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던 7월 10일 강남역 근처 토즈3층 건물에서 이색적인 세미나가 열렸다.
"테니스는 과학이다"라는 플랜카드가 걸린 강의실에는 목포, 광주, 강릉, 청도, 공주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테니스 마니아 35명이 입시생처럼 반짝이는 눈빛으로 앉아 장장 4시간에 걸친 강의에 집중했다.
18세의 고등학생부터 구력 30년인 5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휴일을 반납하고 세미나 장을 찾은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가 있었다.
첫째, 어디 물어도 확실한 답을 들을 수 없었던 각자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최적의 스트링 텐션에 대한 의문의 갈증을 해소하고 싶고 둘째, 테니스에 대한 분석기술과 장비변화의 신기술을 이용하여 데이터화된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한 현대 테니스의 진수를 알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이날 세미나를 연 주인공은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조코비치나 엔디로딕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선수들의 스트링 수리를 맡았던 구명용 스트링거다.
▲ 구명용 스트링거
19년 동안 동호인 지도자 생활을 했고 매년 열리는 한솔오픈이나 삼성챌린저 등 국제대회에서 공식 스트링거로 활동해 온 구명용 스트링거는 "어떤 선수든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춰야만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 전쟁터 나가는데 맞지 않는 총알을 사용하면 적중률이 떨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 듯 국제대회에서 각 나라 선수들이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스트링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 미리 승패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며 이미 선진국에서는 널리 알려진 스트링의 중요성을 아직까지도 우리 테니스계에서는 실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세미나 강의는 최단시간 실력 향상을 위해 꼭 알아야 기초적인 내용이었다.
라켓과 스트링의 선택방법과 포핸드 그립 7가지 종류를 분석해서 각 개인의 그립과 몸무게, 스윙스타일에 따라 정확한 분석 처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설명 하였다. 또 라켓 스트링이 끊어졌을 때 어떻게 스트링을 잘라야 라켓에 가장 손상을 적게 줄 수 있는지를 직접 참가자들이 해 보도록 하며 중간 중간 릭 메이시의 코칭 DVD에 나오는 스텝이나 코칭의 방법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강의를 듣는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테니스코리아 책을 통해 구명용 스트링거를 알게 되었다는 청도에서 온 김상기 씨는 "테니스 구력 30년 동안 어디에 질문을 해도 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가 없던 부분이 내가 쓰고 있는 라켓과 스트링 그리고 텐션의 밸런스가 나의 스타일에 맞는 것인지였다. 왜 이유 없이 똑같은 라켓으로 스윙을 해도 어느 날은 펜스까지 공이 날아가 심하게 아웃이 되는지 원인이 궁금했었는데 이제야 속 시원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세미나 강의료 2만 5천원에 KTX왕복 교통비 포함 15만원의 경비가 들었어도 전혀 돈이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아들 둘을 데리고 참석한 김한구 씨는 "나는 중학교 때까지 테니스 선수생활을 했다. 큰 아들 지민이가 8월에 코넬대학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테니스를 배우겠다고 하여 구명용 프로에게 두 달 전부터 코칭을 받기 시작했다. 하루 한 시간씩 17번을 받았는데 4년 정도 레슨 받은 효과가 있는 듯 하다. 과학과 접목된 현대테니스의 티칭이 머리에 잘 이해가 가도록 해 원래 운동소 질이 없는 아들이 지금은 나보다 더 훨씬 많은 내용을 알아 깜짝 놀랐다"며 단순한 샷만 지도하는 것이 아닌 현대 테니스에 필요한 스텝과 체력훈련의 필요성까지 깨우쳐 줘 고맙기 이를 데 없음을 전했다.
12년 구력의 도시철도공사에서 운동하는 홍우진씨는 "그 동안 주변에 스트링에 관한 궁금증을 질문하면 정신나간 사람 취급을 받았다. 볼을 잘 치려면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조금 더 몸을 빨리 움직이면 된다는 소리만 하여 직접 스트링 기계를 사서 수리를 하려고 했었는데 오늘 강의를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스트링 수리뿐만 아니라 과학과 접목된 현대 테니스에 대한 코칭까지 받고 싶어서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다"며 감동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세미나를 준비한 문경의 정경민씨는 “잘못된 장비 선택으로 팔이 아파 위험한 상태였다. 적절한 시기에 구명용 스트링거를 만나 라켓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해 주어 지금은 마음껏 스윙해도 팔에 무리가 안 와 장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테니스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구명용 프로의 콘텐츠는 혼자서만 알기에는 너무나 아까웠다. 그래서 최근 문을 연 구명용라켓스트링연구소의 네이버 카페( http://cafe.naver.com/stringmaxx.cafe)에 세미나 공모를 했더니 금방 정원 35명 찼다”며 앞으로 정기적인 세미나와 레슨 정모를 통해 과학적인 테니스 홍보에 도움을 줄 것임을 시사했다.
4시간에 걸친 강의에서 참가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막힘없는 답변을 해 오던 구명용 스트링거는 “단 몇 번의 스트로크를 함께 해 봄으로서 개개인에게 맞는 프레임, 스트링, 텐션, 그립, 스윙 메커니즘 등을 분석하여 과학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음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다. 어떤 선수든 95%의 높은 적중률을 뒷받침 하는 데는 그동안의 땀과 눈물로 얼룩진 고난의 길을 걷고 나서야 얻어진 성과물"이라고 했다.
