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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수카페] 자연산야초와 발효효소를 배우는 사람들(효사모) 원문보기 글쓴이: 여유로운삶
癌박사 추천 ‘암치료에 좋은 음식’
“전립선암 예방하고 싶다면 토마토를 즐겨 먹어라”
李相旭
⊙ 48세. 연세대 의대 졸업. 연세대 대학원 의학박사.
⊙ 서울아산병원 실험동물실 연구부장.
⊙ 대한방사선종양학회 최우수 논문상,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학술상 수상.
방울토마토를 통째 반숙해 넣은 스파게티. 토마토는 리코펜 함량이 높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전립선암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드문 남성 종양이었다.
그런데 이후 환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해 지금은 남성 암 중 발병률 5위를 차지하는 흔한 질환이 되었다.
전립선암은 현재 전체 암 환자의 7%를 차지하며, 매년 12%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짧은 기간 전립선암 환자가 이처럼 급증한 요인은 뭘까.
종양학자들은 이미 20년 전부터 국내 전립선암 환자가 급증하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측해 왔다.
한국의 생활문화가 경제성장 속도에 맞춰 빠르게 서구화해 온 까닭이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의 발생률은 서구화 정도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선진국에 살면서 육식(肉食) 위주의 식생활을 하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전립선암 발병률이 월등히 높다.
유전적으로 서양인과 다른 동양인도 미국으로 이주한 집단에서는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
우리보다 서구화가 먼저 진행된 일본에서도 20년 전 전립선암 발생률이 현저히 증가했다.
전립선암 예방은 30~40대 때부터
암은 유전자의 변형으로 종양유전자의 발현이 조절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불과 20년 만에 전립선암이 많이 발생하도록 우리나라 남성의 유전자가 변형을 일으킨 것은 아니다.
요즘에는 유전자에 대한 조사(염기서열 분석)를 간편하게 할 수 있고 조사해 보면 쉽게 밝혀낼 수 있다.
한국의 식문화가 서구화했다고 해서 한국인의 유전자까지 서구화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전립선암 발생을 증가시킨 원인은 다른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 변수는 환경의 변화, 특히 달라진 식생활 문화에 있다.
서구화한 식습관 등 환경의 변화가 암 유전자 조절 기능의 상실을 유발하여 전립선암의 발생을 증가시킨 것이다.
특히 50대부터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높아지므로 전립선암에 대한 준비는 30대나 40대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자들의 경우 30~40대부터는 암은 물론 전반적인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남자들의 생물학적 노후(老朽)를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여자들의 경우 유방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해 이미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 바 있다.
요즘은 젊은 유방암 환자 비율이 늘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남자들은 이런 보건학적 변화들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전립선암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전립선암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을까. 어쩌면 그 해답은 생각보다 훨씬 간단할 수 있다.
우리의 시간을 20년 전으로 되돌려 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니 구체적 실천 방안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우리의 생활습관 중 지난 20년 동안 바뀐 부분을 수정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우선 많은 깨달음과 실천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PSA(전립선암 특이 종양표지인자)를 시행하여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먹어서 생기는 일종의 부자병
토마토 등의 야채와 생과일주스를 자주 마시면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전립선암 환자는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이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아는 의사도 많고 성격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필자의 지인도 전립선 수술을 받았는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은퇴하기 전까지는 사회적으로 꽤 높은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필자가 대하기가 쉽지 않은 사람이었다.
이 지인은 70세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당시 수술적인 방법과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태였는데,
어느 날 필자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그가 굳이 필자에게 상담 요청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아들과 딸이 모두 의사인 까닭이었다.
그런데 그와 두 시간 가까이 면담을 하면서 의문점이 하나 생겼다.
의사에게 들을 수 있는 의학적 지식이나 정보를 모조리 파악하고 있으면서
굳이 필자에게 면담을 요청한 까닭이 뭔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이 의문점은 면담 중에 풀렸다.
결국 그가 궁금해한 것은 전립선암으로 인한 성(性) 기능 손상 여부였다.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성 기능을 유지하는 데 수술보다 유리한가를 물어보고 싶은 것이었다.
의학적으로 긴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수술적인 방법이건 방사선 치료건
과거에 비해 성 기능 장애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다만 방사선 치료의 경우 여러 부작용 중 하나로
아주 미미하지만 성 기능 장애가 올 수도 있다.
