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남의 내금강
백제 부전가요 중 하나인 '선운산가(禪雲山歌)'의 배경이 되는 선운산 산행을 위해 전북 고창을 다시 찾아갔다. 2012년 10월, 홍도의 깃대봉을 다녀오다 고창으로 가서 선운산 산행을 하기로 했었지만 대중교통 노선 연결 때문에 다음으로 미루고 대신에 방장산(고창) 산행을 하고 장성을 거쳐 광주로 나갔었다. 대한민국 100대 명산 전라권 마지막은 98번째 선운산, 99번째 백암산(전남 장성)이었다.
광주~고창 버스에서 바라본 대한민국 100대 명산의 하나인 장안산
제주 성산항과 장흥 노력항을 오가는 오렌지호, 노력항에서 광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셔틀버스(무료), 광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고창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모두 4시간 45분이 소요되었으나 지루함은 별로 느끼지 않았다. 고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전주에 거주하는 군 후배 권연택 님을 만나 함께 저녁을 먹고 나서는데 마침 고창군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것을 행사(인증서 교부)의 일환으로 열리는 축하 공연도 구경했으니 '가는 날이 장날'임을 실감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오렌지호 선상에서 바라본 나의 고향 지미봉
장흥 노력항 여객선 터미널 전경
고창읍내 길거리에 내걸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 고창> 플래카드
축하 공연
이튿날 아침 길도우미(내비게이션) 없이 고창시외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선운사 찾아가기는 도로 공사 지점에서 잠깐 헷갈리기도 했지만 이상없이 선운사 주차장에 안착했다. 선운산 매표소에서 제공하는 안내문에서는 선운산을,
"호남의 내금강(內金剛)으로 불리워지는 선운산(禪雲山)은 일명 도솔산(兜率山)으로 불리우며 선운이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이고 도솔이란 미륵불이 있는 도솔천궁의 뜻으로 불도를 닦는 산이란 뜻이다. 선운사 창건(創建)에 대해서는 577년 백제 위덕왕 24년에 검단선사(黔丹禪師)의 창건설과 신라의 국사(國師)이자 진흥왕(眞興王)의 왕사(王師)인 의운국사(義雲國師)의 창건설이 전해지고 있다. 선운사에 보존되어 있는 사적기(事蹟記)에 의하면 선운사(禪雲寺)는 창건 당시 한때 89암자에 3,000여 승려가 수도하는 국내 제일의 대가람(大伽籃)이었다고 한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선운산의 사계를, "봄(春)에는 따뜻한 봄볕과 한께 선운산이 만들어내는 벚꽃과 동백꽃길을, 여름(夏)에는 선운산의 시원한 산바람과 계곡의 물소리로 더위에 지친 심신을 시원하게, 가을(秋)에는 선운산 가을의 붉은 단풍으로 물들이는 선운산 길의 절경, 겨울(冬)에는 눈으로 온통 하얗게 덮인 고요함 속의 선운산 절경을"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선운산 대신 도솔산으로 표기한 선운사 일주문
선운사 대웅전 - 대웅보전(大雄寶殿)으로 표기
선운산(禪雲山, 336m)의 정상은 어디일까? 안내 지도(안내문)와 여러 산행기 등에서 그 위치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헷갈리게 하고 있다. 고창군청의 ‘디지털고창문화대전’에서는 “선운산의 산줄기는 호남정맥 내장산 까치봉과 백암산 사이의 순창새재에서 분기한 영산기맥이 서쪽의 입암산과 갈재를 지나 방장산에서 북쪽으로 나누는 선운지맥에 뿌리를 둔다. 선운지맥은 삼태봉~왕제산~선운산 청룡봉~천마봉~개이빨봉을 지나 선운산의 주봉인 도솔봉에 닿는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운산의 주봉은 선운사 뒤에 있는 도솔봉(일명 수리봉)이 된다. 산행 지도를 보면 도솔봉을 정점으로 하여 경수봉(444m)~개이빨산(346m)~천마봉(284m)~청룡산(314m)~비학산(307m)~구황봉(299m)이 한 바퀴 빙 돌아가면서 둘러 있으니 이 모두를 합쳐 선운산이라 해도 좋을 듯하였다.
선운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산행은 시작된다. 선운사 대웅전(보물 제290호) 등의 경내 탐방을 하고나서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제184호)을 뒤로 하고 도솔쉼터에 도착하니 인근에는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천연동굴인 진흥굴(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린 채 도솔왕비와 중애공주를 데리고 입산 수도했다는 전설), 여덟 가지로 소담하게 벌어진 천연기념물 제354호인 장사송(長沙松), 도솔암지장보살좌상(보물 제280호), 도솔암마애불(보물 제1200호), 내원궁을 거쳐 용문굴(드라마 '대장금' 촬영)과 낙조대와 병풍바위를 거쳐 천마봉 정상에 서니 규모는 작지만 기암괴봉들이 여기저기 솟구침은 말 그대로 '호남의 내금강'이었다. 산행 내내 쉼 없이 접하는 문화재들은 안복(眼福)의 연속이라 해도 좋을 것 같았다.