▲ 구명용 스트링거는 라켓 무게와 스윙웨이트, 발란스를 측정하는 기계로 컴퓨터 텐션 테스트기와 함께 가져와 다양한 라켓을 직접 측정해 주었다
여기에서 잠시 그동안 테니스코리아에 소개된 구명용 스트링거의 이력을 살펴보면 상당히 독특한 부분이 많이 있어 옮겨본다.
구명용 스트링거는 영문과를 졸업하고 잘 나가는 직장을 접고 동호인 지도자로 활동, 19년 동안 15000시간 이상의 정확한 볼 피딩과 일 만 자루 이상 스트링 수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인 최초 미국 공식 스트링 협회(USRSA)에서 master racquet technian 자격증을 획득했다.
또한 스트링거 국제적인 인정 자격증인 certified stringer까지 획득하여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대한민국 테니스계에 스트링 전문가가 되어 돌아왔다.
한창 인기 상한가였던 풍족한 동호인 지도자의 길을 과감하게 다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 스트링에 대한 공부만 한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키워낸 미국의 닉 볼리티에리, 크리스 에버트 등 5대 아카데미를 견학하였고 에체베리 테니스 전문 트레이닝 센터에서 한국인 최초로 페더러 등 프로 선수들의 고속 동영상 분석 전문을 다각도를 공부하여 현재 (사)한국테니스지도자연합회(KPTA)는 물론이고 미국지도자 협회(USPTA)1급 자격증까지 소지하고 있다.
지금도 현대 테니스에 대한 공부는 계속되어 연 100만원이 넘는 금액의 연회비를 내고 미국의 유수 테니스 사이트에서 가장 최신의 현대 테니스의 자료들을 받아 계속 공부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안 참가자들은 더욱더 놀랐다.
분당위너스 클럽 소속 구력 15년의 조진용은 “테니스코리아를 정기구독하면서 구명용 스트링거를 알게 되었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구명용 스트링거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TV 프로그램 ‘나가수’에 나온 임재범과 같다. 임재범처럼 자기만의 눈물과 땀, 고독을 실어 테니스아티스트라는 자기만의 세상을 구축했다"며 자신의 라켓병과 스트링병 치료사를 만난 것은 엄청난 축복임을 전했다.
목포에서 올라와 강의를 들었던 임광현은 “구명용 스트링거는 ‘테니스 종합예술가’라기 보다는 각자에게 맞는 라켓을 선정하여 스트링과 텐션을 과학적인 장비와 과학적인 근거로 분석해 주니 구리로 금을 만드는 ‘연금술사’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릴 것 같다. 구명용 프로 때문에 꼭 서울로 직장을 잡아 오겠다는 목표 하나가 더 생기게 되었다"고 했다.
▲ 구명용 스트링거가 참가자에게 직접 끊어진 라켓의 스트링을 자르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정 가운데 부터 시작해서 시계방향으로 한 가닥씩 돌아가며 원을 그리듯 잘라주어야 프레임에 최소 충격을 준다고 한다.
그 외에도 세미나를 들은 후 참석자들이 전하는 소감은 끝없이 이어졌다. 테니스를 제대로 배우고 싶어 하는 초보자나 30년 구력을 가진 고수나 그곳 세미나 장에 모인 사람들의 공통분모는 현재보다 나은 테니스를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25년 구력에 전국대회 국화부 우승 수십 번의 경력을 가진 필자도 그 세미나 현장에서 받은 충격은 컸다. 테니스를 잘 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하며 타고난 동물적인 감각과 적당한 두뇌 플레이면 다 되는 것인 줄로 알았는데 그 외에 하나가 더 있었다. 그것은 날로 진화되어 가고 있는 ‘과학과 접목된 테니스’의 발견이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도구 선정에 최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수리한 일정한 텐션의 스트링은 매일 같은 조건에서 연습을 해 주어야만 뇌에서 기억을 잘 한다는 '소뇌이론'을 뒷받침 한다는 깨우침의 기회였다.
매일 매일 새로운 지식이 쏟아지고 있고, 그 지식의 수명주기 또한 점점 짧아지고 있는 현대는 아무리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도 3년만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은 무용지식(obsoledge : obsolete+knowledge)이 되는 시대가 되는 것임을 깨닫게 하는 현장이었음은 물론이다.
송선순 객원기자
▲ 테니스 선수였던 김한구씨 가족으로 미국으로 유학가는 김수민(맨 오른쪽)은 레슨은 물론 스트링 수리까지 직접 배우고 있다. 그 이유는 항상 같은 텐션으로 테니스를 쳐야 소뇌의 기억을 이용할 수 있다는것을 알고 미국에 가서는 직접 스트링을 수리해서 운동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 세미나를 열기위해 준비를 맡았던 부 매니저 정경민(오른쪽)씨와 정동철 목사
▲ 청도에서 올라온 김상기씨로 올해 나이52세인데 정확한 텐션을 맞춰 라켓스트링을 수리한 다음부터는 지방대회를 싹쓸이 하고 있다며 더욱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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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전에 한번 뵙던 분이네요^^ 요즘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운동을 전혀 못하고 있어요. 일도 손에 안잡히고...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손&발력으로'''만...뛰고 치고...정신없이 분주함속에...저마다의 스포츠공식도 있군요....잘읽고 참고해얄....감사합니다.