속 시원한 대답을 들었는지 그 이후 필자는 소소한 질문에 답하는 그의 주치의가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수술 후 병리 결과를 종합해 보니 그는 종양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고(高)위험군이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1년여를 보냈다. 그러던 중 그는 PSA 혈중 수치가 증가해 재발 진단을 받았고, 4년이 된 시점에는
골 전이도 발견되었다.
이런 일련의 상황만 놓고 본다면 매우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나이는 76세이고 평균적으로
살 수 있는 기간을 예측해 보면 같은 나이의 남자 평균수명보다 1~2년 정도 짧거나 같은 것으로 나왔다.
보통 전립선암이 발병했을 때 종양의 성격이 매우 나쁜 경우 의사들은 ‘aggressive(공격적인)’라는 용어를 쓰는데,
그가 바로 그런 상태였다. 그 결과가 재발과 전이로 나타난 것이다.
그런 그가 지금은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지내고 있다.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았지만 골 전이 양상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고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즉 빠른 속도로 자라고 퍼지던 종양의 성격이 비교적 온순한 형태로 변한 것이다.
그에게 그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물어보니 육식 위주의 식생활을 피하고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아주 특별한 노하우 하나를 더 공개했다. 토마토가 들어간 음식을 자주 먹고 토마토를 농축한 퓨레도
꾸준히 먹는다는 것이었다.
토마토의 리코펜이 전립선암 발생 줄여
이미 많이들 알고 있겠지만 토마토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이다.
타임》지 선정 세계 10대 건강식품은 토마토 외에 시금치, 적포도주, 견과류, 브로콜리, 귀리, 연어, 마늘, 녹차, 머루 등이다.
각종 건강식품 리스트에서 빠지는 경우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채소가 토마토다.
우리말로 ‘일년감’이라 불리는데, 아마 생김새가 감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토마토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로 알려져 있다. 16세기 멕시코로 전파된 토마토가 이탈리아에서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700년대 초반부터라고 한다. 요즘에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지중해 지역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요리 재료로 쓰이고 있다.
하버드의대의 에드워드 지오바누치(Edward Giovannucci) 등이 1995년 《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
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일주일에 10회 이상 토마토로 만든 음식을 먹은 사람은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65% 감소하고
진행된 병기는 45%로 감소한다. 《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는 종양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회지
중 하나로 이 저널에 실린 논문은 매우 신뢰성이 높고 영향력이 크다.
이 논문에 따르면 전립선암의 발생을 줄이는 주된 역할은 리코펜(lycopene)이 한다.
리코펜은 카로티노이드의 한 종류로, 베타카로틴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지는 않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붉게 잘 익은 토마토일수록 리코펜 함량이 높으며 수박, 망고 등에도 많이 함유돼 있다.
리코펜의 항산화 활성은 베타카로틴의 2배 정도로 높다. 지용성(脂溶性)인 리코펜의 흡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살짝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물론 소스나 주스, 채소 수프 등 다양하게 조리해 섭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음식을 조리할 때 토마토를 쓰면 장점이 하나 더 있다. 토마토는 짠맛이 난다.
그래서 토마토를 요리 재료로 쓰면 요리에 들어가는 소금의 양을 줄일 수 있어 건강에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커피 대신 생과일주스를 마시자”
서양인과 동양인 간에는 전립선암의 양상도 차이가 있다.
동양인의 경우 전립선암이 발생하더라도 진행이 매우 느린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원인으로 제일
먼저 예상해 볼 수 있는 것은 서양과 다른 식문화다.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에 반응을 잘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암 세포가 자라는 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암세포가 성장하거나 억제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전립선암의 발생을 리코펜이 줄여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남자들은 토마토를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집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커피 대신 당근이나 토마토가 들어간 야채주스나 생과일주스를 시켜 먹는 습관을 갖는다면
전립선암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토마토를 직접 먹지 않더라도 토마토가 들어간 요리를 먹으면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癌박사 추천 ‘암치료에 좋은 음식’ 3
“항암치료 중 흰쌀, 밀가루, 설탕은 피하라”
항암치료 중에는 현미밥을 먹는 것이 좋다.
도정을 많이 한 쌀밥은 우리 몸 안에서 빠른 시간에 단당류로 분해돼 혈당수치를 높인다.