선운산 도립 공원 등산 안내도 - 정상이라 하지 않고 수리봉으로만 표기해 헷갈리게 한다. 신라 진흥왕의 전설이 서린 진흥굴 천연기념물 제354호인 장사송(長沙松) 도솔암 내원궁 도솔암 내원궁에서 천마봉을 배경으로 인증샷 - 왼쪽은 권연택 님 도솔암마애불(보물 제1200호) 용문굴 속의 드라마 '대장금' 촬영 안내문 용문굴 용문굴에서 낙조대로 이어지는 능선길 낙조대에서도 드라마 '대장금' 촬영 낙조대에서 바라본 서해안 쪽 낙조대 인증샷 낙조대 쪽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 은빛의 계단이 예사롭지 않아 등정 도전! 병풍바위에서 바라본 낙조대 낙조대~천마봉에서 바라본 마애불과 내원궁 쪽 천마봉에서 바라본 도솔암(오른쪽 중간) 쪽
산행은 4개 코스를 개설하고 있는데 시간의 제약으로 그 중 1코스인 '일주문~도솔암~~낙조대~천마봉~일주문'의 원점회귀를 선택했고, 2시간 31분이 소요되었다. 여유를 갖는다면 '일주문~선운사~마이재~수리봉~낙조대~천마봉~선운사~일주문'의 2코스(6.1km, 약 5시간)도 좋을 것 같았다.
선운산 등산 안내도 - 선운산도립공원홈페이지에서 모셔옴
우리 나라 최대 꽃무릇 군락지로 알려진 선운사. 일명 '석산화(石蒜花)'라고도 불리는 이 꽃은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꽃이 진 후에야 잎이 돋아나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는 듯하다.'해서 상사화(相思花)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잎이 지고 난 후에 꽃이 피는 상사화(相思花)'와는 다르다. 꽃무릇이 피어나는 9월 경의 모습은 어떠할까? 언제 다시 기회가 닿는다면 꽃무릇 개화에 맞춰 또 한번 찾아가고 싶다.
생태공원 - 단풍 절정기엔 더욱 아름다울 것 같다. 선운사 홈피(http://www.seonunsa.org/)에서 모셔옴
고창군에서 개설한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길' 4개 코스 중 4코스(보은길 19.83km)가 '선운사 관광안내소→도솔쉼터→소리재'와 연계되어서 그런지 주말을 맞아 선운사를 찾은 사람들은 상상 외로 많았다. 그네들을 보면서 '살아감의 여유와 성찰(省察)의 도보 여행'을 연계시켜 보았다. 머잖아 대한민국 100대 명산 산행이 모두 끝나면 '찾아가고 싶은 명품 녹색길 33'을 걸어보려고 한다.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길' 안내 리본
선운사 주차장을 나선 차량은 길도우미(내비게이션) 없이 장성의 백양사를 향해 달려나갔다.
--------
☞ 선운산가(禪雲山歌) : 백제 부전 가요. ‘고려사’에 전해오는 이 노래는 ‘백제 때에 장사(長沙) 사람이 정역(征役 : 일정한 나이 이상에 이른 남녀가 서울에 가서 일에 복역하는 것)에 나갔는데 기한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므로, 그의 아내가 남편을 사모한 나머지, 선운산에 올라 바라보며 이 노래를 불렀다(長沙人 征役 過期不室 登禪雲山 望而歌之).’고 한다.
☞ 선운산 문화 자원 : 보물 5, 천연기념물 3, 전라북도유형문화재 8, 전라북도문화재자료 3 등 총 19점이 있다.
--------------
☞ 선운산 산행 주요 여정 - 제주 성산항(12:10)~장흥 노력항(14:45)~광주(17:00)~고창(17:55) 1박 - 선운산 : 선운산 주차장(07:55)~일주문(08:15)~선운사(08:19)~도솔쉼터(08:35)~진흥굴/장사송(09:01)~도솔암(09:10)~마애불(09:10)~내원궁(09:16~마애불(09:20)~용문굴(09:27)~낙조대(09:37)~배맨바위(09:44)~낙조대(09:50)~천마봉(09:52)~도솔쉼터(10:33)~일주문(10:46) (2013. 10. 19.)
|
|
|
첫댓글 얼마나 고즈넉하고, 아름다웠으면
예부터 많은 이들이 선운산(선운사)을 노래하였을까를 생각해봅니다. 가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