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도덕경 제25장 마지막 문장에는 "사람(人)은 땅(地)을 따르고, 땅은 하늘(天)을 따르고,
하늘은 도(道)를 따르고, 도는 자연(自然)을 따른다" 고 하였다.
자연이라는 종교의 경전이라 말하지 않아도 그저 감탄하고 감동만 할 수 있어도 나에게는
큰 개안이라 아니 할 수 없을 것 같다.
멀리서 홋소산이 그 뒤로 하얀수증기를 품어대면서 날 오라 유혹한다.
오후에 아소산과 타카치호 협곡 관람이 계획되어 있어 바로 온길로 하산하여 점심식사를
마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것에 대한 궁금증은 일행들을 먼저 내려 보내고
발길을 홋소산 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박도식 회장님과 24회 박동호 선배의 부부가 함께 따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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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소산(星生山) 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름대로라면 별이 태어난 산이라야 하는데 그러나 산은 별대신 유황가스를 가득품고
능선너머 아래에서 부터 달걀썩는 듯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별은 보이지 않았지만 별이 태어난 자리 만큼이나 신비하기 그지없었다.
빠른걸음으로 내려서서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과 함께 하고 나서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점심시간이 많이 늦어져 다들 배고파 한다.
일본음식들이 입맛에 맞지 않아 매식사시간마다 흡족한 식사를 하지 못하였는데
배가 고프니 접시바닥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핥듯이 드러낸다.
오늘 아침까지도 음식이 맞지 않아 먹은 것 모두를 아래로 반납하고 아랫배를 쥐어짜면서
끙끙거리던 아내도 배가 많이 고팠던 모양이다. 아내의 접시들도 모두가 비어 있었다.
이제는 아소산이다.
아소산으로 이동하는 중에 가이드가 열심히 아소산과 타카치호 계곡에 대해서 설명한다.
‘일본의 고향’이라 불리는 큐슈에서도 남쪽에 자리한 미야자키와 구마모토, 가고시마현은 일본 건국신화의 무대다. 특히, 세계 최대의 칼데라로 불리는 아소산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이다. 이 화산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타카치호 협곡이 일본인들이 태양신으로 숭배하는 ‘아마테라수’가 하늘에서 강림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아소화산 주차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3분정도 오르니 황량한 분화구에 오르자 유황가스가 진동한다. 둘레 4㎞, 지름 1㎞, 깊이 100m의 분화구 속에서는 수증기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른다. 아소화산은 운이 따라줘야 볼 수 있다고 한다.아소화산에는 크고 작은 봉우리가 여러 게 있는데,
이 가운데 중앙에 있는 나가다케(1300m)에서만 유황가스가 솟고 분화구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나가다케는 그날 분출되는 가스의 양과 바람의 방향에 따라 개방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바람이 남쪽 전망대로 불면 정상을 통제한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분화구를 들여다볼 수 있는 확률은 60∼70%다. 특히, 바람의 방향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통제와 개방을 반복한다고 한다.오늘 우리는 복이 많은 것 같다.
하늘에서 강림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타카치호는 ‘천상세계’를 뜻한다. 이 계곡은 아소산이 폭발할 때 분화구에서 흘러내린 용암으로 형성된 주상절리 협곡이다.
깊이 100m의 깎아지른 협곡이 이어진다. 타카치호 협곡으로 들어가는 길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8자 모양으로 돌아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까마득한 하늘 위에는 협곡을 건너는 찻길이 구름다리처럼 떠있었다. 이 협곡의 하류에는 아주 은밀한 곳에 마나이폭포가 있다. 이곳은 협곡의 폭이 채 10m를 넘지 않는다. 원시림과 협곡, 은밀한 폭포가 어우러져 만든 신비감이 일본의 건국신화가 이곳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