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하다는 몇몇 공항을 가 봐도 사실 우리 "인천공항 보다 별로"라는 생각이었는데 디트로이트 공항에 내리니..."어랏?" 넓고,깨끗하고 마치 SF영화에 나오는 미래의 도시처럼 공항실내 공중으로 전기열차가 붕붕 다니고 멋진 분수등...최근에 지어진 공항이라 시설이 좋더만.
공항으로 마중나온 기모를 만나 '웨스트 브룸필드'의 그의 집으로 가며 간략한 디트로이트 도시 설명을 듣는데, '톨리도'라는 디트로이트 근방의 도시가 예전엔 곧은 나무가 많아 역마차를 만들던 곳 이었단다.
그래선지 일찌감치 GM,포드,크라이슬러등 자동차 공업의 메카로 자리잡더니 1967년 흑인폭동, 1973년 석유파동 이후 일제 소형차의 수입급증 등으로 자동차 산업이 몰락하며 東과 西로 양분되며 두 얼굴을 가진 한 도시가 되어버렸다고~
따라서 지금은 디트로이트가 미국 통계에서 극상과 극빈의 상반된 2가지의 탑을 장식하는 도시가 되었는데 그 경계선이 바로 "8마일"이라는 도로라고...
(힙합가수 '에미넴'의 자전적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8마일'이 바로 여기가 배경인데 영화촬영시 반대데모가 심했다 한다)
예전 기모를 소개하는 글을 쓴 적이 있다만, 기모는 다국적 기업 EDS의 - (최근에 부서가 통폐합되며 신설된, 동남아, 유럽, 남미쪽의 위기관리상황을 관장하는)- 부사장으로서 각 대륙마다 시차가 다르므로 근무시간과 사무실이 따로 없더구먼. 아무데서나 랩탑을 펼치면 곧 그곳이 그의 사무실이 되고, 전송된 음성파일을 분석하고, PDA폰으로 연락하고 지시하며 그러다 훌쩍 다른 대륙으로 날아가는 등...그야말로 재택근무,코스모폴리탄,노마드(신유목민),글로벌라이제이션...그런 단어들이 실감되더군.
그런데 이렇게 '세상의 눈'으로 보는 출세완 별도로 기모가 22년전부터 해오던 그의 사명이 있었으니~
이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잊혀진 사람들- '도시빈민'과 '멕시코 이동농민'에게 섬김과 봉사를 통해 여러사람들에게 자신이 믿는 종교가 참되다는 것을 실천과 행동으로 묵묵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모라고 순탄하게만 살아온 것은 아니더라.
70년대 박정희 시절 사업을 하시던 부친의 파트너가 정치적 탄압을 당하고 그와 연계되어 부친도 힘든 시기를 보내시자 감수성 예민한 그 시절에 기모는 권력기관의 조작에 의한 사실왜곡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꼈단다.
그 후 82년도(?)인가 미국으로 건너와 공부가 쉽지 않은 미시간 대학원 MBA과정에다 욕심내어 컴퓨터 사이언스까지 함께 했다는데 이때, 유학 비용을 마련코자 주말을 이용, 시카고에 가서 의류등 물건을 떼와 벼룩시장 같은데서 팔았는데 그야말로 "이 길로 나설까?" 할 정도로 장사는 순풍에 돛 단듯 했단다(그때 돈 냄새 실컷 맡았지만 냄새가 그리도 역했다 한다- 드라마 '쩐의 전쟁'에선 마동포란 사채업자가 돈 향기에 코를 박고 살더만.)
그러다 "공부냐~ 장사냐~"를 놓고 갈등하다 결국 공부를 택했고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그렇게 한 결정이 옳은 거 같다고...
좌우간 그때 같이 장사하던 사람들은 지금은 다들 커다란 가게를 갖고 있다한다.
또한 그 당시 공부 할 때 직장을 다니시던(지금도 그렇지만) 준호엄마(경옥씨)의 도움도 컷다고~
내 이번 기모를 만나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의 잘 짜여진 시간 계획하에, 거리의 부랑아,약물중독자, 미혼모들을 기모와 함께 섬기는 한국 젊은이들의 밝은 얼굴들도 만났고, 대단한 크기의 그의 모교에도 가 봤으며, 시카고에서 꼭 우리 동해바다와 같은 느낌의 푸른 미시간 호수와 그 위에서 펼쳐지는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도 보았고, 아웃도어 라이프의 달인이자 요리 박사인 병훈이도 만나 많은 시간을 그와 함께 했다. 또한 GM의 본사와 평일에도 사람들로 꽉 찬 디트로이트 야구장에도 가봤다.
