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일: 2014.03.18
출산일: 2014.03.22
아가 키: 52cm
아가 몸무게: 3.34kg
무통X 회음절개O 관장O
저는 첫 아이가 역아여서 제왕절개 수술을 했었고, 둘째는 브이백을 시도하기로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임신 후반기에 들어서 운동을 하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검색을 하던중 연히 윤주영 임산부 요가를 알게되어
상담 후 등록을 하고,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제가 생각했던, (그동안 접해 봤던) 동작 위주의 요가와는 많이 다르더군요.
명상과 이완이 강조되어서 오히려 몸에 무리 없이 잘 따라할 수 있었습니다.
브이백 출산이었던지라, 예정일이 다가올 수록 점점 초조한 마음이 앞섰는데,
선생님께서는 예정일에 너무 매이지 말고 아가가 준비될때까지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려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통을 겪고 수술을 하는것이
억울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려주셨어요. 아가가 나올 준비되었다는 신호를 받은것이니까요.
브이백을 준비하다보니, 체중관리에도 신경을 많이써야했고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들도 많았지만
저는 그냥 맘을 편하게 먹었던거 같아요..
걍 다른 산모들 첫째 낳는거 만큼 힘든거겠지 뭐.. 브이백이라고 특별이 더 아프고 그러겠어?
배 가르는 건 뭐 안 위험한가? 하는데까지 해보고 안되면 수술하면되지.. 라구요..
솔직히 예정일이 하루 이틀 다가오고, 아가는 쑥쑥크고
급기야 예정일이 지나니 맘 다스리기가 쉽지만은 않았지만요. ^^;;;;;
그러던중에 예정일을 이틀 넘긴 3월 20일 오전에 이슬이 비치고, 참을만 하지만 규칙적인 진통이 찾아오더니
점심때쯤에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멀쩡.. 아직은 아닌가보다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름대로 입원 준비한것을 점검하고 베게이완을 한 후,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을 시키는데
갑자기 진통이 다시 시작되었고, 간격이 점점 짧아지더니 5분~7분 간격이 되더군요.
좀 더 참아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일단 병원에가서 정확한 상황을 보고 안심하고 싶은 마음에
병원으로 향했고, 내진을 해보니 2cm정도 진행이 되었다고 입원을 한 후 진통과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초산모나 마찬가지여서 진행이 더딘 편이였고, 진통은 짧게오고 쉬는 텀이 아주 길어서 오랜시간
분만대기실에 있어야 했습니다. 그 초조하고 지치는 시간을 극복하는데 요가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래걸리고 너무 아프지만, 끝이 있는 통증이고, 그 통증이 끝날 때 아가를 만난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계속 이완호흡을 하면서 몸을 놔버리자 놔버리자 되뇌었거든요..(아마 수련해보신 분들은 아실꺼에요..
줄 끊어진 인형처럼 몸을 툭 놔버리라고 하시는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는 기분..)
그렇게 이틀밤을 보내고 3일째 되던날 아침 6cm진행이 되었고, 촉진제를 다시 투여하니 진행이 점점 빨라지더니
2시간쯤 경과후에 간호사님이 내진을 하시며 힘주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숨을 참고 내뱉으면서 힘을 주라고 하시는데, 제가 지금껏 배운것과는 달라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알려주시는대로 하다보니 턱과 목에만 잔뜩 힘이 들어가고 숨이 내려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숨 참느라 신경이 많이 쓰여서 힘을 잘 못 주겠으니 제가 배웠던 방법으로 한 번 시도해 보겠노라며
어느 쪽이 더 힘이 잘 주어지는지 봐달라고 정중히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하시며 체크해 보시더니 산모님이 연습한대로 하는게 낫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계속 연습을하고 분만실에 들어가서 분만준비를 마친 후, 두번 힘을 주었더니 바로 담당선생님을 콜 하셨고
선생님 오시고 나서 두 번만에 아가를 만났습니다. 아가를 가슴위에 올려주시는데, 그 때 기분은 정말
뭐라 말로 표현이 안되더라구요.
요가를 하면서 자세교정과 식습관개선, 걷기 운동 실천을 함께 하게되니 임신전보다 외려 몸이 좋아진것을 느꼈고,
남편이 산후에도 요가 계속 다닐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해보자고 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분만 직전 큰 통증이 찾아오는 순간, 마음이 힘이 엄청난 것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윤주영 임산부요가 덕분에 1시간만에 애기 낳았어요~ 라는 말씀은 드릴 수 없지만 내 몸과 맘을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되고, 그것이 출산에도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육아를 하는데 있어서도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믿고 있구요.
그동안 여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지도해주신 도봉본원의 모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울 쭉쭉이 태어나서 바로 씻고 엄마 아빠 만나러 왔을때 사진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