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도를 가르킨다는 영하의 날씨지만
영하 22도의 정점을 경험한 우리는 이제 강추에 익숙해진듯
출근길 선남선녀의 옷차림은 초겨울 옷차림새와 비슷하다.
구름 한 점없는 금요일의 날씨를 만끽하려는 어르신들의 등산복 행군도
8시 출근길 연신내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겨울풍경이다.
입춘대길을 기다리며 발빠르게 봄을 예찬하는 옷가게의 쇼윈도는
화려한 봄 옷의 설레임과 함께 젠더마네킹은 아가씨들을 유혹하고 있다.
계사년을 맞이하며
경제사업에 대한 경영수익 창출을 통해 새로운 고용을 확대하고
농업인의 소득보전과 농촌농협과의 상생을 강조하기 위한
다양한 비젼을 제시하고자 조합장님의 영업점별 시무가 이틀째 이어졌다.
많은 신용점포를 제외하고 유통영업장을 우선하여 시무하는 까닭에는
도시농협의 역할과 사명이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하고 값진 전환기이며,
기후변화에 기인한 예측불허 농축수산물의 수급상황이 점차 무기화되어가는
국제사회의 보호무역 기치아래에서 미래 생명산업을 수호하고 발전시켜야 할
'농협의 가치'를 새롭게 일깨워주기 위함이었다.
어느 회사, 어느 개인 두말할나위 없이
성장과 경쟁, 보람이라는 희비곡선 속에서 계사년의 일상은 직원 개개인의
목표그래프와 함께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주말에 있는 승진고시 응시직원을 한 끼 점심으로 격려하고
설 전 구청 직거래장터의 차질없는 준비을 위하여 팀 회의를 주관하였다.
지속된 한파로 수급조절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최소한의 일부 농산물까지
팔도 산지를 뒤져서라도 계사년을 열며 개장하는 첫 직거래장터의
'가치'를 되새기자 몸짓으로 피력한다.
구매팀은 회의종료와 더불어 이제 산지 곳곳으로 흩어질 것이다.
사명과 역할은 '실천'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위로하고 팀원 각자의
등을 쓸어 준다. 모두들 연초의 각오와 품은 희망에 힘이 가득차 있었다.
설 선물세트를 판매하기 위한 판촉활동 3일째!
강동구를 방문하였다.
낯설은 지역이지만 온라인몰이 반지배하는 IT시대 유통환경을 고려할 때
강동구는 은평구의 맞은 편이 아닌 옆 동네였다.
7시!
산지로부터 바다상품들이 속속 입고 된다.
바다속도 차가운 날씨영향으로 전년대비 생산량이 급감하여 직거래를 지향함에도
공급가격은 전년의 구매가격에 2할, 3할을 얹어 놓아야 한다.
그리하여도 산지경매를 통한 직거래가 얇아진 지갑을 야속해하는
소비자 고객을 위한 판매자의 최선의 노력일지라..,
그렇게 금요일의 하루 또한 촌음이 충돌하며 9시를 넘어간다.
9시에 만나자던 수출 바이어는 강남대로에서 지체하여 이제 마포대교란다.
덕분에 빵집 의자에 기대어 따뜻한 우유 한잔과 곰보빵을 씹으며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장 선물을 주었다.
진열대에 가득차 있는 고소한 빵들의 재료가 '쌀이었음' 농돌이의 푸념을
함께 씹으며 잠시 눈을 감는다.
...,
깜박 잠이 들었나 보다.
20분이 넘어 나타난 바이어가 좌석에 앉은 체 나를 응시한다.
'스미마셍'을 쏟아내는 바이어를 되려 달랜 오늘은 3차 미팅.
상품에 대한 그들의 끈질긴 확인절차와 계약에 관계된 정확한 형식들이
더러는 짜증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계약성사를 위하여 서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얻어질 보람 또한
크고 값질 것을 확신한다.
몰려오는 피곤을 안고 귀가하는 길. 늦은 시간인데도 금요일이라 꽉 막힌 강변도로가
오늘따라 무겁고 지루하구나.
때르릉~
친구의 다급한 목소리가 귓가에 고성으로 메아리친다.
"10여일전 친구가 디스크수술로 입원했다는데 다들 몰랐네..,
평소 대모격인 친구의 안부를 위하여 한걸음에 의정부로 달렸다.
11시가 되어 도착한 병원이지만
안타까움 속에서도 반가이 맞아주는 친구가 얼마나 고마운지..,
새까맣게 모르고 넘길뻔한 친구의 아픔이 네 아픔인양 서러웠다.
한파가 지나가고 밝게 빛나는 의정부의 하늘은 희미한 별빛이
밤나그네들의 동무가 된다.
함께 문병한 벗의 식사 배려에 주린 배가 안정을 찾는다.
간밤의 어지러운 꿈을 해몽하자니 Y의 신상에도 문제가 생긴듯..,
오늘은 소중한 사람들이 병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저, 모든 것이 제자리 소박하게나마 평온을 찾아가길..,
희미한 하늘에 울려퍼지는 소원의 목소리가 애써 서글픈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