인 아내 오정은 씨가 부부의 인연을 맺은 것은 20년 전이었습니다.
장애인이란 이유로, 결혼식조차 양가 부모님의 축복 없이 쓸쓸히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사랑과 배려로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면서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 왔습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한 부부는 매일 저녁 서로를 위로하고 어루만집니다.
자신도 허리가 불편한 장애인이지만 남편은 다리가 불편한 아내의 몸을 주물러주고……. 아내는 이런 남편이 고마워서 100편이 넘는 시를 지어 남편의 사랑에 감사를 표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다리와 어깨를 주무르며 이렇게 말합니다.
홍성목(장애인 남편) : "여보! 오늘도 일 하느라 수고했어요."
이에 고마운 아내는 남편에게, 자신이 직접 쓰고 다듬은 사랑의 시를 읽어줍니다.
오정은(장애인 아내) :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모든 것을 버리고 그를 위해 사는 것……."
스님은, 장애인 아내 - 어정은 씨의 마지막 고백 -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모든 것을 버리고, 無我히 그를 위해 사는 것이란 - 이 마지막 구절이 가슴을 적셨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스님은 생각했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장애인 부부 - 홍성목 씨, 오정은 씨보다는 내가 훨씬 건강한 신체적 조건을 갖고 있음에도 그런 만큼 이 이야기의 주인공 부부보다 더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있을까 싶었습니다. 나는 부끄러웠습니다만, 여러분은 어떠하신지요?
나. 김민소 님의 시 <참 아름다운 동행>
스님은, 세상 사람들의 소리에서 부처님 음성을 들을 때가 많습니다.
연꽃은 높고 메마른 산꼭대기에서 피지 않고 오탁으로 가득 찬 시궁창 늪에서 피어나듯이 향기로운 부처님 음성은 캄캄한 번뇌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사람들 가슴에서 별빛처럼 찬란하게 울려오는지 모릅니다.
시인 <김민소> 님의 <참 아름다운 동행>이란 시가 그러했습니다. 이 시를 잠시 소개해 볼까 합니다. (낭독)
마주보는 눈빛을 녹여 지치고 헐벗은 영혼에 온기를 적셔주는 사랑입니다.
마음과 마음을 버무려서 비바람이 쓸고 간 자리에도 꽃망울을 터트리는 사랑입니다. 꿈은 노을 속에 묻히고 삶은 어두운 뒷골목을 말하지만 존재로 등불이 되고 있는 사랑입니다. 기쁨보다 슬픔에 하나가 되고 희망보다 절망에 하나가 되는 더 낮은 곳으로 흐르는 사랑입니다. 이승의 끝자락에 서서도 생명을 잉태하는 고귀한 사랑 그 순백의 길을 흡수하는 참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다. 박윤경 님의 노래 <아름다운 동행>
여러분! 스님은 오늘 어느 분으로부터 가수 박윤경 씨 노래 CD를 선물 받았는데 그 중에 <아름다운 동행>이란 노래 가사 역시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철없는 나를 위해 흘리신 당신의 눈물 기억합니다.
외로운 얼굴로 돌아온 너만큼 내 마음 아파오지만 때로는 힘들고 슬픈 것을 누구나 살아가며 알겠지만 이제는 정해진 그 길로 아무런 후회도 없는 내일로 서글픈 눈물 대신 하나 둘 사랑을 배우며 갑니다.
4. 말씀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말씀을 정리할 시간입니다.
지구촌의 인구가 36억인데 그 가운데 반이 나와 성이 다르니 우리가 누군가의 남편이 되고 아내가 된다는 것은 18억 분의 1을 선택한 것인 것입니다.
가족을 뜻하는 패밀리의 마지막 두 글자에서 우리는, <‘사랑(LOVE)의 멍에(YOKE)’를 함께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동행자>가 바로 가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누구의 배우자로 산다는 것은 사랑의 멍에를 짊어지고 산다는 것입니다. 마치 미로를 앞에 두고 길을 찾아가야만 하는 것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 멍에를 짊어진 삶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가 독송한 나침반 불교성전 66쪽 6절의 본문말씀의 끝부분에 보면, “인생의 미로를 안전하게 통과하려면 공덕의 안내와 지혜의 빛을 필요로 한다.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삼독번뇌를 제거하는 방법을 말씀한 붓다의 법문은 구원의 가르침이니, 이를 따르는 이마다 선하고 복된 삶을 누리라” 고 붓다께서는 우리를 깨우치고 계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처님 가르침 받들어 실천하기를 서원한 불자로서 오늘 이 본문말씀을 더욱 깊이 가슴에 새겨, 무엇보다 배우자와 가족을 위해 無我히 자신을 낮추고 버릴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인연, 사랑의 멍에에 감사하면서, 아름다운 동행 이루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설법일지 ; (1) 2010-07-02(금)19;00-21;00 통영 미륵도용궁사 제10회 부부법회 |
첫댓글 스님 !! 정말 좋은 법문 감사합니다. 가족의 소중함과 외경스러움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항상 가깝게 그 자리에서 그렇게 있기에 당연히 그리고 영원히 그렇게 있을 줄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대하였지요. 이제는 나 없이 그리고 사랑이라는 패밀리의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가슴에 되새기면서 사랑을 다듬고 꽃피워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소중한 법문 감사드립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
조현봉 교수님! 반갑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많이 그립군요. 가까운 시일 내로 여름휴가 삼아 통영 용궁사로 내려오시면 어떠실까요? 오늘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