암환자나 보호자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흔히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피해야 할 음식이나 건강보조식품이 있는가”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스스로 만족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답답하다. 이럴 땐 먹어야 할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을
일목요연하게 짚어 주는 한의사들이 부럽기도 하다.
보통 “피해야 할 음식이나 건강보조식품이 있는가”라고 묻는 환자의 유형은 두 가지다.
한방병원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 습관처럼 ‘약(藥)이 되는 음식과 독(毒)이 되는 음식’을 따지는 경우와 암 발병 원인이
나쁜 음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자책감에 식습관을 바꾸려는 경우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암이 발병했을 개연성이 있다 할지라도 그 부분에 대해 자책할 필요는 없다. 암 발병 원인을
알게 된 것은 물론 우리 사회가 배고픔과 영양결핍에서 벗어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몽 주스 복용 주의
자몽 주스는 항암제의 혈액 내 흡수를 증가시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방사선치료 전문의들은 방사선치료 중 특별히 피해야 할 음식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환자들이 ‘방사선치료 중
피해야 할 음식이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것은 방사선이 항암효과를 내는 이론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먹는 음식물 속 특정성분이 방사선의 효과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 성분이 다량으로 존재하지 않는 데다 방사선량이 월등히 높아 방사선 효과를 감소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항암제도 비슷하다. 다만 예외적으로 자몽 주스를 복용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
자몽의 활성성분인 프라노쿠마린(furanocoumarin)이 약효를 반감시키는 효소를 억제하기 때문에
약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라파마이신(항암제의 일종) 복용 직후 자몽 주스 1잔(227g)을 마시면 혈액 내 흡수가 3~5배 증가한다.
따라서 자몽 주스는 약의 혈액 내 흡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사가 처방한 것보다 실제로는 많은 양의 약을 처방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자몽 주스를 먹게 하는 대신 항암제 투여량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암환자들이 정말 아무 음식이나 먹어도 상관없을까. 필자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암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식이요법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3년 전 암환자들이 모여 있는 강원도 어느 시설을 일주일에 한 번씩 1년 넘게 방문한 적이 있다.
그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시간을 통해 깨달은 것은 암과 싸우느라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환자들에게 의사로서 명확한 입장과 해결책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야 환자들이 치유의 희망을 갖고 좀 더 안정된 투병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고민과 공부를 통해 항암치료 중 피해야 할 음식을 필자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다.
포도당 섭취 줄여야
우선 방사선치료나 항암제 투여 중에는 항산화 작용이 강한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항산화 물질이 방사선치료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선치료의 원리는 방사선이 혈중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을 대량 발생시켜 암세포의 유전자에 손상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활성산소종은 항산화제란 물질에 의해 소멸될 수 있다. 즉 음식이나 보조식품 속에 항산화 작용을 하는 물질이
다량 함유되었다면 이론적으로는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필자가 운영하는 연구실에서 쥐의 뒷다리에 종양을 이식하고 방사선을 조사(照射)했다.
그런 다음 쥐를 두 개 군(群)으로 분류해 한쪽 군에 다량의 항산화제를 투여했다.
그 결과 방사선의 항암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음식에는 쥐 실험에 사용한 것과 같은 다량의 항산화제가 들어있지 않다.
또한 음식 속 항산화제는 효과가 크지 않아 실제 환자에서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감소시킨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더라도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니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항암제는 방사선치료 원리와 유사하게 활성산소종을 통해 암세포를 죽인다.
그러므로 방사선치료나 항암제 투여 중에는 항산화 물질이 함유된 식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은 에너지원으로 평소보다 탄수화물의 비율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포도당을 섭취하는 기능이 항진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암세포에서는 정상세포와 달리 세포 수를 늘리기 위한 세포 분열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 과정에 많은 활성산소종이 발생하는데, 이렇듯 과잉 생성된 활성산소종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정상세포가 손상돼 죽게 된다.
따라서 다량으로 흡수한 포도당을 분해하는 과정에 피루브산(pyruvic acid)이 생성되는데 피루브산은 활성산소종을\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 이론은 복잡해 보이지만 실천은 간단하다. 포도당의 공급원을 줄이면 된다.
흰쌀, 밀가루, 백설탕은 毒
사찰음식인 우엉들깨탕. 암환자들은 고단백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고기가 싫을 경우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효과적이다.