기모는 나중 은퇴하게되면 그동안 세계를 다닌 경험을 살려 조촐한 가족단위의 투어가이드를 하고 싶단다. 아닌게 아니라 이번 시카고 여행을 통해 그의 충분한 가이드 자질을 느낄 수 있었다. 괜찮은 호텔 투숙을 경매 사이트를 통해 값 싸게 잡기, 메뉴는 거의 같으나 비싼 저녁을 대신하여 점심으로 대체하는 식사등, 좋은 가이드임을 확인 했으니 말이다. 적은 경비로 많은 것을 경험케 해 준 훌륭한 가이드 기모에게 감사!
이제 '멕시코 이동농민'섬김은 끝났을테고 이어, 파산한 도시 '하이랜드 파크'에서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오픈도어' 활동으로 땀 흘릴 기모와 요리면 요리, 일이면 일, 뭐든지 빈틈 없으시고 나이를 가늠못할 정도로 젊음을 지닌 경옥씨와 바이올린과 기타를 즐기는 듬직한 준호와 오랫동안 행복하길 바란다.
기모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수평선을 키우라!"고...또한 그는 인용하여 강조한다.
"Where Everybody Knows Your Name."
(2007,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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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호에 싸여있는 미시건 주는 정말 물의 도시 - 기모는 그곳 휴런호와 이리호 근방의 디트로이트에 산다.
(사진은 비행기에서 찍은 것으로서 기모네 집과는 떨어진 지역임)
실내를 오가는 스카이 트레인과 멋진 분수의 디트로이트 공항
백인과 흑인, 부유층과 빈곤층을 나누는 경계의 도로 - 8마일이라는 라인의 의미
기모는 어디서나 랩탑을 펼치면 그의 사무실( 사진 위 : 호텔 , 사진아래: 집)
기모집에 도착한 승선(계무)과 떠나는 동희(학준)와 함께
기모 다니는 교회에서 만난 박태규 동생 박연규(포드사의 디자인 엔지니어로 일함)
대형 건물이 500여개이상에 남과 북에 걸쳐 크기가 도시급 정도인 기모의 모교 미시간 대학교
(사진위: 법대 들어가는 입구, 아래사진 : 법대 도서관)
시카고에서~
브라질 스타일의 고깃집
미시간호에서의 미 독립기념 불꽃놀이
기모덕에 호텔도 옥션으로 싸게 잡는 법을 배웠다
디트로이트
GM빌딩 앞의 기모 부부
장난감 차들의 진열처럼 아기자기 한 GM 전시장
평일임에도 꽉 찬 관중으로 그 열기를 실감
'하이랜드 파크'시의 도시빈민
도시가 파산을 하여 집들은 엉망이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교류마저 끊겨 그 '이어줌'의 사역을 22년 째...
기모의 집
기모의 집(위: 전면, 아래: 후면)
식당과 거실
뒷 베란다
*(참고) 예전 기모가 2층 서재에서 찍은 베란다쪽의 가을 풍경을 카페에 올린 적이 있었지.
기모와 헤어지기 전날 바람과 굵은 비가 휘몰아 치더니, 그 후 쌍무지개가 떴다. - 길조같아 마음이 흐뭇~ |
첫댓글 특파원 리포트를 잘 보고 있네. 기모처럼 그렇게 전 세계를 무대로 사는 것도 재미있겠고, 또 그런 친구들을 찾아 그렇게 넓게 돌아다니며 같이 놀고 취재하는 것도 재미있겠고. 그런데, 미시간 대학이 정말로 그렇게까지 크단 말인가?
전에는 존경의 대상이 항상 나를 기준으로 연장자여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그걸 깰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나를 되돌아 보며 부끄럽고 또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명진아, 디트로이트 구경 잘했어!
사랑하는 내 아우(?) 기모!! 내 익히 존경 받을 만한 삶을 살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명진이 요렇게 잘 정리하여 글 올리니 새삼 세계인 기모가 보고싶어지네...언제 함 디로이에 가봐야 할 텐데~~~
천사의 집은 이렇게 생겼구나......
기모가 보따리 옷장사도 했었단말이시~~ 털털한 기모와 깔끔한 준호엄마의 조합이 최상인것 가터~
그래도 털털과 깔끔이라는 성격의 차이로 보아주는 쥔장 창연 ... 학주니는 완존히 인간과 동물 차이로 설명하는 통에.. 지와 지 마눌차이로 알고..
난 왜 이 글을 인제 보는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