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역사를 품고 있는 그 옛날 초가삼간,
세월 따라 변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와 집은 가꾸면서 살아야 한다고 합디다

정토원의 그 옛날 초가삼간 이야기
이 집은 30여년 전에 지었는데 삼간으로 부엌 하나 방 하나인
한국의 전형적인 초가삼간이었습니다.
오룡골 입구 석계공원묘지 부근에서 큰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분이
30세 무렵에 지어서 살았는데 지금은 꽤 잘 사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본래의 주인이 집을 비워둘 무렵에 지금 범어사 주지스님으로 계시고
사형이신 정여스님이 좋은 곳이라 생각하고 빌려서 머물다가
아예 구입하여 2년 동안 정진하였습니다.
그후 오룡골 골짜기가 너무 좋아 주위의 싼 땅을 구하게 된 것이
오늘의 정토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정여스님 이후에는 지금 통도사 산내의 큰 절을 맡고 있는
스님이 머물러 정진을 했고,
그 뒤에는 충청도댁이 살았는데 그 무렵 지붕도 스레트로 바뀌었습니다.
나는 그때부터 오고갔습니다.
충청도댁은 아들이 네 명인가 되는데 그들이 꼬마일 때부터 알았고,
가끔씩 은사스님 심부름을 가면 고구마를 삶아 주어
함께 먹은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작년 늦봄 무렵에 연못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한 스님이 찾아와 몇 마디 건넌 후 돌아가다가 다시 와서
"혹시 정목스님 아니신가요?" 하였습니다.
알게 된 인연을 묻자, 충청도댁 막내 아들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바로 위 형도 출가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 후 형도 몇 번 찾아와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참으로 묘한 일이지요.
충청도댁이 살다가 나간 뒤에는
비구니 스님이 몇 년 머무르면서 정진했습니다.
그리고 15년 전 쯤에는 한 때 현대풍수학으로 이름을 날린
장선생이 3년 정도 살았습니다. 장선생의 인연도 묘합니다.
그가 범어사에 취재하러 왔다가 자료를 구하기 위해
나를 찾아왔습니다. 무슨 자료인가 하면,
범어사가 자리한 금정산의 중심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를 찾을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내가 머무는 암자는 그 옛날 경허선가 2년 가량
가끔씩 머물렀는데 그 머문 전각이 북극전(北極殿)이었습니다.
북극성은 하늘세계 수많은 별들의 중심이니
아마 금정산의 중심되는 자리에 상징적으로 전각을 짓고
북극전이라 하였을 것입니다. 북극전에는 칠성을 모셨는데
북두칠성의 별들은 북극성을 축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신앙과 자연의 섭리를 모두 보여주는 특별한 전각,
그 북극전은 지금은 사라졌으니 조금은 아쉽습니다.
장선생은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 견해대로 조사한 결과,
그 자리가 금정산의 중심이 맞다고 감탄하며 서로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함께 오룡골에 왔는데 저 집에서 살고 싶다고 해서,
허락한 후에는 이곳에서 신혼살림 꾸리고 옥동자도 낳았습니다.
장선생이 나간 뒤에는 내가 이곳에 온 지 일년 넘게까지 머물렀던
배거사님이 살았습니다.
그도 지금은 오룡골 저만치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그 옛날 초가삼간의 역사를 돌이켜 보니
스님이든지 재가자이든지 복된 삶의 바탕을 만들어 주는 집이었습니다.
초가삼간은 그동안 여러 번의 수리와 개조로 모습이 많이 변했습니다.
세월의 무게를 못이겨 비도 새고 낡아졌으나 돌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장마도 온다고 하니 고민하다가 수리할 마음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사형님을 만나 이야기했더니 저의 뜻과 통하게 되고
도움을 받아 예상했던 것보다 훌륭하게 수리하고 있습니다.
이제 멀리서 오신 염불인이 하룻밤 지내는데 만족할 수 있다면
염불 뿐 아니라 옛 사람들의 가난과 오늘의 삶을 번갈아 생각하며
신선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도 한 때는 집도 절도 없는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이런 초막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없이 한 탓에
정이 많이 가는 집이라서 정성들여 수리하고 있습니다.
나는 출가 이후 정착하지 못하고 돌아다니며 공부하다가
무슨 복인지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편안하게 정진하고 있습니다.
출가생활을 잘못하면 속가에 죄짓고 승가에 죄지으니
양가득죄 한다고 하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하면, 이미 불효했으니 한 가지 죄는 지어버린 것이고,
이제는 승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스님이 되도록 하렵니다.
시주의 은혜가 수미산처럼 무거우니 자신의 능력껏 일합니다.
세상에 태어나 불법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으니
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불상을 조각하고
비바람을 피할 수 있게 했으니 스스로 만족하고 기뻐합니다.
그것도 두 번째나, 모두 염불인 여러분의 은혜입니다.
공부할 복이 모자라 스승을 만나지 못해 고뇌하다가
마침내 원효성사를 뵙고 환희하였으니
남은 생은 조사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원효 사상을 전하는데 전념할 것입니다.
좋은 환경을 물려주신 은사스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이 땅이 염불인의 희망, 복된 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염불도량 정토원으로 허락해 주신 사형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초발심으로 정진하며 힘을 얻고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있는
그 옛날의 초가삼간을 잘 수리하여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아름다운 역사를 품고 있는 그 옛날 초가삼간,
살다가 간 사람 모두가 열심히 살고, 발심으로 정진했습니다.
나는 그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으면서도 풍족한 생활입니다.
그들의 소중한 인연의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들은 지금의 나를 존재하게 한 씨앗이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2008년 6월 21일
정토원 정목 근서
첫댓글 _()()()_
소박한 파아란 지붕이 정겹습니다_()()()_
스님 ! 때묻은 저 는 부끄럽기 가 말 할 수 없습니다. ..... 간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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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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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정목불 공경 공양 존중 찬탄 예배 하옵니다
감사합니다 지심귀명 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