포도당 공급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도정을 많이 한 흰쌀밥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필자 역시 이런 사실을 알게 되고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필자의 어머니는 흰쌀에 찹쌀을 약간 섞어
차지면서도 기름기가 잘잘 흐르는 밥을 지었다. 이렇게 지은 밥은 냄새도 구수하고 맛도 좋다.
누이들은 흰쌀밥만 먹는 필자의 식습관을 걱정하며 현미밥을 권장했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갓 지어 기름기 도는 쌀밥은 고추장에 비벼 먹어도 맛있었기 때문이다.
고기 많이 넣고 진하게 끓인 미역국에 말아 먹어도 맛이 얼마나 좋았던지.
그런데 건강을 위해 이렇게 맛있는 흰쌀밥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부족한 영양소는
다른 먹을거리를 통해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흰쌀은 영양소가 있는 껍질 부분을 다 깎아 내기 때문에
영양분이 부족하다. 도정을 많이 한 밀가루도 마찬가지다.
영양분이 적다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흰쌀밥을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도정을 많이 한 쌀이나 밀가루는 우리 몸 안에서 아주 빠른 시간 내에 단당류로 분해되어 혈당수치를 상승시킨다.
혈당이 급속히 올라가는 것과 암은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다. 혈당이 상승하면 피 속의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인슐린이 필요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IGF(insulin-like growth factor)가 혈중에서 상승하게 된다.
다소 복잡해 보이는 이 과정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IGF가 인슐린을 나오게 하고 인슐린은 혈당을 떨어뜨린다.
IGF가 인슐린 분비만 촉진시키면 별문제는 없다. 그런데 IGF는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변화시키거나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급격히 혈당을 상승시키는 음식은 해롭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대표적인 음식이 흰쌀과 밀가루, 그리고 백설탕이다. 암환자들은 이 세 가지를 피하는 것이 좋다.
생선기름과 들기름은 藥(약)
암환자는 양질의 지방도 섭취해야 한다.
고등어나 꽁치 같은 등 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가 풍부해 먹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방사선치료 중에는 쌀밥보다 잡곡밥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현미, 보리, 콩, 팥, 조, 수수, 기장, 옥수수 등
철 따라 취향 따라 질리지 않게 적절히 먹는 것이 좋다. 곡물은 좀 거칠더라도 껍질까지 먹을 것을 권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 발아가 진행된 것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곡물이 싹을 틔우는 과정에 생성되는
아밀라아제가 당을 분해한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 아미노산, 효소 등 여러 가지 유효성분을 합성해 건강에 이롭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일 경우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적절한데, 식물성 단백질인 두부 같은 음식이 좋다고 생각한다.
소화흡수도 잘되고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방사선치료나 항암제 투여 후 구내염이나 인후염이 발생한 경우 고기를
삼키기가 편치 않을 수 있다. 이때는 두부같이 소프트한 음식이 먹기 편하다.
지방 역시 어느 정도 섭취하는 것이 건강유지에 필수적이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을 섭취하면 프로스타글란딘E2의 작용을 방해하여 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오메가-3 지방산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대부분 생선 기름 속에 많이 함유돼 있다. 연어, 고등어, 전갱이, 멸치, 대구 같은 생선을 먹으면
자연히 양질의 단백질과 오메가-3까지 섭취하게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생선을 싫어하거나 식물성 기름에서 오메가-3를 섭취하고 싶다면 들기름을 먹는 것이 좋다.
신선도가 높은 들기름일수록 향도 좋아 필자는 개인적으로 참기름보다 들기름이 들어간 음식을 선호한다.
필자가 벌써 15년 가까이 단골로 다니는 막국수 집이 있다.
그동안 많은 지인들을 이 집에 데려갔는데 하나같이 막국수 맛에 감복했다.
이 집 막국수 맛의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신선한 들기름이다.
식욕이 없고 음식 먹기가 불편한 암환자들에게는 들깨우엉탕도 참 좋은 영양식이다.
특히 고깃국을 싫어하는 환자에게 들깨우엉탕은 맛이나 영양 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음식이다.
구수하면서 허전한 속을 든든히 채울 수 있어 좋다. 그 외에 미역국이나 고깃국에도 취향에 따라 신선한
들깨가루를 넣어 먹으면 좋을 것이다.
월간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